재미있는 게시판

밤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한 생명의 태양이 졌습니다.


그렇게 져버린 태양은 우리의 영역입니다.


오늘도 져버린 생명과 이야기를 합니다.


3일전, 저는 한 고등학생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인은 충격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 그 아이의 몸은 성한곳이 없었지만, 마음은 더 슬퍼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그 얼굴 안에는 드디어 모든것을 내려놓은 표정밖에 없었죠,


그 아이는 올해 19살이었어요.


저를 먼저 발견하고 말을 걸더군요.


참 대담한 친구였습니다.


영혼은 죽은 다음 미련이 크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처리해야할게 많거든요. 영혼의 찌꺼기는 세상에 남아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 친구는 미련이 별로 없었나봐요.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부모님의 기대는 크고, 자신의 능력은 작았다. 그리고 자신이 친구에게 가까이 가고 싶었지만, 그들에게는 어떤 벽이 막고있는 느낌이었다고 하고요.


이 아이는 그 모든걸 내려놓기로 한겁니다.


이렇게 아이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었습니다.


모든 시간동안 쌓아온것은, 짧은 시간을 버텨야 하는것에 쉽게 무너지기도 하고, 더욱 굳건해 지기도 하죠.


이 아이는 그 모든걸 무너트렸지만, 아이의 탓만은 아닐겁니다.


세상 모든것이 그 아이의 것을 무너트렸을수도 있고, 혼자서 무너트렸을 수도 있죠.


하지만, 무너지는걸 같이 막아줄 사람이 없다는건 참 슬픈일인거 같습니다.


뭐... 오늘의 해도 이렇게 지는군요.


-2편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