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블라이야 깊은 숲, 라스는 과거 마신전쟁이 벌어졌던 기억 속 그 참혹한 곳으로 돌아왔다.


인간이 아닌 그가 동료들과 전장을 누비던 그 시절의 향수가 남아 그리워하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감상과 별개로 지금 라스에겐 마신의 부활을 막기 위해 던블라이야에 잠든 세계수를 찾아 그의 힘을 빌려야하는 사명이 있었다. 


"헥헥...주인 나 배고프다요~"


"조금만 참아 알키, 곧 있으면 세계수와 만날수 있어. 세계수의 주변엔 항상 향기롭고 달콤한 요정의 과실수가 자라고 있으니까. 굶은 보람이 있을꺼야."


"히잉.... 주인이 그렇게 말하니 한번 믿어보겠다요..."


알키는 허기에 눈썹을 찌푸리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분명 그들은 숲속에 있었지만 나뭇잎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은 사브와라와 견줄만했다.


오히려 나뭇잎이 만든 천연의 온실처럼 습하고 뜨거운 공기때문에 건조하고 쾌적한 사브와라가 그리워질 정도였다.


이토록 강렬한 햇살과 풍부한 물 덕분에 던블라이야의 나무들이 크게 자란것일까?


"앗..! 주인 물이다요....!"


"그러게 알키.... 마침 고단했는데 다행이야..."


그들은 작은 연못을 발견했다.


알키는 축쳐져서 미친듯이 연못의 물을 들이켰다.


"꼴깍.... 꼴깍...."


"주인.... 여기 연못에서 뭔가 구수한 향이 난다요... 마치 아제라 스튜같은 그윽한..."


물맛을 평하던 알키는 그 자리에 얼어 붙었다.


그의 오랜 친구가 그 연못에 발을 담그며 열을 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인... 이 개....ㅅ"


알키의 그 짧은 목구멍에선 온갖 저주의 말이 나오기 일보직전이었으나 그의 천연덕스러운 얼굴을 보자니 차마 입밖으로 내놓을 수 없었다.


평소에 라스에게 줄곧 응석을 부리던 알키였지만 알키 또한 너무나도 해맑은 라스 때문에 피곤한 날도 종종 있었다.


"앗 이 열매는.... 요정의 열매다....! 우린 세계수에게 거의 다온거 같아 알키!"


"정말 이다요? 다행이다요...!! 앞으로 더 나아갈 생각에 너무 끔찍했다요...!"


알키는 기뻐하며 라스의 손에 잡힌 열매를 주워 먹었다.


"으으음....! 역시 요정의 열매다요....! 어지러울 정도로 맛있다요....! 주인도 먹어보는가다요...!!"


"흐음... 그래...? 나도 먹어 볼까? 알키?"


라스도 산수유처럼 작은 열매를 두 손가락으로 집고 입에 넣었다.


성약인 그에게 식사는 불필요했지만 미식의 쾌락을 즐길줄 아는 그였다.


그때....!


"어... 어.... 주인 나 몸이 좀 뜨겁다요.... 자꾸..."


알키는 본적없는 표정을 지으며 온몸을 주변의 나무에 문질렀다.


"나도 알키....아무래도 다른 열매였나봐... 독이 통하는 몸이 아닐텐데... 이상....하다... "


라스도 그 동안 느껴보지 못한 간질간질함에 몸을 굽혔다.


"주...주인 나 목이 마르다요... 너무 목이...."


"으...물마셔 알키... 거기 연못있잖아..."


라스는 당혹감에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그의 앞머리에가려 그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연못은 주인이 발을 담궈서 먹을 수 없다요.. 연못의 물 말고 다른 물을 달라요....."


알키는 고개를 숙인 라스의 몸에 안겼다.


"그...그런가... 그럼 어쩔수 없이 다른 물을 먹어야겠네 알키......"


라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하얀 바지를 내렸다


던블라야의 햇살이 하이라이트처럼 비춰 


뿌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