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칼 공대에서 본 일이다.


배메 하나가 공대장에게 가서 떨리는 손으로 버프강화칸을 보여주면서,


"황송하지만 이 짙편린이 제대로 적용된 것인지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공대장의 입을 쳐다본다. 


공대장은 배메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버프강화칸에 마우스를 올려 보곤


"좋소."

하고 내어 준다. 


배메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배메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공대를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버프강화칸을 보여주며,


"이것이 정말 유니크로된 짙편린이오니까? " 하고 묻는다.


공대장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거 어디서 훔쳤어?" 


배메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귀한걸 빠뜨립니까? 떨어지면 알림 팝업은 안 뜨나요? 어서 죹가튼 홍어 공대원들이나 마저 모으십시오."


배메는 침을 내뱉었다. 


공대장은 박제를 위해 스샷을 찍으며

"좋소."

하고 신청 거절을 눌렀다


배메는 얼른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짙편린이 제대로 장비 등록 되지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커서로 버프칸의 짙편린을 볼 때 배메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인포를 보며 버프강화칸의 짙편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배메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전장의 여신이 그렇게나 잘 뜹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배메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인포를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해킹하지 않소."

하고 나는 배메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배메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드랍해서 얻은 것이 아닙니다. 쩔 쌀먹으로 산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1수 자리를 줍니까? 탄소 한 개조차 떠 본 적이 없습니다. 케힐만으론 짙편린 한 피스도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푼 한 푼 얻은 골드로 한 피스씩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골드를 잊땅 수리로 아껴가며 5000만 골드를 짙편린 한 피스와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열두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풀셋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골드를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배메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짙편린 풀셋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것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배메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저도 챈에 자랑글 한 번 쓰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