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드력 51X년, 겨울의 어느 날


바칼을 죽이기 위해 진행되었던 게이볼그 프로젝트가 배신자 테네브로 인해 와해된지 기나긴 시간이 흘렀다.


이후 천계는 7인의 마이스터 중 한명인 쿠리오가 남긴 유산과 각종 지식들을 가지고 엄청난 과학 문명의 발달을 거룩했다.


이와 동시에 바칼이 이끄는 용족과 천계인들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었으며 기나긴 전쟁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준비를 시작하던 때였다.


눈이 내리던 어느날 아홉 꼬리의 블로나는 오늘도 먹이 사냥을 위해 숲을 거닐고 있었다.


"아~ 따분해 먹이도 없고.. 어디 맛있는게 없나?"


"응애- 응애-"


블로나의 혼잣말이 조용한 숲속을 울리자마자 어디선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소리지?"


블로나는 소리의 근원을 향해 조금씩 아홉개의 꼬리로 땅을 짚으며 다가갔다.


사박 사박


인간들이 거주하는 곳과 멀리 떨어진 곳에 눈으로 뒤덮인 보따리에서 소리가 났다.


블로나는 꼬리를 사용하여 천을 벗겨보니 인간의 아이가 있었다.


실제 블로나는 인간을 먹으면서 성인의 인간을 보았었지만, 인간의 아이는 본 적이 없었다.


"흠.. 이게 그 인간의 아이라는 건가?"


블로나는 아이를 찬찬히 살펴보며 지금까지 먹었던 인간들과 크기가 매우 작은 것이 신기했다.


"이렇게 조그만게 시간이 흐르면 엄청 커진다는 거야? 인간이란 신기하네"


아이는 그런 블로나를 보며 울음을 그치더니 재밌다는 듯 웃기 시작했다.


아이는 재밌다는 듯 블로나의 얼굴을 만졌다.


"너 뭐야 왜 웃어 하등한 인간 주제에" 라며 그 웃음이 짜증났다는 듯 꼬리로 아이를 찌르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는 그런 위협마저 재밌다는 듯 꺄르륵 웃었다.


"하.. 자기가 지금 죽기 직전이라는 것도 모르는건가.. 이런 조그만 걸 먹어봤자 맛도 없을테고..."


블로나는 자신의 꼬리가 계속 만져지는 것을 신경쓰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이 인간을 여기에 버려둘지 아니면..


문득 블로나는 왜 이 조그만 인간이 여기에 있는지 신경이 쓰였다. 그러다 자신의 옛날이 생각났다. 약하디 약한 자신의 옛날 모습을..


용족은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세계이다. 강하면 강할수록 더욱 높은 지위를 얻을 수 있고 그런 자만이 살아남는다.


블로나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용족이었지만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핍박을 받았었다. 그때마다 블로나는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사룡 스피라찌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용들의 왕 바칼이 만든 3마리의 거룡 중의 한마리. 스피라찌의 강함을 두 눈으로 확인하던 그날에 스피라찌의 강함을 동경했다. 언젠가는 그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을 고대하고 그와 싸워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인간과 싸우던 도중 겨우 목숨을 부지했던 적이 있다. 자신의 약함으로 인해 죽어가던 블로나는 자신의 능력을 각성하게 됐다.


죽어있던 용족에 몸에서 나오는 영혼이 보이기 시작했다. 블로나의 몸속부터 끓어오르는 무언가에 의해 블로나는 그 영혼을 잡아 흡수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지금까지 느낄 수 없었던 형용하기 힘든 힘이 솟구치는 것을 알았으며 주변에 있던 모든 사체에서 나오는 영혼을 흡수했다.


텅 빈 자신을 채우기 시작하는 이 감각.


그때부터 블로나는 영혼을 흡수하기 시작했으며 그때마다 자신의 꼬리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꼬리가 3개쯤 생겼을 때 블로나는 강함을 인정받아 어느정도 높은 지위에 올랐다. 그리고 인간과의 전투에 다시 투입 되었다.


자신앞에 무력하게 쓰러져 가던 하등한 인간들.


"시시하긴.. 너희들 영혼은 이 꼬리에 잘 담아줄게"


블로나는 맥없이 스러진 천계인들의 시체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 죽어간 이들의 표정을 보자니, 우습고 한심했다.


"어차피 죽을 건데 꼭 덤벼든단 말이지... 곱게 죽으면 덧나나."


블로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망자들의 시체에서 혼령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영혼들은 서로 뒤엉켜 블로나의 꼬리로 흡수되었고 순식간에 꼬리의 개수가 늘어났다.

그리고 누군가 숨죽인 채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도 꽤나 수확이 좋은걸?"


"후.. 그 짓도 오늘이 마지막일 거다."


너무 우쭐해있었던 것일까. 자신의 뒤에서 들린 어떤 인간의 목소리가 들렸고 이를 알아채고 뒤를 돌아본 순간.


정체를 가린 남자는 결연한 눈빛으로 탄환을 장전했다.

그는 블로나의 꼬리를 향해 총구를 겨눴고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곧이어 굉음과 함께 매캐한 연기가 사방을 가득 메웠다.


블로나는 피할 틈도 없이 그 남자의 공격을 모두 맞고 말았다.


“꺄아아아악! 내 꼬리… 꼬리가…!!!”


블로나는 온몸에 밀려오는 뜨거운 열기에 거친 숨을 토해내다 이내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


"우선... 몸부터... 몸부터 숨겨야겠...어..."


겨우 늘려 놓은 꼬리가 다시 하나가 된 꼴을 보니 분노가 치밀었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해도 될 일이었다.

블로나는 구석진 곳에 몸을 웅크리고 자욱한 연기가 서서히 걷힐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곧이어 저 멀리 천계인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희미하게 아른거렸다.


“…감히 인간 따위가... 조만간 네 영혼도… 이 꼬리에 넣어줄 테니까 기대해…”


블로나는 멀어져 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두 눈에 꾹꾹 눌러 담았다.

저 천계인과 다시 마주할지도 모르겠단 예감이, 아니 확신이 들었다.


그때의 치욕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솟던 블로나였다. 하지만 그러한 분노도 잠시. 이 인간 아이를 데려가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한 이유는 블로나도 모른다. 그냥 약하고 약했던 옛날에 살고자 발버둥 치던 자신의 모습이 생각났던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변덕인지.


이성이 그런 감정들을 밀어내며 한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나중에 이 인간 아이를 잘 이용한다면 먹이들을 잘 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인간 아이를 이용한 먹이 사냥.


그러한 자신의 생각을 감탄하며 블로나는 인간 아이와 감싸고 있던 천을 첫번째 꼬리로 들어올려 자신의 거주지로 향했다.


"함정인지도 모르고 따라오다가 죽어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짜릿한걸?"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 아이는 블로나를 보며 그저 해맑게 웃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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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시간이 흘러 10년이 되어 아이도 어느새 많이 자랐다. 블로나는 왠지 모르게 조그만 생물체가 있다는게 재미있었고 그런 생물이 날이 갈수록 성장하는 것이 신기했다.


애완동물을 키운다면 아마 이런 느낌일 것이다. 원래는 용족에게 모성애나 동료애 따위는 없다.


약해빠진 자신을 버리고 강함을 얻은 순간부터 블로나는 오직 한 곳만을 바라보았다.


'사룡 스피라찌' 그 강대한 힘을 바라고 원했으며 언젠가는 그 자리를 빼앗을것이라고


하지만 어째서일까 블로나는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어딘가 모르게 진정이 되었다.


자신이 그토록 이루고 싶은 꿈은 저편 너머에 두고 온 듯한 공허함과 편안함.


'강함이란 무엇일까?' 블로나는 같은 질문에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끊임없이 되뇌이고 있었다.


말을 할줄 모르는 아이에게 용족의 언어를 가르치는 데에 굉장히 애를 먹었지만 그럭저럭 잘 학습했다.


가끔 심심하거나 귀찮을 때 죽여버리려고 했지만, 아이는 그때마다 눈을 감고 웃기만 했다.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나 하는 행동일까?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블로나는 맥이 빠져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것이다.


거처 내부에서는 물론 초반에는 많은 반대 의견도 있었다. 적대시하는 인간의 아이라니 말도 안되는 것이다.


그때마다 블로나는 자신의 강함으로 반대 의견들을 묵살시켜왔다.


'이것이 내가 찾던 강함인가?' 블로나의 작은 고민을 깨우던 소리가 들렸다.


똑똑-


"들어와-"


"블로나님! 안녕하세요! 전보를 가지고 왔습니다."


"전보? 한동안 조용하더니 무슨 일이람"


"음.. 모르겠어요. 이걸 주신분이 블로나님께 가져다 드리면 아실거라고 그러셨어요."


"흠.. 그래.. 그건 좀 이따가 읽어두기로 하지 뭐 그나저나 너도 좀 많이 큰 것 같네?"


"어.. 그런가요? 저는 잘 모르겠네요!"


"벌써 10년이 지난건가 인간의 아이는 꽤나 빨리 자라네"


"그런건가요? 저는 사실 잘 체감이 안되네요"


"그래서 요즘 인간들은 어떤 것 같아?"


"뭔가 굉장히 분주한 것 같던데요?"


"그래? 어떤데?"


"가까이 가려고 했는데 어린애들은 위험하다며 못 들어가게 했어요."


"흠.. 그렇단 말이지? 알겠어 돌아가봐~"


"네!"


라며 가볍게 인사를 하고 아이는 블로나가 있던 방에서 빠져나갔다.


"그럼 전보의 내용을 좀 볼까"


블로나는 아이가 가지고 온 문서를 읽어 보았다.


블로나는 씌여진 글을 읽고 눈이 커졌다.


그 이유는 스피라찌의 호출이었기 때문이다.


블로나는 살짝 식은땀을 흘리며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스피라찌님이.. 나를 부르다니.. 설마.."


블로나는 황급히 스피라찌가 있는 권역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스피라찌가 부른 이유는 아마 '인간 아이' 때문일 것이다.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어떻게든 숨기려고 했지만 한계가 있는 법. 아무래도 내부에서 고발이 있던 모양이다.


용족과 인간의 전쟁은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서로를 꽤나 적대적으로 대하고 있는데, 하필 용족의 지역에서 인간 아이를 기르고 있다는 사실을 탐탁치 않아하는 세력이 있던 모양이다.


사실 이부분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느마우그의 저택에도 인간 여자가 있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느마우그도 인간 여자를 이용해 여러가지 첩보 활동을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느마우그의 경우는 인간 여자를 이용해 '용족에게 유리한 정보'를 얻는다는 목적이 있지만, 블로나에게는 인간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서 그렇다할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블로나는 스피라찌도 속여 넘길만한 그럴싸한 이유가 필요했다.


'뭐.. 나도 꼬마를 이용해서 인간 마을의 분위기를 보고 있었으니까 괜찮으려나?'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어느 순간 스피라찌가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스피라찌가 있는 장소인 '사룡의 혼백당'은 아무것도 살지 않는다. 어떠한 생명체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생명체라고 해야할지.. 단 1명을 제외하고.. 바로 스피라찌다.


바람조차 불지 않기에 죽은 공기가 맴돌고 있다. 가끔 들리는 스산한 소리는 아마 망자들의 울부짖음일 것이다.


혼백당에 발을 들어서자마자 블로나는 서늘한 한기를 느꼈다.


"이 곳은 언제 오더라도 익숙해지지 않는단 말이지"


혼백당을 들어갈 수 있는 용족도 손에 꼽을 정도이다. 블로나는 그 중에서 특수한 개체라고해도 무방하다.


스피라찌가 있는 곳에 점점 가까워지자 중압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왔는냐"


머리를 맴도는 죽음의 목소리. 바로 이것이다. 강함.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생명체를 찢어 죽일듯한 감각.


"네.. 블로나 스피라찌님을 알현하나이다."


"내가 너를 부른 이유는 알고 있을것이다"


"예 그렇습니다."


"긴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알아서 처리하라."


"스피라찌님.. 하지만"


"닥쳐라!"


스피라찌의 호통소리에 몸이 짓눌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소리에 주변에 있던 공기가 더욱 차가워졌다.


"인간 아이를 데리고 있음에 무슨 이유가 있는것이지?"


"느마우그의 저택에도 인간 여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데? 그 인간은 다양한 정보를 가져다 주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너는 어떠한 것을 얻고 있지? 고작 인간 아이에게 모성애라도 느낀것이냐?"


"그..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어린 아이이기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인간 여자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호오.. 그럼 그 아이는 믿을 수 있고? 애초에 용족인 우리가 하등한 인간에게 믿음이라는 것을 가질 수 있는게냐?"


"믿는다기 보다 조종이 가능하다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흐음..."


"최근 인간들의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들었습니다. 아마 무언가를 꾸미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건 어디서 얻은 정보지?"


"아이를 마을로 보내서 마을의 분위기를 살피고 오게 했습니다. 몸집이 더 작기 때문에 인간 여자보다 더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바칼님께서 말씀하신 때가 왔나보군.."


스피라찌는 블로나의 말을 듣고 혼자서 중얼 거렸다.


"네?"


"됐다 돌아가라"


스피라찌는 그말을 하고 다시 모습을 감추었다. 그와 동시에 블로나가 있던 곳의 한기가 조금 누그러졌다.


블로나는 더이상 추궁하지 않는 스피라찌의 모습을 이상하게 여겼으며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블로나는 돌아가면서 스피라찌가 중얼거린 말의 의미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때라니.. 무슨 뜻이지 설마 전쟁이 일어나는 건가?"


인간 마을의 분위기와 스피라찌의 말을 통해 블로나는 직감하고 말았다. 전쟁이 일어날 것임을


"후후 이거 좋은 정보인데? 많은 영혼을 먹을 수 있겠어 오랜만에 포식을 해볼 수 있겠는걸~"


아이는 돌아온 블로나를 발견하더니 쪼르르 달려갔다.


"블로나님! 어떠셨나요?"


"뭐야 넌 왜 여기 나와있는건데?"


"블로나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 마중 나왔습니다! 근데..."


"근데?"


"블로나님한테 냄새가 나요"


"뭐? 무슨 냄새?"


"고약한 냄새요."


아마도 스피라찌의 거처를 다녀왔기에 나는 냄새가 몸에 베긴 것 같다.


"뭐라고? 이게 지금 못 하는 말이 없네 확 잡아 먹어버린다?"


"블로나님이라면 괜찮아요!"


"... 됐어 넌 아직 맛이 없을 것 같아"


"네? 저는 그럼 언제쯤 맛이 있어지는거에요?"


"몰라 말시키지마 씻을 거니까 목욕물이나 데워놔"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이 마냥 안심할 상황은 아닐 것이다. 바칼님의 3대 거룡인 스피라찌님께 꼬마를 들키고 말았다.


전쟁이 시작된다.


옛날의 블로나라면 전쟁을 좋아했겠지만, 꼬마가 나타난 뒤로 마음 한켠에 불안함이 싹트고 있었다.


용족과 달리 매우 연약한 신체를 가진 저녀석이 죽어도 딱히 상관없지만, 왠지 모를 거북함이 계속해서 블로나의 마음을 옥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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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계의 한 지역에서는 천계의 최고사제이자 대 바칼 레지스탕스 중 하나이며 비밀기동전대 블랙 로즈단의 단장인 알데라민 이리네 폰 릴리오가 이끄는 천계 연합군이 모여있었다.


"사령관님 병사들이 모두 집결했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리네는 막사 안에서 병사의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갔다. 그곳에는 바칼의 폭정을 끝내기 위해 곳곳에서 모인 수 많은 병사들이 집결해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행렬.


이리네는 그런 행렬들이 있는 엄숙한 장소에서 병사들 앞에 서서 입을 열었다.


"마침내 때가 왔습니다.

오랜 세월, 500년에 걸친 바칼의 폭정을 마침내 끝낼 때가 왔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연합군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귀족과 평민이 있으며, 남성과 여성이 있으며, 어른과 아이가 있으며, 출신 성분마저 불분명한 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천계 연합군이라는 이름으로 하나 되어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천계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지킬 가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빼앗긴 땅의 통한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렇기에 우리는, 결연하게 작전에 들어갈 것입니다.

형제들이여, 저는 여러분 모두를 무사히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할 순 없습니다.

어쩌면 여기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지도 모릅니다.

자매들이여, 우리는 패배할지도 모릅니다.

여러 선조들이 실패해왔듯이, 우리 역시 실패자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잊지 마십시오.

실패한 선조의 의지를 이은 우리가 있듯이, 실패한 우리를 딛고 일어날 후손이 있을 겁니다.

우리는 눈앞에 펼쳐질 전장에서 죽을지언정, 우리의 마음은, 의지는, 불꽃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기계로 빚어낸 혁명의 불씨는 이제 걷잡을 수 없을 테니,


불의 숨이 멎을 때가 왔다."


이리네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무섭게 병사들이 환호와 함께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불의 숨이 멎을 때가 왔다!!"


개전(開戰)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한마디와 함께 이 곳에 모인 수만명의 병사들의 눈에는 두려움, 공포가 아닌 천계를 지키고자 하는 강인한 열의가 서려 있었다.


자신이 죽더라도 자신을 넘어 앞으로 나아갈 동료들이 있고, 자신의 뒤에는 지켜야할 사람, 가족, 고향이 있었기에 앞으로 나아가야한다. 그 누가 이들을 막아섰으랴.


옛 황궁의 터인 건화문을 향해 천계 연합군의 행진은 계속 되었다.


기나긴 전쟁의 끝을 고하기 위해. 새로운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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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바칼의 권역 내에서도 천계 연합군의 진격을 모를리가 없었다.


바칼을 지키는 3마리의 거룡들도 마침 전쟁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거룡들은 잠시 폭룡왕 바칼의 부름에 알현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물론 인간들이 전쟁을 선포했다는 소식은 블로나의 귀에도 들어갔다.


공허한 혼창의 안쪽.


하급 용족 병사는 블로나에게 말했다.


"블로나님! 큰일입니다. 인간들이 지금 건화문을 향해 돌격을.."


"시끄러 알고 있으니까 아니면 나한테 죽고 싶은 거야?"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블로나는 붉은 눈으로 하급 용족 병사를 노려보았다.


하급 용족 병사는 살기에 의해 몸을 움츠리고 겨우 입을 열었다.


"아...아닙니다. 저희도 전쟁 준비를 하고 침입자들을 막도록 하겠습니다."


"알아서 하라고 그런 것까지 일일이 보고하지 말란말이야"


이 말을 듣고 하급 용족 병사는 황급히 나갔다. 블로나가 있는 방 밖에서는 굉장히 분주히 움직이는 병사들의 소리만 들렸다.


블로나의 의자 뒤에서 숨어있던 아이는 병사가 나간 것을 확인한 후 블로나 앞에 나왔다.


"블로나님 무슨 일이 있는거에요?"


"..."


블로나의 머릿속은 상당히 복잡해졌다.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할지 만약 자신이 패한다면 아이가 어떻게 될지.


한편으로는 큰 기대감도 있었다. 강한 자들의 혼을 먹고 더욱 강해진다면 언젠가는 꿈꾸던 자신의 바람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른다며...


"야 꼬마야"


"네 블로나님!"


"너는 죽음이 두렵니?"


"음.. 아니요?"


"왜? 넌 죽는게 무섭지 않아?"


"그치만 제가 죽으려고 하면 블로나님이 지켜주실 거잖아요?"


"...? 내가 왜? 난 널 언제든 죽일 수 있는데. 그리고 난 인간이 아닌데? 인간을 잡아먹는 용이라고?"


"알고있어요. 하지만 블로나님은 저를 죽이시지도 않았잖아요. 저를 키워주신건 블로나님인걸요. 블로나님이 죽으라고하면 전 죽을 것이고, 언젠가 맛있어진다면 저를 드셔도 돼요!"


블로나는 꼬마에게서 나온 말을 듣고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 뭐래... "


"저는 블로나님이 좋은걸요! 들었어요! 블로나님이 죽을 뻔한 저를 데리고 오셨다는걸요"


"나는 너가 좋아서 데리고 온게 아니라 너를 이용하려고 데리고 온거야"


"괜찮아요. 블로나님이 저를 싫어하시더라도 저는 블로나님이 좋은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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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시작되고 용족과 천계 연합군의 싸움을 거칠어졌다.


숲의 울창함과 시원한 바람이 있던 곳엔 새빨간 피와 사체 썩는 냄새가 진동을 했으며


이는 누그러들지 않고 시간이 갈 수록 격해졌다.


그만큼 용족과 천계 연합군의 싸움은 팽배했다.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무수한 인간과 용족의 시체들.


인간들은 동료들이 죽어나가도 흔들림 없이 진격했다.


아무리 동료애가 없다는 용족들 중에도 그 모습을 보며 질려하는 경우도 있었다.


블로나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가슴이 뛰기 시작하고 흥분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한때 이름을 들어봤던 천둥의 에클레어나 진격의 스테이츠 등 다른 용족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먹이가 될 강한자를 곧 만나 무참히 사살하고 흡수할 날을 기대하고 있었다.


블로나의 탐욕으로 가득한 그 빨간 눈은 점점 날카로워졌다.


그때마다 아이는 블로나의 곁에서 그 모습을 보았지만 무서워하기는 커녕 안심이 되었다.


며칠 뒤


드디어 블로나가 있는 곳도 전쟁이라는 바람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혼창 밖이 시끄러웠고 매캐한 화약 냄새와 피냄새가 진동을 했다.


블로나는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신나있었다.


하지만 아이는 그렇지 않았다.


난생 처음듣는 하늘을 찢는 듯한 총소리와 함성 소리에 몸을 벌벌 떨며 블로나의 곁에 꼭 붙어있었다.


천계인의 대포가 혼창이 있는 곳에 떨어진 듯 혼창 전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브..블로나님..!!" 이라며 아이는 블로나의 꼬리에 찰싹 붙었다.


신나있던 것도 잠시 블로나는 아이에게 시선을 옮겼다.


불안해하는 아이의 모습을 본 블로나는 흥분을 잠시 가라앉혔다.


어째서일까?


또 였다. 이 알 수 없는 불쾌한 느낌.


방금 무서워하는 아이의 모습에 블로나는 아이가 죽지 않길 바랬다.


'내가 왜 꼬마를 걱정하는거지?'


그런 생각도 잠시 블로나는 꼬리로 아이를 감쌌고 자신의 키를 낮추어 아이에게 맞췄다.


그리고 블로나는 아이의 눈을 보며 입을 열었다.


"꼬마야 내말 잘 듣도록 해" 블로나는 아이에게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블로나님! 블로나님의 말씀이라면 전 꼭 지킬게요!"


아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블로나의 말에 집중했다.


"지금부터 우리는 싸우게 될거야"


"헉! 그러면 제가 블로나님을 해치려는 사람들은 제가 다 막아보겠어요!!"


아이는 블로나의 말을 듣고 자신당당하게 말했다.


"아니 이바보야.. 너의 그 조그만 몸으로 어떻게 막으려고.. 너 방금 무섭다고 몸 떨었잖아. 나 참... 도대체 누가 이렇게 바보같이 키웠지?"


블로나는 자신이 키웠다는 사실에 말을 아꼈고 몸은 벌벌 떨지만 헤헤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에게 다시 말을 이어갔다.


"지금부터 잘 들어. 넌 인간이야 나나 너가 봐왔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넌 원래 여기 있으면 안돼"


"... 블로나님은 제가 싫으신 거에요?"


"아니 그게 아니라 넌 원래 인간이라고 내가 죽이고 잡아먹는 것들과 똑같다고"


"그치만 블로나님은 저를 먹지 않았잖아요?"


"그건..." 블로나는 사실 알고 있었다. 그때 이 아이를 살려두고 거둔 것은 자신의 변덕이었다고


"블로나님?"


"넌 진짜 바보가 맞아 진짜 누가 이렇게 키운거람?"


"블로나님이요!"


"조용히해! 아무튼 지금부터 너는 저기 보이는 석관 속에 들어가 있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절대 밖으로 나오거나 보면 안돼 알겠어?"


"네!"


"분명히 너는 네라고 대답한거야. 이정도 명령은 지킬 수 있겠지? 절대야 절대. 절대 나오면 안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가 나오라고 할때까지 나오면 안된다고!"


"알겠습니다! 블로나님이 나오라고 말씀하시기 전까지 들어가 있을게요!"


"말은 참 잘한단 말이지... 어서 들어가"


블로나의 말이 끝나자 마자 아이는 혼창의 가장자리에 놓여져 있는 석관을 향해 달려가고 안에 들어갔다.


블로나는 아이가 잘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전투 준비를 시작했다.


이러한 날이 올 것을 예감하며 차곡 차곡 모아둔 혼들을 꺼내 흡수하기 시작했다. 영혼들이 흡수 될 때마다 블로나의 기운이 점점 커졌다. 그리고 얼마나 강한 자들이 자신을 상대할지 그리고 그들의 영혼을 먹고 싶다는 욕망이 뇌를 가득 채웠다.


"하.. 이 느낌.. 빨리 와서 나의 이 욕구를 채워줘 그리고 나는 나의 꿈을 이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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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때가 왔다.


블로나는 이윽고 천계 연합군 중 모험가, 플로와 맞닦뜨렸으며 격한 싸움이 시작됐다.


모험가와 플로가 동시에 블로나를 공격했지만 블로나는 꼬리를 이용하여 가볍게 공격을 흘렸다.


지칠 줄 모르는 싸움이 계속 되다가 모험가의 공격이 석관 쪽으로 향했다.


블로나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던져 그 공격을 막았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플로는 블로나에게 자신이 가진 네이팜 탄을 쐈다.


탕!


지금까지 봤던 탄환과는 차원이 다른 고통이 순식간에 몸 전체에 느껴졌다.


블로나가 고통으로 주춤하는 사이 모험가와 플로는 다시 공격을 퍼부었다.


블로나는 네이팜 탄으로 인해 수세에 몰렸다.


플로는 가지고 있던 탄환을 계속해서 블로나를 향해 연사했다.


"큭.. 너..." 블로나는 고통을 인내하며 말했다. 점점 자신의 체력이 닳아가는 것을 느꼈다.


'꼬리도 몇개 남지 않았어...'


"꽤 자신만만하던데.. 생각대로 잘 안되는 모양이지?"


플로는 블로나에 의해 죽어간 동료들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항상 전투에서는 냉정함을 유지해야한다고 훈련 받았다. 방심은 일을 그릇되게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건 아니야..." 블로나는 예상 외의 강적에 목숨의 위협을 받았다.


자신 보다 강한 상대와 싸우고 죽을 위협을 느끼고 스피라찌에게 도전해야하는 자신의 꿈이 생각났다.


그리고 석관 쪽을 바라보았을 때 석관안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아이는 무서운듯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리려고 하고 있었다.


'저 녀석.. 무슨 일이 있더라도 조용히 있으라고 말했는데..'


벌벌 떨고 있는 꼬마는 처참한 블로나의 모습에 당장이라도 뛰쳐나오려고 하고 있었다.


'저 녀석 만큼은..'


사실 블로나는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꼬마는 인간이라는 것을 언젠가는 헤어져야한다는 것을

지금이 가장 적절한 때라는 것을.. 용족인 자신의 품이 아닌 인간에게 돌아가야한다는 것을...


'저 녀석을 어떻게 하면 살려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블로나는 마지막으로 깨달았다.


꼬마를 돌려보낼 수 있는 방법을.


"뭐 하는 거야? 설마 대단하신 용족께서 도망치려는 건 아니겠지?"


난 용족이다.


하등한 인간과는 다르다.


하지만 비참하더라도 이럴 수밖에 없다.


"... 살..."


"뭐.. 뭐라고?"


"..살려.. 줘. 난 이렇게 죽기 시.. 싫어..."


'내가 죽는다면.. 저 아이는 어떻게 살아가지..?'


'내가 있던 곳에서 인간 아이가 발견된다면 과연 잘 살아갈 수 있을까?'


"..." 플로는 블로나의 모습을 보고 어이를 상실했다.


"지금 살려달라고 한건가?"


"그. 그래. 제발 사. 살려..."


블로나는 상처로인해 고통 스럽지만 안감힘을 써서 말했다.


'어떻게든 살아야해..'


"그 입..."


탕! 플로가 들고 있던 총에서 혼창을 울리는 소리가 났다.


총에서 나온 총알은 블로나의 몸을 관통했다.


"꺄아아아아아악!"


블로나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아이를 봤다. 아이는 입을 막으며 블로나를 보고 있었다.


"닥쳐"


탕! 플로의 말과 함께 다시 한번 총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아이가 석관을 열려고 했다.


"그만! 그만!!"


블로나는 안간힘으로 크게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아이는 석관에서 나오려하다 멈췄다.


"더 들었다간 네놈에게 희생된 이들의 가치가 떨어질 것 같다."


"크흑 제발...(나오지마...)"


블로나는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블로나는 생각했다. 어차피 이 남자는 자신을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처절하게 죽어야 한다.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렇게 해야 내가 죽고나서 아이가 발견되더라도 의심받지 않을 테니까


"네놈이 죽어서 갈.. 지옥이 차갑다고 느낄 만큼 뜨겁게 죽여줄게."


말이 끝나자 플로는 품속에 가지고 있던 수류탄을 모두 블로나에게 던진 후


총알을 사용하여 모두 폭파 시켰다. 뜨거운 열기가 블로나를 덮쳤고 블로나는 살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꼈다.


"끼아아악! 그만둬. 그만!!!"


그런 고통 속에서 블로나는 아이쪽을 바라봤다. 아이는 손으로 입을 막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블로나는 더이상 서있을 힘 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여기서 바라보면 전해질까. 고통을 인내하며 아이를 향해 조그맣게 말했다.


'안녕 꼬마야 미안해'


아이는 알아들었는지 입술을 깨물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블로나는 인간들이 보지 않는 각도로 아이를 보며 옅은 미소를 띄웠다.


"... 빌어먹을 도마뱀 들이.. 목숨 구걸 따위를... 이 전쟁의 의미를..."


"그동안 기꺼이 받아들인 희생들을 의미 없게 만들지 말란 말이야! 제기랄!"


탕! 탕! 탕!


플로는 죽어가는 블로나를 보며 소리치며 마지막 남은 탄환을 모두 발사했다.




'강함이란 무엇일까?'


점점 흐려지는 의식속에서 계속해서 정답을 찾아 헤매던 질문이 떠올랐다.


'누군가를 죽이고 올라서는 것? 모든 것들을 힘으로 짓 밟는 것? 과연 그것이 내가 찾던 강함이었나?'


'난 약해. 내가 가지고 싶었던 것들을 가지지 못했으니까...'


"블로나님! 이것 보세요! 제가 저기 님파님 거처 근처에서 꽃을 따다 만들었어요!"


"꼬마야 너 죽고싶어서 환장했니?"


"그래도 블로나님 주려고 몰래 가져왔어요 이거 드릴게요!"


"저리 치워"


블로나의 손사레에 아이가 꽃으로 만든 목걸이가 땅에 떨어졌다. 금새 아이는 울상을 지었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아..."


그런 모습을 본 블로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목걸이를 주워 자신의 오른쪽 뿔 위에 걸었다.


"자 이러면 되냐? 너가 울면 시끄럽고 귀찮으니까 해주는 거야 알겠어?"


그런 블로나의 모습을 보고 아이는 고맙다는 듯이 기뻐하며 감사합니다라고 연신 외쳐댔다.


블로나는 쑥스럽다는 듯 볼을 붉혔다.




'왜 갑자기 이런 기억이..'


자신의 몸은 서서히 차가운 바닥에 떨어지고 있었다.


'난 분명 죽어가고 있을 텐데... 뭘까.. 이 안도감은..'


블로나는 그 죽음의 찰나에 깨달았다.


' 하하.. 다잃었는데... 딱 한가지. 잃어버리지 않은게 있었네...'


'난.. 아홉 꼬리의 블로나...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는... 강한 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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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롭구나. 이제 그 날카로움으로... 힐더를 꿰뚫어라!"


바칼은 모험가에게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힘껏 날아올랐다.


사방이 불타오르던 그때 천계 연합군이 준비한 드래곤 슬레이어가 바칼의 몸을 관통했고 바칼은 마지막 힘을 다해 강력한 브레스를 내뿜었다.


하지만 드래곤 슬레이어로 인한 치명상으로 바칼은 추락하고 천계인과 용족의 기나긴 전쟁이 종막을 고했다.


바칼의 사망 장면을 목격한 천계 연합군의 함성이 바칼의 성을 뒤흔들었으며


주인의 죽음을 목격한 용족들은 자결하거나 도망쳤다.


큰 전쟁으로 인한 도시의 복구와 구조 작업이 진행되기를 십 수일.


그 과정에서 블로나가 있던 혼창에서 아이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있었고


천계 연합군은 아이에게 블로나의 먹이가 될 뻔했을지도 몰랐을 것이라며 연신 떠들어댔다.


시간이 지나고 아이는 서서히 인간 세계에 녹아들기 시작했고 수많은 희생자를 낸 이 전쟁은 역사에 남아 후대까지 전해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역사적인 이야기.


오직 한 사람만이 알고 있는 슬픈 이야기.


훗날 그 혼창에 있던 자리에 누가 만든지도 모르는 조그만 돌무덤이 하나 생겼다고 한다.


이쁜 꽃들로 엮인 꽃 목걸이와 함께.










퇴근하고 집와서 조금씩 밖에 못 써서 오타도 있을 것이고 이야기도 문장도 깔끔하지 않은 것 같음.


수정도 제대로 못한듯


그래도 한번 써봤음


한 줄 요약하면 블로나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