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딱히 할일도 없고해서

수원지에서 조깅을하고 돌아 오던 길이었음

아무생각없이걷는데 뭔가 발에 걸리는게 있었는데

뭔가 하여 주워 들고 보니 갈색 구찌지갑이지뭐야

꽤 비싸 보이더라구

잃어버린 사람이 애타게 찾고 있을 것 같아서

신분을 확인하려고 지갑을 열어서 신분증을 보니 

인상은 온화한데 머리카락이 없었음 ㅋㅋㅋㅋ

바로 근처 파출소로 갔다

집가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았는데

내가 한번 지갑잃어버린적이 있어서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마음 쫄리고 있나 싶었던거임

지구대에 가서 경찰들에게 상황을 얘기하고, 

내용물을 같이 확인했지

근데..

존나 놀랐다..

5000만원짜리 수표가 15장이나 나온거임 ㅋㅋㅋ

수표가 보이길래 세어 보지도 않고 지갑을 닫았었는데 

그렇게 큰 금액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던거지 ㅅㅂ

내 신상정보를 메모지에 적고 있는데 

전화 한통이 걸려오더라구

혹시 습득된 지갑이 있느냐는 전화였고 

몇 분 뒤 한 스님이 파출소로 헐레벌떡 뛰어오더라..

주민등록증에 머리가 짧은 이유가 

스님이라 그런거였나봐 ㅋㅋ

스님은 내용물을 확인하고

돈이 모두 그대로라고 했음..(흐뭇)

스님이 

그런 거액을 갖고 있었다는게 좀 이상했는데

스님이 계시는 절에서 

부랑아를 위한 시설을 만들기 위한

공사자금이라는 설명에 의혹이 풀리더라

요즘 땡중들도 많은데,

인상처럼 참 후덕하고 

수양이 깊은 분이라는 느낌이들더라고

(막 부처님같더라 귀도크고 ㅇㅇ)

근데 스님이 내가 지갑 최초 습득자라는 것을 알고는

감사하다며..마음을 바로 쓰는 만큼 복 받을 거라며 

덕담까지 해주심 ㅎㅎ

당연한 일을 한 것인데도 기분은 참 좋더라고

그리고는 스님은 마다하는데도 

내 연락처를 적어 가시더니 

좀전에 연락이 왔음

계좌번호를 물어 보는거임 ㄷㄷ 

감사의 뜻으로 약간의 성의를 

표시하고 싶다고 하시면서..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이라며 사양하다가

스님이 법적으로도 사례를 받을 근거가 있다고 하시면서

간곡히 요청하셔서 계좌를 알려드렸음

그리고는 혹시나 싶어서 

폰뱅킹으로 통장확인을 해보니 

7500만원을 입금해주심...ㄷㄷ

잠깐의 선행에 대한 사례로는

너무 큰 돈이라

너무 정말 부담스럽더라고

제가 큰 여유는 없이 살지만 

그래도 노력없는 댓가는 바라지 않고 살아서

고민이 많았음..

고민 끝에 늦은 시간이지만

그 스님께 연락을드림

너무 큰돈이라 

받을 수 없다고 돌려 드리겠다고 했더니

선한 일에는 응분의 댓가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면서

청년생활 요긴하게 쓸 일이 생길테니

잘 사용해서 크게 일어서라며 덕담까지 해주심..

수양이 깊은 분들이 

사람의 내면까지 들여다 보듯이

마치 제가 어떤 사람인지도

알고 계시는 것처럼 말씀 하시는데는

어쩔 수가 없었어..

계좌번호도 안가르쳐 주시더라고 

돈이야 있으면 좋긴하지만

제게 사례비로 큰 금액을 보내 주셨으니 

좋은 일을 위한 그 분의 계획에 

차질이라도 생기는게 아닌지 걱정되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된다....

어떻게 하는게 바른 처신일지 

참 갈등도 되고...

나 어떻게 해야하냐?

조언좀 부탁한다!!

참고로 스님이 계신 절 이름은 

"만우절"

그리고 수양이 깊으신 그 스님의 법명은

"공갈"스님이지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