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송이들아 미아내..

내가 몸살에 걸렷어.. 고구마라서 미아내..우리우리 케인세듀린 보고 풀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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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오루 중령님, 하루씨랑 통신 연결되었습니다! 곧 그레이스로 복귀할 예정이랍니다."

 "드디어 대망의 시작인가, 이것이 대박이 터질 것인가, 대망을 할것인가!"

 "대장, 입다무세요."


 여전한 아재개그에 세니아가 군법책으로 토오루의 머리를 내리칠 기세를 보였지만 토오루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세니아, 입을 다물면 어떻게 말하나?"

 "아이씨!"

 "그럼 우리도 준비하고 있어야겠군." 

 

 곁에 있던 아론이 어두운 낯으로 뇌리깔았다. 마틴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조심하시죠. 데자이어 에너지에 깨어난 그것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릅니다. 어쩌면 아론 중령님이 말하자마자 목을 썰어버릴지도 모른다고요." 


 "상관없다. 그것이 내 죄를 씻을 대가라고 받아들일테니."


 너무 착하셔서 탈이란 말이야. 마틴은 소리없이 중얼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로드즈 기준에선 응당 맞는 행동일테나 자기 스스로가 용서하지 못한 탓일테지. 


 "그레이스 시티 6구역 승강장에 진입했다고 합니다!" 

 클로이의 음성이 무전기에서 들려왔다. 흔하디 흔한 통신이나 좌중에 있는 이들의 낯이 미세하게 흔들린 것은 기분 탓일지도 모른다. 


 이어 그레이스 상공에 헬기 소리가 잦아든다. 보통은 소울워커들이 돌아왔다는 승전보이거나 병사들이 죽었다는 패전보였다. 둘 중 하나도 아닌 징조이나 그레이스에 모인 지휘관들은 패전보라도 받은 것보다 낯이 침잠해지고 있었다. 


 "왔군."

 헤비 기어즈의 주전차장서 대기하던 케인바렐이 짤막하게 읖조렸다. 곁에 있던 세듀린은,

 "아함..~"

 온 몸을 개구리처럼 뻗으며 하품했고 케인바렐은 그녀를 돌아보았다. 

 

 "너답지 않군, 세듀린."

 "모가, 케인."

 "타칭 천재라던 사람이 그렇게 긴장할 수도 있나?" 


 턱까지 내려오는 그림자 때문에 그의 낯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표정이 뭔지 아는 것처럼 세듀린이 볼을 부풀리며 툴툴거렸다.


 "연약한 여자한테 데자이어 워커들을 마주해야할지도 모른다는 건 천재건 아니건 상관없단 말야, 케인." 


 그녀의 말에 케인바렐은 세듀린, 그녀가 입은 가운 주머니가 부풀어 있는 것을 흘깃거렸다. 


 "두려운가?" 


 졸음에 찌들었다만 케인을 향하는 눈은 지칠 줄 몰랐다. 


 "걱정되는 거야?" 

 

 "...당연하지. 나는 힘이 없다만 저 기류가 솔잖케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니군." 


 케인바렐이 걱정해준단 사실이 기뻤는지 졸린 채로도 세듀린이 입을 씰룩거렸다. 


 "걱정마~, 저 애들은 쉽게 지지 않을 거야." 

 "...그럴거다. 게다가 이리스 유마는 널 보면 바로 껴안으려들테니 데자이어 인격이라 해도 널 해하진 않을테니,!"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케인바렐의 머리에 얇은 화일이 꽂혔다. 법학책만큼 두껍진 않으나 단단한 플라스틱이 머리를 가격하는 느낌은 아프면 아팠다.


 졸린 눈으로 떨던 세듀린은 이제 새끼 사자처럼 눈을 벼르더니 찬 바람 나게 등을 돌리며 쏘아붙였다. 


 "앞으로 나한테 말 걸지마, 케인."


....

 정작 케인바렐은 맞는 말인데 왜 그녀가 저러는지 몰랐지만.

 

 병사가 무전으로 소울워커들이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게 언제였나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그들이 그레이스 시티 초입에 도착했다. 그 위용은 개선장군들 같았으나 어느 때만큼 불안한 기류가 하루, 그리고 지휘관들의 얼굴에 맴돌았다.


 "다녀왔어."


 "어서오시죠. 예상보다 얼굴은 멀끔하군요."


 애써 마틴이 실없게 말하였다. 그 낯을 향해 어윈이 삐딱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난 여기서 이만 하차해야할 예정이야."


 예상한 바...라지만,


 "다음에 만날땐 즐겁게 죽여보자고."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낯은 좌중의 이들을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하기 충분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