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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이 되는게 의미가 있을까?



난 다음달이면 스무살이 되는 고3이야.

평소에 아는 사람들 고민은 많이 들어주는데, 내 고민은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답답해서 글을 써. 긴 글 읽기 싫다면 지금 뒤로가기를 눌러주길 바래.



내 신체에 대해 얘기하자면, 나는 6급 장애인이야. 종아리 뒤쪽 근육이 좀 짧은데, 장애라하면 뭔가 심각한거같지만 경증이라 일상생활에 무리는 없어. 

대신 체육시간 때 제자리 멀리뛰기를 내 키만큼도 못 뛸만큼 운동능력이 좀 부족하지. 

그때문인지는 몰라도 다리 길이가 많이 짧은데, 키 170에 다리길이가 90cm밖에 안되니 말 다했지..

                                        

   아무튼 내 고민은,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어. 스스로 죽는 것도 무서워서 오늘 잠들면 눈이 안 떠졌으면 좋겠고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부모님이 날 매일매일 때리지도 않고, 우리집이 너무 가난해서 굶고 사는것도 아니야. 그냥 나 자신이 너무나 싫어.


너무 못생긴 얼굴, 듣기 싫은 목소리, 큰 머리, 짧은 다리길이같은 외형적인 것들


실천은 안하고 생각과 고민만 많고, 착한아이 컴플렉스마냥 남들 눈 의식하고, 뭘 해도 금방 의욕이 떨어지고, 동기부여도 안 되고 노력도 안하는, 

가진 것들에 만족할 줄 모르는 내 모든 모습들이 다 싫어.



  이런 내가 스무살이 되어 성인이 되어도 뭐가 변할까...?

스무살이 되면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하잖아. 

하지만 난 날 책임질 준비도 안 됐고 이기적이란걸 알지만 날 책임져야한다는게 아직은 부담스러워.

자유와 책임감은 비례해서 증가하지만, 난 그 자유를 만끽할 수도 없을거 같아.

성인이 되어 술자리, 담배, 클럽 등등 그런 자유들도, 즐길 만한 조건이 된 사람들이 즐기는 거라고 생각하고 난 그럴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은거 같아.

최근 2년간 이런 생각으로 살아왔어서 그런지 무기력하고, 하고싶은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어서 대학에 가는게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

중학생 때부터 스스로 꿈을 찾고 키워서 일본에 가서 생활하고 있는 형을 보면 너무 부러워. 또 그만큼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


이렇게 나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누구를 사랑하며 살 수 있을까..? 그리고 내 존재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겠어.

그래서 정말 우울할 때는, 내가 그냥 주변사람들의 불행을 모두 끌어안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해.

그러면 주변사람들은 행복해질거고 난 그 불행을 탓하며 세상을 떠날 수 있잖아. 무언가 나에게 죽을 용기를 내게 할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어..

속은 곪아가고 있는데 밖에서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가면을 쓰고 밝은 척 사는것도 지친다.


  원래 이렇게까지 쓰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쓰다보니 괜히 말이 길어진거 같네 미안..

필력도 나쁘고 생각나는대로 써서 기승전결도 없는 글이라 끝까지 읽어주는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수능이 2일 남아서 주변 친구들에게 민폐가 될까봐 털어놓진 못하겠고, 평생 고민을 들어주기만 해서 털어놓기도 어색하고,

내 감정이 남에게 전염될까봐 누구에게도 말 안 했거든..

그러다 우연히 고민 탭 보고서 글 하나 써봤어. - 수능 2일남은 고3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