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소설로 써내려가고 싶었는데 쓰다보니 녹슨 내 글 솜씨에 비참함을 느끼고 접었음..

상상한 이야기 전개를 묵혀두긴 아까워서 대강 스토리라인 잡아둔거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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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리아는 점차 피폐해져갔다.

20년전 마신 전쟁에서 도망친 것과

니르갈으로부터 사르미아를 지켜내지 못한 일로

거의 매일마다 악몽을 꿨다.


악몽은 어둠 속에서 시작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신수 제온의 힐난과 죽어나간 엘프들의 절규 소리를 들었다.

가장 두려웠던 건 사르미아의 힐난이었다.

대체 왜 그랬냐고, 넌 엘프의 수치라는등 수많은 폭언을 듣고나서야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잠겨 나오지 않았다. 가위에 눌린 탓이었다.

진한 달빛이 악몽에서 깨어난 이세리아를 비췄다.

식은 땀으로 온 몸이 젖은 그녀는 몸을 겨우 일으켜 창가를 바라보다

몸을 움크리곤 숨죽여 울었다.






악몽에 시달리던 그녀는 결국 자신이 지도하는 기사단 아침 훈련마저 불참했다.

훈련은 체르미아가 대신하여 주도하고 알렉사가 보조하는 식으로 어떻게든 진행되었다.

하지만 두사람으로 일과를 진행시기엔 무리였다.

이러한 나날이 길어질 조짐이 보이자, 체르미아와 알렉사는 이세리아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마신 강림 전쟁 이후로 이세리아가 이상하단건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는 갈피를 못잡고 있었다.


서로 앙숙 관계였던건 잠시 차치하기로 하고, 이세리아의 뒤를 밟아보기로 한 체르미아와 알렉사.

당직 병사들의 이야기부터 하나씩 정보를 얻어보려 했지만 자세한 내막은 결국 알아내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가게 된다.


체르미아는 더는 못해먹겠다며 다짜고짜 이세리아를 찾아가보고 따져보지만..

이세리아는 냉담하게 반응할 뿐이었고 오히려 그녀는 더욱 더 두문불출하게 된다.

체르미아와 이세리아 사이에 벌여진 일련의 사건은 결국 찰스의 귀에 들어가게 되고,

찰스는 체르미아와 알렉사를 조용히 불러들이게 되는데..



사실 찰스는 이세리아의 변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무엇 때문에 그녀가 그렇게 되었는지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찰스는 두사람에게 자신이 이세리아와 처음 만난 시절부터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사브와라에서 약초를 팔던 시절부터 마신 강림 전쟁에서 던블라이아에 벌여진 참극에 대한 것까지.


찰스는 그녀가 사르미아의 죽음과 동족들에 대한 죄책감에 짓눌려 있는 것이라 말했다.

체르미아와 알렉사의 표정을 살펴보던 찰스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지금 이세리아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운을 뗀 찰스.


이틀 전에 엘프 전령이 찾아왔었고, 전령이 전한 소식은 결코 좋지 않았다.

니르갈의 몰락 이후 고대 존재인 아지마누스가 깨어나

던블라이아로 진격하고 있었다. 이는 곧 새로운 전쟁을 의미했다.

그녀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혹스러웠지만 일단 찰스의 말을 끝까지 듣기로 했다.


찰스는 이제라는 그들을 지원할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이세리아를 군단장으로 임명하여 그녀로 하여금 지원 병력을 지휘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장로 대리인의 요청이었다면서, 그녀를 반드시 던블라이아로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사람에게 이세리아를 설득시켜야한다고 명령이나 다름없는 부탁을 한 찰스.

장로 대리인이 쓴 편지를 넘겨주면서, 아지마누스의 진격 사실과 편지를 전해주기만 하면 그녀는 반드시 응할거라 말했다. 




찰스의 말대로였다. 

처음엔 예상대로 두사람의 방문을 극도로 거부했으나

던블라이아가 위험에 빠진 사실과 장로 대리인의 편지를 언급하자 굳게 닫혔던 방 문이 열렸다.


며칠이 지나고 나서야 던블라이아로 향하겠다는 대답을 한 이세리아.

부관은 알렉사로, 두사람이 함께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찰스와 체르미아의 배웅을 받으며 지원 병력을 이끌고 나선 이세리아는 편지의 내용을 곱씹었다.

사르미아가 전하고 싶었던 말들이 무엇이었는지..

더이상 도망치지 않고 직면하기로 마음 먹은 이세리아.


던블라이아에 도착한 이세리아는 엘프들의 시선에 위축되었으나

이내 그들의 시선이 멸시가 아님을 깨닫고 의아하게 여긴다.


이윽고 이세리아는 장로 대리인 프리실라를 만나게 되고

그녀는 이세리아를 사르미아의 방으로 안내한다.


생전 사르미아는 당신이 이 곳에 다시 돌아오면, 직접 전하려고 한 물건이 있었다고 말을 이었다.

프리실라의 손에는 자그마한 나무 상자가 있었다. 상자를 열자 서클릿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물건에 사르미아가 하고 싶었던 말이 담겨있다며 이세리아에게 넘긴 프리실라.

이세리아를 배려하여 조용히 방 문을 열고 나간다.


이세리아는 서클릿에 담긴 마법을 통해 사르미아가 남긴 말을 듣게 된다.

내용은 이세리아를 용서한다는 내용이었으나, 사르미아의 속죄도 있었다.


어릴적부터 사이 좋은 의자매로 같이 자라오면서도

마음 속 한 구석엔 너에 대한 질투가 있었다며,

널 사랑하고 아끼면서도 한편으로 싫었다고.

상처 투성이였던 너를 종종 모른체 했다고.

자신의 옛 과오를 고백한 것이었다.

네가 떠나고나서야 너의 빈자리가 크다는걸 깨달았다고.

상처투성이로 울고 있을때 다독여줄걸. 주변으로부터 널 지켜줄걸.

그제서야 후회했다며 나 또한 지친 널 알면서 지켜주지 못했다고.

널 떠나는걸 지켜보기만 했다며 그런 날 용서해달란 말들이 담겨져 있었던 것이었다.

착잡한 마음으로 그녀의 고백을 듣던 이세리아는 결국 오열한다.


오열하던 이세리아의 앞에 다시 찾아온 프리실라,

그녀의 손에는 검 한자루가 있었다.

엘프의 수장들에게만 전해 내려져오는 보검.

엘브리스의 보검이었다.


프리실라는 두 손으로 보검를 받쳐든채 이세리아에게 권했다.

사르미아의 뜻이라며, 위기에 빠진 엘프를 이끌어 주길 바란단 말도 덧붙였다.


한참을 머뭇거리다 아지마누스를 격퇴할 때까지만 보검을 받아 들이기로 마음 먹은 이세리아.

깨어난 아지마누스를 격퇴하기 위해

엘프&이제라 연합군은 성도 이즈마칼리스로 진격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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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아지마누스는 이어지는 스토리가 없어서

내가 멋대로 중간에 창작해서 이어봤음

끝내용 찍싸서 김빠질듯.. 긴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