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기온은 상던과 레이드의 중간 격 되는 위치의 콘텐츠로

0.7레이드 정도의 개발력이 투입되잖음?


요즘 나는 이게 12인 이상으로 구성된 기존 레이드 포맷보다 조금 더 던파에 어울린다고 느껴짐


시즌7부터의 던전 설계 흐름을 쭉 보면

마대챌/시챌부터 솔로잉을 조금씩 배려해주는 듯 하면서 간보기

시즌8 상던부터는 솔로 플레이/파티 플레이 양 쪽 다 가능하게 출시

이게 이어져 레기온에서 솔플/파플 투탑 포맷을 완벽하게 정착

레이드 또한 기존의 가이드/스쿼드/레이드 3분할 체제를 발전시켜서 개전/개전하드/레이드로 난이도 세분화까지 성공

ㄴ여기에서 개전/개전하드는 레기온의 포맷과 동일(솔플/파플 둘다 가능)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데

여기에서 좀 이질적이라 느껴지는건, 12인 이상으로 구성되는 레이드임

여태까지 던파가 레이드라는 포맷에서 이끌어내려고 했던 건 유저 간 협동심이나, 거대한 스케일 묘사 같은 것들이었는데

이런 요소들은 레기온 포맷에서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다고 봄


또한 레이드는 레기온과 일정 부분 시스템을 공유하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경계선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추세임

개전 시스템의 도입, 레기온과 공유하는 무용담 시스템 같은 것들


그럼 굳이 12인 이상의 레이드라는 포맷이 필요한가? 라는 근본적 의문이 듦


레이드의 협동심 유발, 거대한 스케일 묘사 같은 건 

미지의 숲으로 실험했던 "8인으로 구성된 하나의 파티" 포맷이라던지, 양 던전이 서로 주고받는 상호작용 기믹

오퍼레이션호프/주간연옥으로 실험했던 "스크롤 단위로 구분되는 거대한 단일 벨트스크롤 맵" 형식의 레벨디자인

등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해보이거든


그래서 지금 12인 이상의 레이드 포맷은 득보단 실이 많아보임

구인구직의 어려움, 다수 통제 및 소통의 어려움 등등...

예전에는 이걸 어느정도 해결하기 위해 하드 시로코 숙련파티(지금의 상던/레기온 딜러로만 구성된 파티), 스쿼드 같은 포맷들을 실험하기도 했고 꽤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도 했었음


결국 하로코 숙련팟, 스쿼드 등의 포맷들의 지향점도 레기온과 유사한 점이 있음


1인, 4인, 8인으로 구성될 수 있는 레기온 포맷은

던파 특유의 피로도 시스템으로 인한 소프트함을 극대화할 수 있음

흔히들 던파를 액션&핵앤슬래시로 분류하곤 하는데

나는 그거에 더해 피로도를 핵앤슬래시 하는것도 던파 고유의 장점이라고 봄

피로도는 엄밀히 말하면 일일 플레이타임의 제약이지만

관점을 조금 달리하면 한 캐릭터에 소요되는 시간이 생각보다 적어서 유저를 감질나게 하고

자연스럽게 다음 캐릭을 육성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임


이러한 고유의 장점을 살리기에는 12인 이상의 레이드 포맷보다

한 캐릭터 끝내고 다음 캐릭터를 키우는 다캐릭 육성 기조에도 부합하고

버퍼 교환이라는 우수한 파티 구성방식을 활용하기도 좋은 레기온이 유저에게 더 다가가기 쉬운 측면이 있어보임


레기온은 이런 점들에서 12인 이상의 레이드 포맷과 크게 차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레기온 위주로 게임을 설계해나간다면 게임이 지금과는 다른 국면을 맞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듦


만약 레기온이라는 그릇에 담기에 넘칠 것 같은 콘텐츠가 있다면

그건 벨트스크롤 보스러시 형식의 8인 레이드로 설계하는 것도 괜찮아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