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김요원 (상)편








'분명해. 범인은 그 녀석이다.'

불가능한 것들을 모두 소거해나가면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진실'이다.


애초에 수리비 할인은 '1000번' 사용할 수 있던게 아니였어.



요원 : "수라, 렉븜! 잠깐 할 말이..."


주머니에서 귓이 자꾸 울려댔다. 전화기를 꺼내 누군지 확인해보니 패황 녀석이었다.



요원 : '왜?'

패황 : '야 결투장 한 판 콜? ㅋㅋ'

요원 : '나 바쁘니까 병신 컨텐츠는 너나 하셈'

패황 : '한캐릭충이 뭐한다고 바쁘노 ㅋㅋㅋ'

요원 : '영원의 전당에서 수라랑 렉븜이랑 대화중임'

패황 : '??? 병신아 거길 지금 왜 갔어!'


요원 : '넌 얘네가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사실은...'


패황 : '그게 아니라!!!'


얘 답지 않게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패황 : '거기 정화율 1일 초기화야! 당장 빠져나와!'

요원 : '뭐?!'



뭐라고? 잠시만... 그렇다는건...

나는 전화를 끊고 날짜를 살펴봤다.



5월 1일 월요일... 새벽 5시 49분?


미친. 이 새끼 월요일 새벽 5시에 결투장을 쳐 하고있는 거야? 미친새끼


가 아니라! 빨리 여기서 나가지 않으면 정화율은 초기화되어 나가지 못한 채 이름 그대로 '영원히' 갇혀 있어야 한다.



요원 : "수라! 렉븜! 빨리 뛸 준비 해!'

수라 : "뭐?"

렉븜 : "호에?"


요원 : "지금 정화율 초기화 직전 5월 1일 5시 50분이야! 영원히 여기서 썩고 싶지 않으면 빨리 달려!"

수라 : "뭐라고...?"


망연자실한 수라의 표정. 순간 그는 애미애비라도 잃은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요원 : "뛰라니까 뭐해? 문제 있어?"

수라 : "하...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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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 : "캐힐 7캐릭 남았는데 곧 피로도 초기화네 좆됐노 시발"


렉븜 : "아오 저 씹새가"



그렇게 10분 정도를 내리달려, 가까스로 가장 바깥의 길드 던전인 슬픔의 성문까지 쉬지도 않고 달려나왔다. 이 곳은 정화율이 초기화되어도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 이 곳까지 왔으면 일단 한시름 놨다. 하드바칼에서 벌레같은 그린이 1입 바칼 피 13퍼 까고 옐이 냉룡 1입 피 30퍼 까서 우리팟 레드가 사룡 광룡 냉룡에 바칼까지 다 쳐 잡은 이후로 이렇게까지 힘든건 처음이었다.


시계를 확인해보니 5시 59분. 정말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다.

요원은 슬픔의 성문에서 바깥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수라와 렉븜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요원 : "아직 추측일 뿐이지만, 애초부터 수리비 할인은 1000번이 아니었어. 길드장 홀리의 이간질이었던 거야."


렉븜 : "뭐? 씨발 싸이코패스노"


수라 : "야 근데 애초에 우리가 끌려간건 일요일 오전인데 요원 넌 왜 지금왔냐?"


요원 : "졸려서 레이븐 모험단 보고 나서 한숨 자고 옴"


수라 : "이 씨발놈이"



머리를 부여잡는 요원.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요원 : "범인이 누군지 알았다 해도 아직 큰 문제가 있어."


렉븜 : "문제? 무슨 문제?"


요원 : "증거. 물증이 없어... 이 곳이 열려있고, 수리비 할인을 수백 번 사용한 사람은 없지. 길드장의 농간이라는 게 확실해. 다만, 홀리놈을 박제할 증거가 없어."


렉븜 : "뭔 소리야? 영원의 전당이 열려있었던 자체가 그 증거잖아?"


요원 : "그 증거는 방금 소멸됐잖아."


렉븜 : "아."


요원 : "그리고 목요일날 그 녀석이 몇 번을 샀는지 입증할 증거도 없어. 애초에 그 녀석이 '1000개를 샀다' 라고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요원 : "그 녀석... 여기까지 생각한 건가?"


수라 : "하 씨발... 내 1400만 골드..."



요원 : "하지만 내게 다른 방법이 있어. 수라, 렉븜. 도와줄거지?"


렉븜 : "ㅇㅇ 포인트낭비하는 미친새끼를 길마로 두고 싶진 않노"


수라 : "내 1400만골드의 원한은 반드시 풀고만다"


요원 : "수라 넌 아까 거기다 버리고 올걸 그랬네"



요원 : "그러니까... 너네가 해줘야 할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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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 : "홀리, 여기 있었냐? 한참 찾았다."


홀리 : "왜. 먼 일 났음?"


5월 1일 저녁 8시. 홀리는 방금 12인 구인이 끝난 공대에서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요원 : "야 이 미친 새끼야. 다 같이 모은 길포로 길던을 뚫어?"


홀리 : "뭔 헛소리임? 증거 있노?"


요원 : "시끄럽고 넌 박제야."


홀리 : "뭔 박제 ㅋㅋ 증거 있냐니까? 허위박제가 판치는 이 험난한 아라드에서 증거 없는 박제를 누가 신뢰해줄거라고 생각하냐?"


요원 : "증거는... 없어..."


홀리 : "그럼 비켜 ㅋㅋ 나 바쁘다"



요원은 홀리의 오른쪽 어깨를 붙잡고 멈춰세웠다.


요원 : "증거는... 없어도 돼."


홀리 : "이게 미쳤나 ㅋㅋ 안 놔?"


요원 : "들어와."



그러자, 바깥에서 천천히 사람들이 들어왔다. 수라, 렉븜, 레이븐, 로제, 쿠노, 엘붕, 드랜, 뮤즈, 닼나, 크리, 패황이 차례대로 방 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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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 : "그러니까... 너네가 해줘야 할 일은."


요원 : "길드를 나간 레이븐이랑 길드에 있는 길드원들에게 사실을 말해주고, 도와줄 의향이 있는 사람을 9명 이상 모아줘."


렉븜 : "왜?"


요원 : "전혀 다른 허위 박제를 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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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 : "우린 11명이서 널 바칼공대 고의트롤러로 박제할 거야."


홀리 : "12명이잖아 너 숫자 못셈?"


요원 : "자수라새끼 바칼 못가잖아"


홀리 : "아 ㅇㅋ"


홀리 : "근데 그것도 증거는 없잖아. 허위 박제라도 할려고?"


요원 : "응. 허위 박제 할 거야."


홀리 : "미친 새끼! 증거도 없는 박제를 사람들이 믿어줄 것 같아?"


요원 : "응. 믿어."



요원은 자신만만하게 앞으로 걸어나가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요원 : "삼인성호라는 말 혹시 알아? 세 명이 모이면 호랑이도 만들 수 있다는 말이지."


요원 : "이와 같은 허위 박제에선 마침 비슷한 사건이 있었어. 바로 '카노사건' 이지."



요원 : "제천혈마라는 버서커 유저가 본인의 지인을 끌고 단체로 박제한 사건. 혹시 기억해?"


요원 : "실제로, 버서커와 그의 지인이 했던 박제는 먹혀서 카노는 마말을 달았고, 그가 증거를 들고오지 않았다면 그는 계속 누명을 쓰고 말았을 거야."


요원 : "여기서 중요한건... 증거를 제출한 쪽이 허위 박제를 당한 피해자였다는 거지."


요원 : "우린 날조한 허위 박제야. 근데 넌 우리 11명의 박제가 허위란걸 증명할 증거는 있어?"


홀리 : "이거 진짜 미쳤네?"


요원 : "사람들이 11명을 믿을까? 아님 너 혼자를 믿을까?"


홀리 : ...


요원 : "그리고 그 박제는... 아까 전에 끝냈어."




<'인사가없네요' 님이 공격대에서 강퇴당하셨습니다.>



홀리 : "이런 씨발."


요원 : "넌 이제 그 어떤 파티도 못 가. ㅋㅋ 딜러면 바칼 빼고 솔플이라도 할 텐데 넌 버퍼라 어쩌냐?"


홀리 : "성령의 메이스"


요원 : "아"



홀리는 허탈한 표정으로 방 바깥으로 걸어나갔다. 그러자, 요원이 홀리를 불러세웠다.



요원 : "홀리, 잠깐만."


홀리는 멈춰섰지만 뒤를 돌아보진 않았다.



홀리 : "왜."


요원 : "마지막으로 하나만 묻자.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홀리는 잠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대답을 망설이는 것 같았다.


홀리 : "그건..."


홀리가 겨우 입을 열었다.



홀리 :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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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파 온 출첵해라."



"꼬박꼬박 출첵만 해도 주마다 한 번은 수리가 꽁짜다."


"수리비 할인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던파 온 출첵도 중요하다. 잊지 말도록."



"헉......!!!"


요원 : "허억... 허억... 허억..."


꿈인가. 주위를 둘러봤다. 회의장인 모양이다. 근데, 던파 온이란 것은 또 뭐지?

마치, 안좋은 것을 본 것 마냥 식은땀을 잔뜩 흘리고 있었다. 악몽을 꾼건가...


앞에선 우럭이 안좋은 표정을 지으며 자고 있었다. 녀석도 악몽을 꾸는 건가...



"지금부터 길드 회의를 시작한다."


수라 : "그래서 이렇게 일요일에 모두를 소집한 이유가 뭐임? 아직 캐힐 7캐릭 남아서 바쁜데"


닼나 : "다름이 아니라... 던파ON 출첵해라."


홀리 : "지랄을 해요 지랄을"


홀리 : "다들 바쁜건 알지만, 이번에 너희를 소집한 것은 길드에 큰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단편 던챈문학 명탐정 김요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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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같은 어둠 속.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제 내가 이 곳에 언제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모두들... 날 잊은 건가...


우럭 : "나좀... 제발... 구해줘..."

우럭 : "나 여기... 배반의 미로에 있어... 제발..."


명탐정 김요원 진짜 끝




대회는 어차피 이미 다른사람 수상하고 끝나긴 했는데 그냥 하편 반절 남았어서 올림

글이란거 써본 적 없는 사람이라 너무 못쓴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