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나는 에버소울 모든 정령들을 모았고 인연스토리를 배드, 노멀, 트루까지 다 봤음.

그런데 보다보니 정령마다 인연스토리 수준이 별로인 것도 있고 좋은 것도 있음.

그래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인연스토리에 별점을 매겨보려고 하는데, 평가 기준은 내용과 결말+연애요소임.

어디까지나 개인의 사견이니 참고만 바라며, 요즘 글쓸 시간이 없어서 모든 정령에 대해 다 서술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우선 인간형 정령들부터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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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피스토펠레스


-내용 요약 : 방주 메타트론의 관리자 메피는 자신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존재이기때문에 생명은 아니며 방주의 관리만이 존재의 이유라고 믿지만 달달한 음식을 좋아하고 고양이를 귀여워하는 등, 인간이나 다를 바 없는 감정을 보여주고 종종 보여주는 의외의 엉뚱한 행동에 구원자는 그녀도 살아있다고 판단한다. 메피는 구원자의 기대에 부흥하고자 방주를 업그레이드하려 하지만 방주에 오류가 생겨 방주가 구원자를 공격하려 하는데...

-별점 : ★★★☆☆

-평가 : 원래 최초 캐릭터들은 인연스토리가 전체적으로 별로였는데 메피는 그래도 그 중에서는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함. 자아를 가진 인공지능이 자신의 정체성을 의심하는건 좋은 주제고 많이 쓰인 검증된 클리셰지만, 정작 스토리 중에서는 메피가 자아에 대해 고민하는 장면은 말 몇마디 정도로 나오지 진지하고 깊게 암시되진 않고, 그보다는 게임 세계관(ANIMA와 정령, 방주)에 대한 설정풀기가 더 많이 나옴. 그래도 엔딩은 괜찮았는데 배드엔딩은 확실히 절망감이 느껴졌고, 노멀엔딩은 감동적이면서도 슬펐고, 트루엔딩은 문제를 좀 쉽게 해결한 것 같아 임팩트는 약해도 확실히 커플이 되는 엔딩이니 괜찮았음. 단, 스토리 중에서 연애에 대한 요소는 좀 부족하다보니 '왜 별 이유도 없이 갑자기 막판에 반하는건가?' 하고 어색한 점은 있었음. 물론 구원자가 메피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한 명의 인격체로 존중해준 것에 호감을 느끼는건 당연하지만, 그냥 조언 몇마디 해줬다고 평생을 함께할 영원의 반려로 받아들이는 것은 좀 급발진 아닌가 함. 마지막에 방주 폭주할때도 딱히 구원자가 도와준것도 아니고 그냥 메피가 알아서 깨달음 얻어서 해결한거라 구원자가 한게 별로 없어보임.


2) 린지


-내용 요약 : 완벽주의자인 린지는 평소 무리하는 일이 많다. 어느날 린지의 부하가 실수를 하고 주눅이 든 것을 계기로 린지와 클레르는 서로를 보완하기 위해 기사단을 바꿔서 지휘하게 되는데, 클레르는 린지의 부하들의 신임을 얻지만 린지는 평소처럼 홀로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려고 한다. 이에 실수를 했던 린지의 부하는 자신이 린지의 아래에 있으면 서로에게 좋을게 없다고 생각하고 이전신청을 하는데...

-별점 : ★☆☆☆☆

-평가 : 일단 스토리의 진행 자체는 자연스럽고 완벽주의를 지나치게 추구해서 고립되는 린지의 캐릭터성 자체는 잘 부각됨. 하지만 연애요소가 전무에 가깝다보니 재미가 있거나 매력이 있지는 않음. 결말도 그냥 린지가 끝까지 홀로 쓸쓸하게 하던대로 하거나, 지나친 완벽주의를 버리는 정도고, 구원자와의 관계도 딱히 연인이라기보단 그냥 믿을 수 있는 동료를 얻게 되었다 정도임. 다른 게임의 서브스토리라면 이런 내용도 괜찮겠지만 미연시를 추구하는 에버소울에서 연애요소가 없다는 건 확실히 마이너스 요소. 일단 린지에게 스페셜 터치 추가된거 보면 린지가 구원자를 이성으로 보고있는건 맞긴 한것같은데, 정작 인연스토리에서는 딱히 이성적으로 엮인적 없고 그냥 동료 정도로 연결된걸로 보이다보니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질때도 있음. 스토리 중에서도 구원자가 린지를 도와준건 그냥 도시락 좀 전해주고 대화 몇마디 한것 뿐으로 뭔가 활약을 한것도 없는데 린지가 반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듬. 린지 인연은 린지의 단독성향과 지나친 완벽주의 해결기이지 구원자, 즉 유저와의 교감과 사랑과 관련된 내용은 확실히 아니었음.


3) 제이드


-내용 요약 : 큰 상단을 이끌던 제이드는 자신의 재력만 보고 접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가식없이 상대를 대하는 구원자에게 반해있다. 또한 자신이 선의로 베푼 재물운이나 조언이 좋지 않은 결과로 돌아온 것을 후회한 것을 구원자가 위로해주며 더욱 마음이 깊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냅다 고백을 하기는 부끄러워서 이리저리 고민하다 결국 구원자에게 당당하게 마음을 전하기로 결심하는데...

-별점 : ★★★★☆

-평가 : 초기캐 중에서 인연스토리가 최고로 평가받고, 다른 좋은 인연스토리가 많이 나온 현재에도 좋은 평가를 받는중인 몇 안되는 초기캐임. 제이드가 인기가 좋은 이유는 연애 요소가 많이 들어있고, 내용도 진솔한 평민에게 감동한 부자라는 검증된 클리셰 때문 같음. 중간에 제이드 때문에 산에서 조난당한 아이를 구하러가다 비를 만나 동굴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함께 있는 장면에서는 제이드의 감정이 잘 드러나는데 마침 CG도 잘 뽑혔다고 평가됨. 흠이 하나 있다면 제이드가 주인공에게 반한 계기가 좀 사소해보이다보니(가식 없는 진솔함) 좀 너무 쉽게 반한것 같지 않냐는 느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괜찮은 편. 다른 정령들 인연스토리에 비하면 구원자가 그래도 활약을 하긴 하는데 조난된 아이를 직접 찾아서 비오는데 산에 올라간다거나, 저체온증이 온 제이드를 동굴로 데려가서 모닥불을 피워주고 걱정해주는 식으로 썸탈 요소는 어느정도 있음. 사실 구원자에게 반한 계기가 사소한거라도 제이드가 구원자 상대로 평소의 냉정한 모습과 달리 우왕좌왕하거나 둘이서 꽁냥거리는 모습을 보는것은 확실히 재미있다보니 별다른 불만이 없음. 말 그대로 러브코미디에서 흔히 볼법한 고독한 부자 히로인과 별거 아니지만 착한 남주인공의 연애 이야기라는 클리셰를 좋은 의미로 충실히 따른 거임.


4) 캐서린


-내용 요약 : 성당을 운영하며 모든 아케나인 정령들에게 있어 가장 선하고 고결한 수녀로 추앙받는 캐서린은 신앙에 삶을 바쳤음에도 구원자를 좋아한다는 것에 내적 갈등을 느끼고 있다. 구원자와 함께 전장에서도, 일상에서도 함께하며 그 마음은 커져가지만 전하지는 못하는 상황에, 캐서린을 추앙하던 정령들은 캐서린이 구원자를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마음을 품어서 신앙을 버리고 타락했다고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별점 : ☆☆☆☆☆

-평가 : 진짜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다음에 캐릭터 인연스토리 쓸때는 절대 이런 식으로 결말내면 안됨. 내용? 자연스럽고 개연성 있음. 상황? 원래 수녀 캐릭터가 사랑을 품고 갈등하는 것도 충분히 있을법함. 그럼 뭐가 문제인가? 바로 트루엔딩에서조차 실연 엔딩이 나온다는 거임. 유저들이 아무리 머리 굴려서 제대로된 선택지를 찾아내도 결국 캐서린은 신앙 때문에 사랑을 영원히 포기하기로 하고 구원자는 그걸 알면서도 뭐라 말 못하고 한숨만 쉬는 결말이 나옴. 유저들은 정령들이랑 꽁냥꽁냥하려고 스토리 보는건데 배드부터 트루까지 죄다 실연엔딩이다? 기분 좋을리가 없음. 차라리 캐서린이 수녀직을 포기하고 자기 마음에 솔직해지거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몰래 구원자에게 고백하고 자신의 타락을 인정하고 비밀리에 자유로운 삶을 살기로 한다거나 하는게 더 나았을거임. 기억해야할게, 에버소울의 인연스토리 컨텐츠는 캐릭터와 유저가 직접 맺어지는 미연시 장르라는건데, 어떤 선택을 해도 죄다 실연되는 엔딩이 나오면 유저들이 굳이 인연스토리를 공략할 이유 자체가 없어지는 셈임. 뭘 해도 솔로 루트인데 할 필요가 있을리가. 캐서린 루트는 다 좋은데 엔딩 하나로 완전히 말아먹었음. 때문에 캐서린 인연은 그냥 0점임.


5) 지호


-내용 요약 : 활발하고 긍정적으로만 보이던 그녀는 사실 고민이 있었는데, 공석인 가온의 영주 자리를 주변 사람들이 떠맡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 사람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은 크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모든 자유를 포기하기는 꺼려지고, 이 와중에 가온의 국가대표 부재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는 점점 커져가며 그녀의 부담감도 함께 커진다. 이에 지호는 평소 좋아하던 달고나로 점을 쳐서 자신이 가온의 영주가 되어야할지 정하기로 하는데...

-별점 : ★★☆☆☆

-평가 : 솔직히 지호 스토리가 나쁜건 아님. 그럼에도 점수가 짠 이유는 린지의 경우와 같은 문제점을 공유하기 때문임. 전체적인 내용에서 구원자가 지호와 아주 밀접하게 엮이며 마음이 연결된다기보다는, 그냥 지호 혼자 끙끙 앓는 상황에 구원자의 조언 몇마디로 지호가 알아서 마음을 다잡는 상황이다보니 연애 요소는 별로 없고, 주제도 지호의 정신적인 성장기를 다룬 것으로 보임. 중간에 나오는 부패한 부자의 갑질 문제도 주인공이 해결한게 아니라 그냥 지호가 알아서 나서서 해결한거고, 결국 주인공이 지호에게 도움준건 마지막에 달고나로 점치다 깨먹었을때 긍정적으로 생각 바꿀수 있도록 조언 몇마디 해준것 뿐임. 트루엔딩에서 지호가 구원자를 사랑한다곤 하지만 애초에 연애 요소 자체가 부족했다보니 유저들이 보기에도 좋다기보단 '어... 그렇구나...' 정도로 별 감흥이 안느껴지고 그냥 린지 스토리에서 결말만 커플엔딩으로 갈아낀 느낌임. 즉, 퀄리티가 성장물로써는 별 3개 이상은 줄 수 있을지 몰라도 미연시로써는 짜게 줄 수밖에 없음. 이렇게 보면 초기 캐릭터들의 인연스토리는 메인스토리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의 활약이 소홀해서 히로인이 왜 반하는지에 대한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공유하는 것 같음.


6) 아키


-내용 요약 : 떠돌이 해결사 아키는 여러가지 일을 하며 세상을 떠돌아다니고 언제나 밝고 즐거운 모습으로 모두를 도와주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녀는 숨겨진 어두운 비밀이 있는데, 과거 세상을 어지럽히던 검귀를 베었다가 놈의 저주에 걸렸고 이로 인해 그녀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면 검귀에게 정신을 지배당해 사랑하는 대상을 해치고 만다. 때문에 그녀는 누구보다도 고독했고 자신이 호감을 가지게 된 구원자에게 마음이 점점 가까워지지만 동시에 구원자를 위해서라도 그와 멀어져야 한다고 갈등하는데...

-별점 : ★★★★★

-평가 : 처음으로 나온 별 다섯개짜리 만점으로 아키를 시작으로 에버소울의 인연스토리 퀄리티가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님. 우수한 성능과 예쁜 외모에, 뛰어난 인연스토리가 더해진 결과 1차 공식 인기투표에서 아키가 1등을 하게 되었고 주제곡까지 얻게 됨. 물론 아키 인연스토리도 단점이 없는건 아님. 아키가 왜 구원자에게 반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보니 좀 쉽게 호감을 품는거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 수 있음. 하지만 그럼에도 아키 인연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주인공 구원자가 왜 '구원'자로 불리는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활약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배드엔딩에서는 아키를 구할 다른 방법이 없자 그녀의 칼을 맞고 사망해 아키를 해방하지만 그로 인해 아키가 더 불행해지는 결말이 나고, 노멀엔딩에서는 칼에 난자당하는 상태로 회복물약을 미친듯이 들이키며 버티는 모습을 보이고, 트루엔딩에서는 칼에 꽂힌 상태로 계약을 덮어씌워 검귀를 소멸시키기까지 하는 등, 구원자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정령을 구하는 주인공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유저들에게 각인시킴. 좀 단점이 있다면 아키의 칼에 맞는 묘사가 그냥 "아파! 하지만 참아야해!" 정도로 가볍게 묘사되는 점. 보통 다른 게임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상상을 초월한 고통으로 정신붕괴직전까지 몰려 대사창에 개판이 되고 시야가 붉어지며 바닥에 피가 철철 쏟아지는 등의 진지하고 현실적인 묘사가 있었을텐데, 아키 인연에서는 그냥 죽을뻔했지만 잘 버텨냈다 정도로 쉽게 끝난것같은게 아쉬움. 그래도 전체적인 면에서 보면 확실히 좋은 전개와 좋은 결말이고 유저들이 보기에도 왜 아키가 구원자에게 반하는가를 아주 잘 납득시켰다고 생각함. 사족으로 이런 식으로 목숨걸고 히로인들을 구하는 주인공들(니케 지휘관, 블루아카 선생님 등)은 하렘물 주인공임에도 유저들의 평가가 좋음.


7) 나오미


-내용 요약 : 미카와 시하의 매니저인 나오미는 예쁜 외모와 숨겨진 노래실력을 가지고 있는데, 많은 팬들이 그녀도 아이돌이 되기를 바라지만 거절해왔다. 하지만 연습생 1명이 데뷔를 못하게되며 급히 대타가 필요했기에 나오미는 단기 아이돌 계약을 맺고 활동하게된다. 사실 재능도 있었고 아이돌이 되는 것에 미련도 있었기에 나오미는 찬사를 받으며 잘 활동하지만 아이돌인 자신이 구원자에게 연심을 품는건 팬들을 배신하는게 아닌가 하는 갈등을 하게된다. 그렇게 활동 기간 막바지가 되며 나오미는 아이돌 계약을 연장해 꿈을 이룰것인가, 일반인이 되어 구원자와 함께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데...

-별점 : ★★★☆☆

-평가 : 사실 전체적인 면으로 보면 나오미 인연스토리의 전개과정은 캐서린과 비슷함.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경우 어떻게 해야하는가의 양자택일. 스토리 전개 자체는 그냥 다른 정령들 평균 수준임. 원래부터 큰 계기없이 구원자를 좋아했고, 스토리상에서 구원자와의 연애요소가 부각되진 않고 꿈을 향해 가다 마지막에 갈등하는 성장물이라는 점에서 지호와 비슷함. 하지만 나오미가 캐서린과 지호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건 엔딩 덕인데 배드, 노멀, 트루 모두가 다른 결말을 가지고 있고 연출력이 개선됨. 특히 배드엔딩에서 나오미가 정신이 망가진채 영원히 은둔하며 구원자에 집착하는 모습은 유저들을 충격에 빠트렸고 어떤 면에선 트루엔딩보다 임팩트가 컸다고 함. 노멀과 해피에서도 각각 꿈을 고르거나 사랑을 고르는 것으로 나뉘며 각자 만족할만한 결말을 얻는다는 점에서 나오미는 캐서린과 지호 등의 악평을 피드백한 결과 개선된게 아닌가 싶음. 그리고 마지막에 주는 코스튬을 봐도 지호 엔딩 코스튬이 꽤 악평이 많은 반면, 나오미는 기본 모델링도 잘 뽑혔는데 코스튬도 잘 어울리고 예쁘다는 평가를 받음. 정리하자면, 나오미 인연스토리는 지호 인연에서 엔딩 연출을 강화했고 워낙 캐릭터 자체의 미모나 성격 등의 요소가 좋기 때문에 스토리 퀄리티는 비슷해도 매력을 살리는데 성공한 거라고 볼 수 있음.


8) 도라


-내용 요약 : 숲지기가 되고싶던 도라는 사회성 부족과 서툰 대인교류 때문에 시험에 떨어진다. 구원자는 이를 개선하고자 도라를 아케나인에 거주하게하며 다른 이들과 교류하게 하는데 처음에는 실수를 자주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점점 개선된 모습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도라는 구원자의 도움을 받으며 점점 구원자를 친구가 아닌 이성으로 보기 시작하고 숲지기 시험에 합격하면 구원자와 멀어지게 되는게 아닌가 고민하게 된다. 결국 도라는 구원자에게 직접 마음을 전하기로 결심하는데...

-별점 : ★★★☆☆

-평가 : 솔직히 도라의 스토리는 나오미랑 주제나 수준이 비슷함. 그냥 도라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구원자와 가까워지게되며 엔딩에서 꿈과 사랑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 하지만 도라가 나오미와 비교했을때 차별화된 점은 도라 자체의 캐릭터성과 엔딩의 방향성임. 사교성 좋은 나오미와 달리 도라가 엉뚱한 행동이나 말투를 보여주는 모습이 유저들에게 귀엽다며 호평을 많이 받고 있는데, 특히 아르바이트를 할때 입은 복장과 특유의 괴상한 화법(존댓말도 반말도 아닌 말투)이 워낙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 결말 면에서도 나오미와 다른 점은, 나오미는 결국 트루엔딩에서도 꿈과 사랑중에 사랑을 선택하고 꿈을 포기해야 했지만 도라는 아케나인과 가까운 숲의 숲지기가 되며 꿈과 사랑을 동시에 이루는데 성공함. 때문에 나오미 루트에서 꿈을 포기하는 모습이 아쉬웠던 유저에게는 도라 유저가 더 취향에 맞을수도 있음. 도라 스토리가 그래도 나름 괜찮은 평가를 받는건 스토리 퀄리티보단, 도라라는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임.


9) 에일린


-내용 요약 : 어느날 구원자는 자신에게 접근해온 도적길드의 수장 에일린에게 중요한 도장을 도둑맞는다. 다행히 구원자의 재치로 도장을 돌려받는데는 성공하지만 에일린은 갑자기 구원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위험한 화학무기인 공허의 보석을 확보해서 팔아치우려는 놈들이 있다는 것. 잘못하면 아케나인 전체가 초토화될 위험이 있기에 에일린과 협조하기로 하지만 구원자의 주변 인물들은 에일린이 도적이라는 점에 경계를 하고 그녀가 구원자를 속이고있는게 아닌가 염려한다. 반면 에일린은 소중한 사람들을 모두 잃고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했던 어두운 과거를 알려주며 자신을 믿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던 중 공허의 보석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에일린은 단독으로 출발하고 구원자는 그녀를 믿고 도와야할까 고민하는데...

-별점 : ★★☆☆☆

-평가 : 캐릭터 자체는 좋았지만 그 매력을 어필하는데는 실패한 경우라고 생각함. 에일린 자체가 스토리 내에서 처음 등장하는 모습이 구원자에게서 도둑질을 하는 것이었다보니 시작부터 감점이 있었고, 무엇보다 공허의 보석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주로 초점을 둔 탓에 구원자가 에일린을 위해 힘들게 노력한건 결말부근을 제외하면 별로 없었다보니 에일린이 구원자를 좋아할 이유도, 구원자가 에일린을 좋아할 이유도 느껴지지 않았다는게 문제임. 배드엔딩에서 구원자가 에일린을 구하려다 죽는 모습은 아키 배드엔딩과 비슷하지만, 아키는 자기가 잘못한것도 없는데 씌인 검귀 때문에 벌어진 일이고 스토리 내에서 구원자와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여러번 보이다 구원자 사망 이후 처절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유저들의 감성을 자극함. 반면 에일린은 시작부터 구원자를 이용해먹고 자기 과거 이야기할때 외에는 깊게 교감한 적은 없었고 그냥 구원자 끌고다니며 공허의 보석 추적에만 집착했다보니 구원자가 죽고 무너지는 모습에서도 불쌍하긴 해도 한편으로는 그녀가 자초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다보니 에일린에 대해 오히려 반감이 생길 여지도 있음. 내용중에 구원자가 적극적으로 에일린을 돕다가 위험에 빠지고, 그로 인해 에일린이 구원자를 끌여들인 것을 후회하는 등의 묘사를 넣었다면 공감을 받을 수 있었을지도 모름.


10) 클레르


-내용 요약 : 기사단장 클레르는 평소 모두의 모범이 되는 영웅이지만 계속된 과로 때문에 피로가 쌓여 업무능률이 심하게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유리아는 휴가를 명령하지만 한번도 쉬어본적이 없던 클레르는 오히려 불편해한다. 이에 구원자는 클레르가 잘 쉬도록 그녀와 휴가여행을 가던중 비비안의 농간으로 클레르와 둘만 무인도로 떨어진다. 게다가 비비안이 섬에 결계를 씌워 낯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으면 영원히 가둬두겠다고 위협하는 바람에 둘은 어쩔수 없이 섬에서 동거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날이 지나며 클레르는 지금까지 느낀 적 없던 새로운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는데...

-별점 : ★★★★☆

-평가 : 오랜만에 나온 평가가 좋은 인연스토리인데 전체적인 내용은 이미 다른 매체에서도 여러번 나온 클리셰가 많음. 융통성없는 여기사가 남주인공과 함께 낙오된 채로 지내며 재미있거나 그렇고 그런 상황을 겪으며 자신도 모르고 있던 새로운 마음을 깨닫고 그것이 점점 사랑으로 발전하는 이야기는 이미 흔한 이야기임. 하지만 흔하게 쓰인 스토리 전개 방식 이라는 사실은 그것이 잘 먹히는 스토리라는 걸 증명하는 셈임. 클레르 스토리는 아키 스토리처럼 영웅적인 활약을 보이고 감동적인 결말을 맞이하는건 아님. 오히려 전체적인 스토리는 제이드처럼 철저하게 연애와 코믹이라는 요소에 초점이 맞춰져있고 다른 요소는 대부분 배제됨. 하지만 다른걸 포기한 대신 그 두 요소를 확실히 잡아내는데 성공했는데, 완벽하지만 고지식한 여기사님이 옛 친구의 장난에 신나게 휘둘리며 분노를 터트리다 결국 자기 진짜 본성을 깨닫고 폭주한다거나, 주인공이 고생끝에 저녁거리로 생선을 잡았는데 보스레이드에서나 나오던 괴수가 그대로 먹튀를 한다거나 하는 가볍고 즐겁게 볼 수 있는 러브코미디 장르로 볼 수 있음. 즉, 클레르 스토리는 철저하게 러브코미디 장르로 선택과 집중을 했고 그것이 좋은 의미로 대박을 낸 거라고 할 수 있음. 때문에 아키나 (나중에 쓸) 타샤처럼 진지하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좋아하는 입장이라면 클레르 스토리가 가볍게 느껴진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그 가벼운 전개 덕에 크게 호불호를 타지 않고 안정적으로 호평을 얻을 수 있던 것으로 보임.


11) 벨레드


-내용 요약 : 방주 메타트론의 자폭과 메피의 실종 이후 5호 방주 자드키엘이 구원자를 돕기 위해 에덴에 도착한다. 5호 방주의 오퍼레이터 벨레드는 구원자에게 헌신적인 태도를 보이며 구원자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문제는 그 노력이 열심 정도를 넘어 지나치게 무리하는 수준이고, 벨레드의 사고방식이 정령을 노예 취급하던 초인류의 것 그대로이기때문에 정령을 위해 초인류와 적대하는 구원자 입장에서는 난감하기만 하다. 구원자는 어떻게든 벨레드에게 자신이 정령을 구할 책임이 있다는걸 알려주려하지만 벨레드는 이해하지 못하고 흑기사를 찾아가 대화까지 하며 오해를 더 키우게 된다. 결국 몇몇 정령들은 벨레드가 초인류의 스파이라고 오해해 5호 방주를 급습하고 구원자는 정령들과 벨레드를 중재해야 할 상황에 놓이는데...

-별점 : ★★★★☆

-평가 : 벨레드 에피소드는 메피 에피소드에서 보여준 인공지능의 자아 문제를 더 잘 보여주면서도 캐릭터 자체의 매력도 잘 보여준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음. 작중 벨레드는 맹목적일정도로 구원자를 따르면서도 정령들을 도구 취급하는 초인류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의미심장한 점은 이런 벨레드의 모습이 자기 자신의 판단으로 내린 것이거나 악의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태어날때부터 초인류가 심어준 정보를 날것 그대로 받아들였기때문이라는 거임. 구원자는 이렇게 태어날때부터 악의없이 불건전한 사고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벨레드와 자신의 목표가 충돌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해야함. 결국 이는 엔딩에서 벨레드에게 자신의 이상을 강요하려다 초인류가 정령을 도구취급했듯, 구원자도 그녀를 도구로 여기는 거나 다름없는 상황이 벌어진다거나, 벨레드의 진심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그녀 역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결단을 내려 벨레드와 이상을 공유하는 것도 가능함. 이렇게 진지한 주제와 결말이지만 벨레드가 보여주는 의욕만 큰 푼수 메이드라는 이미지가 작중 스토리에서 잘 보여주면서 캐릭터에 대한 매력이 잘 어필되었다고 생각함. 애초에 푼수 메이드 속성 캐릭터가 오덕계에서 워낙 인기 많은 요소이기도 하다보니 더 잘 먹힌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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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평가는 야수형인데 언제 쓸 수 있을지 모르겠음.


아무튼 긴 글 읽어줘서 감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