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발매된 Kanye Quest 3030이라는 게임이 있다. 


그렇게 대단한 게임은 아니다. RPG메이커(알만툴)로 만들어진 평범한 턴제 어드벤처 게임이다. 


실존하는 미국의 유명랩퍼 칸예 웨스트는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길에 우연히 웜홀에 빠져 3030년의 미래로 이동하게되고


이 미래 세계에서 어찌된 일인지 살아있는 투팍과 스눕독 등 여러 래퍼들과 턴 기반 랩 전투를 하게된다는 재미있는 아이디어의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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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같은 대형회사에서 만든 게임이 아니므로 한국을 포함한 일반적인 전세계의 게이머들에게 알려지진 않았고 


랩 분야를 다루는 커뮤니티나 몇몇 게이머들이 플레이 한 정도에서 그쳤다.








알만툴로 만들어진 게임답게 익숙한 인터페이스나 오브젝트속에서 이동하며







래퍼들과 동료가 되거나, 싸우고, 실제 곡의 이름에서 따온 공격이나 스킬을 사용하면서 전투를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RPG게임답게 정해진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며 니키 미나즈, 에미넴, Jay-Z같은 유명 래퍼들과 싸워 승리한 뒤 자신만이 진정한 랩의 신이라며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엔딩으로 끝나는 게임이 었다. 



2015년 패스트빈에 어떤 글이 올라오기 전까진 말이다.








* 의역, 오역, 각색 다수들어감



오늘 아침, 나는 칸예 퀘스트를 진득하게 엔딩까지 플레이해봤어. 지난 2년동안 게임을 키고 5분이상 플레이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었지.


가짜칸예가 2010년부터 거의 천년동안 죽은 오리지널 Lil B(미국유명래퍼) 행세를 하면서 미국 전체를 잡아먹은 뒤틀린 미래로 가는 스토리더라.


그는 이전에 폐기처분되었던 2pac, RZA, MF DOOM의 클론들과 팀을 이뤄 불길한?악?의 클론을 제거하며 진짜 릴비의 영혼을 지구에 데려오게 돼.


2013년 칸예가 거대한 금 십자가를 들고 "나는 신이야!"라고 말하면서 게임은 끝났고.




여기까지는 우리또한 알고있는 내용이나 밑부분부터 점점 이 게임에서 보이는 이상한 낌새가 드러난다.




여기서 사악한 클론들이란 단어 잊지마라. 조금 중요한 부분이거든.


게임을 하면서 조금 미심쩍었던 부분이 있어서 2회차 플레이를 시작했다.


게임의 첫 번째 미래 영역인 Bay Area 3030에서 버려진 건물로 들어가면서 찾을 수 있는 휴지통에 버려진 쪽지때문이었지.










반은 알파벳, 반은 알 수 없는 슬래시와 마침표로 이루어진 메세지라 처음에는 깨졌거나 더미데이터, 혹은 아예 의미없는 메세지인줄 알았어.


근데 자세히 살펴보니 문장에서 몇 알파벳이 특수기호로 대체된 거였더라고? 저 문자는 암호처럼 어느정도의 규칙이 있다는거야.


문장을 해독하니, " ASCEND(승천) and worship The Based God "라는 문장이 나오더군.


뭐 이정도야 이스터에그나 제작자들의 멋진 메세지정도라고 생각하고 걸어갔어. 별로 대단한건 아니니까.










정말 궁금하고 미심쩍었던 부분은 여기야.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임시편성부 멤버라는 여성npc가 무엇을 하고싶냐고 질문을 하는 구간이 있어.


자유롭게 여섯 글자를 입력할 수 있는데 "넌 ㅁㅁ를원하니? 나도 ㅁㅁ하고싶어!"식으로 돌아오는 별 거 없는 대화였지.


여기서 나는 ASCEND라는 단어가 생각났어.


왜 이 단어만 모두 대문자로 적혀 있었을까?


왜 저런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찾을 수 있게 꽁꽁 숨겨둔 것일까?


왜 하필 이 캐릭터에게 입력할 수 있는 글자수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6글자의 단어인것일까?


입력해봤지.








젠장, 솔직히 말해서 깜짝놀랐다.


캐릭터가 번쩍이더니 이상한곳으로 텔레포트 되었어.




여기서부터, 여러가지 의미로 진정한 Kanye Quest 3030이 시작된다.









어느 빛바랜 실험실같은 장소에 이동 된 플레이어,




축하해! 넌 네 자신이 호기심이 많고 개방적인 사상가임을 증명했어. 먼저 널 속인 것에 대해 사과할게.


지금까지 너가 플레이했던 게임은 '앞면'에 불과해.




상당히 의미심장한 문구다.


지금까지 플레이 했던 칸예 퀘스트 3030이 단지 무언가를 위장하기 위한, 동전의 '앞면'같은 부분이었다고 말하고있다.








사람들의 '일반적인' 접근에 대해서 보호해야했거든. 우리는 너가 이것을 대중에게 알리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내야해.


만약 너가 대중에게 정보를 알리겠다거나 참여하고 싶지 않다면..










ALT-F4를 누르거나 NO선택지를 선택해.


YES선택지를 클릭한다면, 너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우리에게 참여하겠다는걸로 받아들일게.



여기까지와서 ALT+F4나 NO를 선택하는 플레이어는 존재하지 않을것이다.


플레이어는 일말의 망설임없이 YES를 누른다.







이것은 유익한 교육에 도움이 되는 '사고 연습'이야.


이 연습으로, 너는 긍정적인 영향을 얻을 수 있을거야.


사고연습은 이 소프트웨어로 끝날 수도 있고 끝나지 않을 수도 있어.


명심해야 할 것은, 이 연습은 결과적으로 너에게 이익이 되는것이라는거지.


우리는 너에게 행운을 비는 것 외에는 더 이상 말해줄 것이 없어.


이제 시작해도 좋아. 


승천(Ascension)에 온 것을 환영해.





플레이어는 일종의 '나비'같은 스프라이트를 움직여 수평 복도를 돌아다니게 된다.


복도 중간중간에는 로마 숫자가 써져있는 컴퓨터와 잠긴 문이 존재했다.


맵을 훑어본 결과, 컴퓨터에 어떠한 단어를 입력하여 잠긴 문을 풀고 위로 이동하는 방식의 맵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맵의 남쪽에는 마치 벽화같은 이상한 문양이 그려져있는 방이 존재했다.


눈썰미가 좋았다면 눈치챘겠지만 이것은 QR코드였다.


QR코드를 찍으면 http://q4i.co/FM으로 이동되었다고, 다만 현재는 도메인이 끊겨 접속되지 않는다.


그 사이트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으나 아마 라디오방송을 송출하는 웹사이트였을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플레이어들은 복도의 문제를 풀기 위해 게임 개발자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여기까지 와서 그만둘 수 없었던 플레이어들은 게임 자체의 데이터를 뜯어내보기로 결심하게된다.


RPG메이커의 이벤트 스크립트부분을 분석하면서 얻은 단어들은 이랬다.



JAGATAI, PETUNTZE, BOLIVIA, EYEN, INSCRIBE, FLACON, ARMCO, PHYFE, BTISE, SNOWLESS, INDICTER, ABURY, SEMBRICH, UNSPUN, ISIDORA, POPOVER, IDLE, BRYAN, DEM, LLUD, FINANCED, CUZCO, VANITIED, HATCH, SULKIER, AFOOT, MAYAN, ACONITIC, TRUTH, GREEDIER, CAPESKIN







IDLE같이 뜻이 있는 단어들도 존재했으나 대부분의 단어들은 뜻이 없는 정체불명의 단어들,


이 단어들을 해석하기 위해 사람들은 레딧에서 토론을 시작했다. 위의 사진이 그 중 하나.


단어를 분석하던 사람들은 칸예 퀘스트 3030 발매 시기와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놀라운 사실을 알아낸다.







승천주의(Ascensionism)이라는 신세대 종교가 유튜브 페이지에서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


그 페이지의 사용자들은 전부 BOLIVIA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었음을 확인했고, 암호로 사용된다는 사실 또한 확인했다.


그에 대한 증거로, 이 단어들은 암호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말그대로 '말이 안되는 단어' 였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이 암호를 컴퓨터에 적었고, 잠금을 푸는데 성공했다.


한 구간을 통과할때마다 화면이 어두워졌지만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나아갔다.


이내 마지막으로 입력한 암호.


OGDEN







캐릭터가 번쩍이더니 하얀 화면이 나타났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당황한 플레이어는 아무 키나 눌러보았으나 묵묵부답이었다.


그 중 인벤토리 버튼을 누르자 메뉴창이 올라오더니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빈 화면을 떠돌게된다. "뭔가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이 화면을 떠돌다보면 


"JFZZJNMS라는 이름의 미지의 적과 조우했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암호일것이다.


아마도.








다시한번 미지의 공간을 떠돌던 플레이어는 이번에야말로 뒷면의 끝을 보게된다.


마지막 컴퓨터에 MICROPIA를 입력한다.



당신은 당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했고, 승천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위치에서 만족하지 않고 더욱 더 승천할 수 있습니다.


더이상 오르고 싶지 않다면, 여정은 여기에서 끝나게 됩니다.


승천하지 않으려면 ALT+F4를 누르거나 no를 선택하여 프로그램을 종료하세요.


yes를 선택하면 더 많은 참여와 상호작용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


참여하시겠습니까?



YES를 선택하는 플레이어












이후 2주동안, 우리는 당신과 당신의 소유물등에 대해 교류하기 위해 움직일 것입니다.


몇 몇 방법은 조금 과격하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에게 직접 연락하게 될 수도 있으므로, 이 경우에는 키워드를 사용하여 우리를 당신에게 알릴것입니다.


여전히 참여를 원한다면 yes를 선택하십시오.


참여하시겠습니까?



이 게임의 뒷면은 의도를 알 수 없을정도로 심오하고 난해했다.


그들은 무엇을 알리고, 무엇을 나누고 싶어하기에 이런 양면이 존재하는 게임을 만든 것일까?


플레이어는 yes를 누른다.









전화번호와 거주지를 입력해주세요.










정말로 주소지와 전화번호등을 입력하는 창이 출력된다.








주소를 입력하라는 창을 보자마자, 확실하게 와닿는다. "설마 진짜일까?" 라는 두려움이.



허나 가끔은 호기심이 공포를 넘어 설 때가 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미지의 무언가를 알고싶어하는 욕구.


아니 본능을 누가 이겨낼 수 있을까?


플레이어는 고민끝에, 용기를 내어 정보를 입력한다.






게임이 3~4초가량 정지되더니, 감사를 표한다면서 2주간 기다려달라는 말을 하고 종료되었다.









플레이어는 기다려보기로한다.


신흥종교, 어센셔니즘(Ascensionism)의 신자들과 대면하기 위해서.









2편 : https://arca.live/b/dogdrip/9181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