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떠나고, 처음으로 기억이 무너졌다.

시작은 그저 불안함이었다.

정체를 숨긴 채 들어간 곳에서, 너무나 나를 잘 아는 사람을 만난 것처럼.

온 몸을 가렸지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인 것처럼.

수많은 사람 속에서, 절대 들키면 안 될 정체를 들킨 것처럼.

이 지독한 기운이 가진 본질적인 어두운 힘은...

 

'나와 함께 했던 존재들과 같은 힘?'

 

아니.

 

'한때 내가 지녔던 힘.'

 

그것은 지독하게 어둡고 어두운 일면을 가진... 저주받은 열두 개의 힘 중 하나였다.



디레지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