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따스한 봄날

꾸벅꾸벅 졸고 있는 던붕이가 퍽 귀여워

무슨 고민을 그리도 깊이 하느냐며 놀려보았다.



눈을 뜬 던붕이는,

마침 손 위로 떨어지는 꽃잎을 받아 쥐고는

너스레 떨며 말했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은 어찌 이리도

금방 사라지고 마는 것일까요.



빙긋 웃는 그 얼굴이 마치 봄바람처럼 따스하여,

나도 모르게 미소지었다.










꽃잎은 흩날려 떨어지기에 아름다운 법입니다.

사람도 그래서 아름답습니다.

그러니 영원을 말하는 디렉터와 가까이하지 마십시오.

하늘 아래에 불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

틀림없이 거짓말쟁이 입니다.


나 또한 영원을 맹세한 디렉터였기에..

우린 마주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어느 따스한...

따스한 봄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