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중국왕조의 황제들은 조선 여인을 선호했음


요리를 잘하기도 했고 미모가 뛰어난데다 말재간이 좋아서 원나라 이후부터 중국 왕조들은 조선 여인을 공납하든지, 명문가의 여식을 후궁으로 맞이하든지 했음



누르하치의 아들인 섭정왕 도르곤

사실상 청의 중원지배를 갈무리한 사람으로 평가받지만 권력에 눈이 멀어서 나중에는 부관참시당함


이사람은 청나라 왕족이면서 조선인을 정실부인으로 맞아들였음

의순공주라는 사람으로 효종의 11촌임


원래 청나라에서는 황부왕이 아내가 죽어서 공주 중에 적당한 사람을 뽑아 보내라고 했는데 당연히 조선에서는 공주도, 사대부 여식도 보낼 생각이 없었음


그런데 애초에 청이랑 조선이랑 국력차이가 뻔해서 안보낼수도 없고 '감히' 평민의 여식을 속여 보낼수도 없었음


이때 왕족이던 금림군이 총대를 매고 딸을 바치면서 사태가 마무리됐고 효종은 딸을 양녀로 삼아서 의순공주로 봉함. 공주 신분으로 청에 보내기 위한 요식행위였다고 보면됨



이 사달을 거치면서 의순공주는 청으로 갔는데 처음에는 도르곤이 빠꾸를 먹이려 했음. 생각보다 못생겼다고


근데 이건 그냥 트집이었고 실상은 조선의 군비증강이 거슬려서 몽니를 놨던 거였음. 결국 도르곤은 의순공주를 아내로 맞이했는데 기록에 따르면 특히 아내를 총애했음


원래 청나라 예법으로는 육례라고 해서 혼인의 6가지 예법을 다 따르면 정실부인, 못 따르면 첩으로 분류하는데 의순공주는 육례를 따르지 못함


그런데 도르곤은 의순공주에게 미리 육례를 못 따랐음을 양해를 구했고 정실부인으로 대우했음

그것도 그냥 정실부인이 아니라 정실부인들 중에서도 가장 으뜸인 대복진으로 대우함


그 말고도 도르곤은 의순공주를 보고는 기뻐서 애칭을 붙여줬는데 백송골이라 붙임


말그대로 하얀 송골매라는 뜻인데 아내가 어지간히도 마음에 들었나봄



근데 도르곤이랑 신혼생활 7개월만에 황부왕이 낙마사고로 죽으면서 결혼생활이 끝남. 이후 순치제가 월권행위를 하던 도르곤을 삭탈관직하고 부관참시하면서 의순공주는 청나라에서는 기반이 없고 조선에서도 관심이 없는 끈떨어진 연이 됨


도르곤 사후에 도르곤의 조카와 재혼하지만 이 조카마저도 요절하면서 진짜 독수공방 신세로 전락함


결국 아버지였던 금림군이 순치제에게 딸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청했고 청나라에서도 딱히 데리고 있어봤자 의미가 없어서 '과부가 됐는데 고향 보내줌 ㅇㅇ' 하고 돌려보냄


효종은 가엽다 해서 죽을때까지 의식주를 도와줬고 10년 후에 의순공주가 죽었을때도 조정에서 장례비를 넉넉히 도와줌


다만 아버지 금림군은 딸을 오랑케에게 팔아서 출세했다고 욕먹었고 의순공주가 재혼했다는 낙인때문에 불명예를 견뎌야했음



국력은 떨어지면서 자존심은 높은 나라에서 총대를 매고 덤터기 썼더니 있는대로 욕은 먹고 결혼생활도 행복하지 못했던거 보면 참 생각할 거리가 많아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