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물헌(觀物軒)에서 약원(藥院)의 입진(入診)을 행하였다. 도제조(都提調) 권돈인(權敦仁)이 말하기를,
"요즈음 입진한 의관(醫官)이 전하는 말을 들으니, 면부(面部)에 부기(浮氣)가 있다 합니다. 이제 우러러 보건대, 조금 부기가 있으니, 아랫사람의 심정이 불안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소변은 어떠하시며, 일간의 제절은 또 어떠하십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대소변은 자못 잘 나온다마는, 다만 약간 부기가 있어서 아직은 쾌히 낫지 않았다."
하였다. 권돈인이 말하기를,
"소변의 양은 어떠하십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간밤에는 한 보시기가 흡족히 되었다."
하였다. 권돈인이 말하기를,
"낮과 밤을 통계하면 몇 차례나 되십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초경(初更) 전부터 4, 5경까지 소변이 반 요강이 흡족히 되었다."
하였다. 권돈인이 말하기를,
"소변이 잘 나온다면 약간 부기의 증후는 절로 점점 쾌히 가라앉게 될 것입니다. 침수(寢睡)와 수라(水剌)는 어떠하십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침수는 자못 편안하고 음식도 여느 때와 같다마는, 먹은 뒤에 배가 거북한 기가 조금 있다."
하였다. 권돈인이 말하기를,
"신(臣)이 입시(入侍)하지 못한 지 거의 한 달이 넘게 되었습니다. 신색(神色) 제절에는 별로 가감이 없으나 조금 나아 가시는 조짐이 있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부기가 조금 있으나 그 밖에는 전일보다 조금 나은 것이 있다."
하였다.
헌종실록 16권, 헌종 15년 5월 14일 경술 1번째기사
조선왕조실록 (history.go.kr)
왕도 사람이다 이놈들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