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스는 어리고 또 의욕으로 가득했어

아킨의 행정관으로써 또 젊은 혁명가로써 

오랫동안 사이가 좋지 않았던 퍼랜드와 우호를 다지기 위해 노력했지 

하지만 그동안 퍼랜드의 창칼을 마주하고 또 직접 피를 흘려온 병사들에게

세리스의 행동은 어쩌면 배신으로 보였을 지도 모르겠어

그리고 그 중엔 다소 위험한 남자들도 섞여 있었겠지


어느 날 밤 세리스는 낯선 곳에서 눈을 떴을 거야

몸엔 흐릿한 약 기운이 남아 있고

양 손은 머리 위로 묶여 움직이지 않았어

일어났어? 누군가 말했을 거야

덩치가 크고 

노동으로 다져진 갈색 근육이 위압적인 병사들이

기분나쁜 미소를 띈 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겠지


세리스는 오만하고 또 용감했어

움츠러든 기색 없이 당당하게 말했을 거야

나는 이 도시의 행정관이다 

당장 풀지 못하겠느냐

가만히 두지 않겠다...


하지만 그런 위협은 공허했어

병사들은 그저 비웃었을 거야

흥분했겠지

어리고 예쁘고 

하층민들은 감히 탐낼 수 없는 여자가

자신들 앞에 무력하게 묶여 있는 상황에 말이야


세리스가 걸친 상류층의 옷가지가 하나씩 하나씩 풀려나가고

어두운 방 안에 그녀의 하얀 나신이 드러나고

남자들이 하나씩 흉하게 부풀어오른 하반신을 들이밀자

세리스는 비로소 떨기 시작했을 거야

한 줄기 눈물도 흘렸겠지만

병사들에겐 그 모습조차 더러운 정복욕을 자극할 뿐이었겠지


겁내지마, 응? 병사들이 킬킬거렸을 거야 

세리스의 부드러운 뺨에 놀리듯 입을 맞추고

우유처럼 하얀 허벅지와

탄력있는 가슴을 천박하게 핥아올렸겠지


세리스가 저항하건 말건

그녀의 깨끗한 살구멍에 침을 퉤 뱉고는

대충 끝을 맞춘 뒤

꺼떡거리는 물건을 한 번에 밀어넣었을 거야


세리스는 어떤 비명을 질렀을까?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었을 거야 

허리가 들리고 눈이 감기고 

숨이 쉬어지지 않았겠지


하지만 있잖아

이런 짓을 시도한 만큼 이들도 평범한 남자들은 아니었어

크기도 실력도 경험도 상당했을 거야

어디를 어떻게 찌르면 여자를 녹아내리게 할 수 있는지

병사들은 너무 잘 체득하고 있었어


세리스도 그걸 눈치챘을 때는 이미 늦었을 거야

아랫배에서 뭉근히 퍼져나가는 이상한 감각

숨이 가빠지고 눈앞은 흐려지고

찌걱이던 소리엔 물기가 섞여들겠지


남자의 천박한 허릿짓에 가녀린 몸을 내맡긴 채

악문 잇새에서 달콤한 교성이 새어나오고 말았을 거야

병사들은 비웃었을 거야

그리고 일제히 달려들었겠지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을 세리스가 기억하고 있을까?

병사들의 밑에 깔려서

또 개처럼 엎드린 채로

혹은 억센 팔에 붙들려 남자에게 매달린 모습으로

검푸른 머리채가 휘어잡힌 채 

흔들리고 앙앙대던 자신을


그러다 뱃속에서 뭔가가 부풀어오르는 감각에

화들짝 정신을 차렸을 거야

흔들리며 애원했겠지, 그것만은 안 된다고


하지만 병사들이 순순히 들어줬을까?

아니, 오히려 교활한 거래를 제안했을 거야

우리는 너를 풀어줄 생각이지만 어떻게 풀어줄 것인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중앙광장에서 나체로 깨어나도 상관없다면 빼 주겠다고


세리스는 헐떡이며 고민했을 거야

그러다가 눈을 감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겠지

뒤늦은 분노와 수치심에 울먹이며

마음대로 해, 그렇게 말했을 거야


병사는 허리를 꽉 눌러붙이고

세리스 안에 더러운 씨를 쏟아냈을 거야

시티로드의 딸을 정복했다는 감각에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하지만 그는 혼자가 아니었어 

그가 빠져나간 자리는 또다른 병사가 메웠을 거야

병사들은 매번 같은 거래를 제안했고

세리스는 매번 받아들이다가

몇 번째일지 모를 병사의 품에 안긴 채 정신을 잃었을 거야


다음 날, 비둘기가 날고 햇빛이 비치는 어느 뒷골목에서

세리스는 발견되었어

옷은 입은 채였고

야간 순찰 중 열사병으로 혼절했다는 거짓말이 먹혔지


그 사건 이후 세리스가 바뀌었냐고 하면

딱히 그렇지는 않았어

오히려 더욱 더 적극적이고 급진적으로

퍼랜드와의 우호를 추진했지


마치 어떤 상처를 딛고 일어나려는 것처럼

혹은

이렇게 하면

다시 그들이 찾아와주진 않을까 바라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