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수 과학자였던 로페즈가 왜 타락했는지, 그리고 왜 기억 공간 속 사벨리와 로절린드에게 그렇게 선을 그었는지, 안개신이 의도치 않았던 "구름 없는 밤" 사건이 선계인들에게 얼마나 큰 재앙이었는지, 로페즈 또한 마이어와 동시대 사람이다 등등


이 모든 이야기를 로페즈 시놉시스에서 짧고 굵게 잘 풀어낸 것까지는 좋은데


모험가 개입 이후의 작중 행적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음

우리랑 한푸닥거리 할때의 묘사가 시놉시스에 비해 되게 볼품없음


뭔가 있어보이는 놈이고 

실제로 뭔가 있어야 할 정도인데 


마이어랑 동시대 사람인데 지금까지 살아있다, 정황상 한번 죽고 환란의 땅에서 살아났다, 역성문과 요기가 닮은 점이 많다 등 어느정도 추론할 근거들은 있되

정확히 행적을 추적할 만한 디테일이 너무 부족해서 캐릭터를 파고들 여지가 아직 너무 적음


몇백년 동안 계획을 위해 모은 힘 + 무너진 이면 경계빨 + 음양오행 다 끌어써도 

모험가 압도는커녕 바로 역으로 잡아먹힐뻔한 것도 좀 그럼


후훗~ 이 공간에선 내가 최강이야~

우우~ 공간 적응이 너무 빨라 놀라워~


나 4분동안은 이면경계에서 최강최흉인 부조화의 로페즈라고오오오!!!!!!


이 지랄 싸다가 런치고 포르스랑 다이앤한테 히스테리나 쳐 부리는 거 보면


매력적인 선계 사이드 빌런으로 자리잡을 기회를 시나리오기획팀이 스스로 날려먹었다는 생각이 듦






차라리 이런 느낌이었으면 어땠을까


사실 선계의 은자는 세 명이 아니라 네 명

태양이 있으면 달이 있고,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조화가 있으면 부조화가 있게 마련

부조화를 악으로 규정할 수 없고 필요한 것은 맞으나, 요기와 닮은 부분이 많은 역성문을 기반으로 한 힘이라 선계인들에게는 알음알음 기피의 대상이었음

대놓고 차별하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약간 외딴 섬 느낌


로페즈는 조화의 은자인 에르곤과 대비되는 부조화의 은자 포지션

핵융합 연구처럼, 자칫 악용되기 쉽고 무기화되기 쉬우며 멸망을 초래할 수 있는 부조화라는 에너지를 다루는 연구자 포지션


무의 돌발행동으로 인한 선계의 파멸을(구름 없는 밤) 아무도 모르게 막아낸 것이 바로 로페즈였음

조화와 부조화를 충돌시켜 의도적인 일시정지 상태를 만들어내는 원리로 구름 없는 밤을 막아냄


허나 이것은 미봉책이었고, 안개신 무의 기억이 조화와 부조화의 충돌로 초기화되는 부작용을 낳음

충돌 과정에서 아끼던 부하들을 전부 잃고 혼자 남았을 때 무의 기억 심상에서 나벨을 마주하게 되고 고대 테라의 진실 및 나벨=무 였음을 알게 됨


부조화의 힘을 대부분 잃고 은거하게 된 로페즈는 부조화의 힘이 사라져 조화만이 가득한 선계의 모습을 보며 안도감을 느끼는 한편

어느 그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하고 자신의 힘의 성질은 이레귤러 취급받는, 조화가 대세가 된 선계의 이면을 보며 환멸을 느끼게 됨




로페즈의 타락 원인은 크게 두 가지

1. 모두에게 잊힌 점(선계는 기억과 약속이 메인 테마임을 기억하자)

2. 무의 진실과 고대 테라에 대한 정보에 접근한 점


모든 이에게 잊힌 채 외면받고 살아왔던 지난날을 청산하기 위해

그리고 선계의 조화가 가득한 모습이 무에 의해 만들어진 가짜 모습임을 계몽하기 위해

또한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고 어느 쪽으로 치우쳐 멸망을 초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화와 부조화가 균형을 이룬 선계를 만들기 위해 


로페즈는 은자들조차 모르게 오랜 세월 동안 철저하게 힘을 기르고 준비하기로 함


프레이 서사와의 유사성(빛과 어둠으로 구분되지만 절대선/절대악은 없는 테이베르스)

고대 테라 및 나벨에 대한 정보 습득(세계관 내에서 획득 가능한 정보량을 동격의 인물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하여 변수창출) => 모르는 게 많이 없는 것으로 변경

은자 설정 추가(세계관 내에서의 위상을 동격의 인물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


조금 뇌절 하자면 요괴와의 연관성이나, 조화와 부조화의 균형이라는 키워드에서 힌트를 얻어 균형의 중재자와의 커넥션을 넣어볼 수도 있음


그리고 모험가 개입으로 인한 서사도

마이어와 비슷하지만서도 조금 다르게 모험가를 가지고 논다는 느낌을 줘서(전투력으로 압도, 말빨로 뒤흔들기 등)

강력함을 어필하다가, 

모험가를 막타치려는 그 순간에 슈므의 입을 빌려 뽕차는 대사 삽입해서 흐지부지 시도


기억과 약속을 중시하기도 하면서, 화내고 배신하고 싸우기도 하면서 그렇게 살아가면서도 서로 믿는 것이 인간이다... 

조화와 부조화는 반대 개념이 아닌 서로 순환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다...

천해천의 별무리 서고에서 봤던 가장 오래 된 문헌 중에 이런 말이 있었소이다

그렇지 않소이까, 로페즈 공? 아니... 로페즈 님?


뭐 이지랄 싸면서 로페즈가 은자 시절에 했던 말과 비슷한 말을 씨부림

슈므에게서 마이어와 무를 겹쳐 본 로페즈가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후훗뾰이 시전


뭐 님들 말도 일리는 있는듯 ㅇㅇ 알았으니까 진실은 무 주둥이에서 들으셈 박고

그래도 선계의 지금 모습이 조화랑 부조화가 균형을 이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소신발언 조진다음

"근데 저년 자다 깨서 ㅈㄴ 예민할거라 쉽지않을듯 님들 화이팅 ㅋㅋ" 

하고 런


에필로그에서 포르스, 다이앤한테 꼽주는거 말고

말은 앞에서 당당하게 했는데 점마들 서로 믿고 의지하고 하는게 좀더 효과적인듯

근데 무지성 신뢰만 한다고 될게 아님 가끔은 부조화도 필요함

아무튼 균형이 흐트러지는걸 막아야겠음 ㅇㅇ 하면서 약간 다크나이트화 되고 마무리


+ 레이진에게서 대충 힐더랑 솔도가 맞짱까고 있다, 아이데르님 나와바리에 자꾸 네메르 쁘락치들이 와서 깝친다 같은 연락받고 그거 일처리하러 감


이래놓고 우리가 중천에서 디레지에랑 노닥거릴 때라던지, 나벨 생리터져서 피분수쇼 할때 주요 조력자로 등장해주면 아다리가 꽤 괜찮게 맞아떨어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