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조앤이 출시되면서 해당 캐릭터의 인연스토리가 업데이트 되었다. 다만 지금까지의 다른 정령들과는 다르게 정말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나온 것 같다. 특히나 '정령과 인간' 그리고 '인간의 정령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령들의 '영원함'이라는 주제들이 이번 인연스토리에서 이를 한번에 포함하고 있는 것 같아 보면서도 느꼈던 것을 한번 의식의 흐름대로 두서없이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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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령과 인간

확실히 정령과 인간은 차이가 많다. 정령들은 영원을 살아가는 그야말로 무한한 생명력을 지닌 존재들(물론 한번 죽어도 다시 되돌아오니)이고, 인간은 유한한 생명력을 지닌 존재이다. 그렇기에 10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체감해본다면 정령들은 별거 아닌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어도 인간한테는 굉장히 멀게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상술했듯이 정령은 죽어도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나 인간은 죽으면 끝이다. 


(1-1) 주인공의 내적 갈등

이러한 차이 때문에 일부 작전은 차질이 생기는 등 진척이 내지 않자 주인공은 자신을 정령처럼 영원한 생명을 얻으면 이런 상황도 한결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당연한 것이다. 작전 도중에 기습이라도 당해서 사망해버린다면 그날부로 에덴은 사망 선고를 받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이자 구원자인 주인공을 가장 보호 1순위로 잡고 실행하는 작전들인만큼 회의 때 굉장히 민감해질 수 밖에... 자신이 죽으면 에덴 구원은 모두 실패로 돌아가기에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러길 희망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정령처럼 되살아나거나 적어도 정령에 준하는 생명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을지도. 물론 조앤의 말은 '가능하다' 였으나 실제로 정령화를 한다면 여러 리스크를 감당해야한다. 기억 상실,신체 구조의 결손, 정령술사 능력 상실,감각 기관의 상실 등 여러가지가 있으나 특히 인간성을 상실해버린다 라는 것은 정령들과의 유대와 교감으로 얻은 호감을 비롯한 사랑은 물론 그들과 함께 해왔던 기억들(좋았던 나빴던)까지 모조리 포기한다 는 것과 같기 때문에 강해진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소탐대실이라는 말이 있듯이 강한 신체를 얻어려다가 정령들과의 관계를 비롯한 감정 등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갈등할 수 밖에 없는 상황.


(1-2) 선택에 따른 대가 (배드엔딩과 트루엔딩의 비교)

선택은 물론 주인공이 한다고는 하지만 배드엔딩에서 그 대가는 엄청났다. 물론 자신이 구원자이고 언제까지고 정령들 앞에서 계속 무능하고 허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었기에 정말 고심해서 내린 결정일 수도 있다. 또한 인간이기에 자신을 보호해야하는 정령들이 자신 때문에 고생거리만 늘어난다는 것에 대한 근심도 그렇고 작전 도중에 부상을 입거나 죽어버리는 동료들이 있었기에 거기에서 비롯한 슬픔과 자책 등을 느끼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특히 메피의 희생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적들은 계속 밀고 들어오는데 그런 감정들이 작전 중에 벌어진다면 오히려 작전에서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으니. 그렇지만 언급했듯 그는 정령들과의 관계는 물론 그들 사이에서 느끼는 감정을 모조리 포기해버렸다. '나는 '구원자'고 내게 다른 정체성은 필요하지 않다.' 라고 한 것을 보면 더더욱 이를 증명해주듯이 앞으로는 그저 에덴의 구원을 위한 기계로써만 활동하고 다른 것은 다 필요없다 라고 말한 것이나 다름 없다. 케이린이 그런 주인공의 모습을 본다면 '자신들의 침략을 어떻게서든 막아보려고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간 것이다' 라고 경악하면서도 적이지만 속으로는 자신이 반갑게 느껴졌던 '인간'을 잃어버린 상실감에 빠지는 것은 물론 결국 그런 주인공에게 칼을 겨누게 될지도.


트루엔딩(노멀도 똑같이 안하겠다 라는 선택을 하였으니 예외로 둠)에서는 자신이 정령이 된다고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은 것은 물론 언급했던 감당해야할 수많은 리스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결국 다른 방향을 찾아보자고 조앤에게 제안했다. 식단이라던지 그외 다른 사소한 것이라도 그를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은 수없이 있을테니 이를 활용해보자는 것. 뭐든 큰일을 한다면 정말 마음의 준비라는 것도 있어야겠지만 정 그게 감당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기 때문에 트루엔딩에서의 전개가 정말 현실적이다. 그 대가를 감당할 수 있는 자신감이면 해도 되겠지만 정 안된다면 포기하고 한발 빠지는 것도 하나의 용기가 될 것이다. 어쩌면 정령화를 선택한 것은 하나의 '만용'이 될지도.


사실상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아닐까 싶다. 인간인 자신은 무력하고 정령들보다도 힘이 약한 것은 물론이요. 죽으면 거기서 끝이기에 강해지고자 하는 마음에 정령처럼 영원에 가까운 삶을 얻어서라도 에덴의 구원을 성공으로 이끌어내고 싶은 심리가 엿보였다. 물론 메인스토리를 보면서도 느꼈던 부분이기에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긴 했었다. 그렇지만 배드엔딩에서 볼 수 있듯이 스스로 정령이 된 대가는 어마어마했다. 비록 강해졌어도 자신이 그렇게 소중히 여겼던 상대가 다치고 죽어도 아무런 감정이 없이 나아가는 모습은 실로 무섭지 않을 수가 없다. 몸에서 힘이 빠져나갈 정도로 잔인하였다. 그를 보좌해주는 정령들이 '그는 확실히 강해졌다. 하지만 더 이상 그는 정령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2) 영원에 대한 이면

위에서도 언급했었는데 조앤의 스토리는 의외로 '영원'을 주제로 담고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이전 중국사에서 진시황제가 불로불사를 꿈꿔온 사례도 있었으니 영원을 바란다는 것은 사실 이상하지는 않다. 하지만 조앤이 언급하기로는 '기억을 잃지 않고 어느정도 오래 산 정령들 대다수가 우울감을 느낀다' 였다. 계속 반복되는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니 질리지 않을 수가 없다, 한 때 정말 사랑했던 존재가 어느 순간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라는 등, 영원을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안 좋은 점들이 드러난다. 사실 스토리를 보면서도 막연하게 '영원히 죽지 않으면 가장 좋지 않을까 ?'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기에 일전에 벨라나의 스토리를 보면서도 이해가 안되었지만 조앤의 스토리를 접하고 난 후에 그게 이해가 되었다. 


벨라나는 노멀엔딩에서 한 때 '영원히 산다는 것은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내 선택에 하나하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라는 말을 했었다. 이는 결국 조앤의 인연스토리에서 나왔던 내용들을 '풍경'을 예로 들어서 좀 껴맞춰보면 대강 '이미 그 풍경에 무뎌져있고 설사 계속해서 반복되는 풍경을 보지 않을거라고 자신 스스로가 선택한다 해도 그럴 수 있는 방법도 없기에 결코 그 풍경에서는 자유로울 수가 없으며 하물며 그런 선택에도 의미가 없다' 라는 말이 될 것이다. 어쩌면 벨라나는 자신의 인연스토리에서 '영원'과 관련한 어두운 면을 진작 꼬집어 놓은 정령이 아니었을지. 


(2-1) 영원하면 행복해질까 ?

사실 정확한 답은 없다. 누군가는 영원을 바라면서 고작 인생 100년을 어떻게 즐기다 가는거냐 하고 생각하고 영원을 원하는 반면 누군가는 벨라나처럼 영원히 산다고 그게 행복이 아니다 라고 회의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인생을 살면서도 못해봤던 것을 발굴하다보면 수없이 많이 나올 것이고 그것을 다하기에는 생명적인 제약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걸 모두 해보기 위해서라도 영원을 바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영원을 얻어서까지 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  그런 욕망을 영원을 살면서 채워나가면 행복감 자체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욕망은 밑도 끝도 없기에 영원히 살면서 그걸 채우려고 갈망하고 설사 채운다고는 해도 과연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인지 사실 의심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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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영원함'이라는 주제만 놓고 본다면 굉장히 심오해질 것만 같다. 

어쩌고보니 갑자기 철학적으로까지 들어가려고 하였는데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조앤의 인연스토리는 사랑과 연애 말고도 영원함 그리고 인간과 정령 그리고 수명 문제에 대해서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영원함이 과연 인간에게 적용되었을 때 과연 플러스 요소가 되는지 마이너스 요소가 되는지를 고민해보는 계기도 되었다고 본다. 글이 좀 두서 없이 길어졌지만 이런 생각과 느낌이 나올 정도로 조앤의 이야기는 정말 잘 만든 이야기라 생각함.


또한 조엔 인연스토리의 배드엔딩 관련 느낌은 또 '배드엔딩의 특징 5편'에 따로 써서 붙여볼 예정임. 


어쨌든 필력 부족한 글 봐주셔서 감사함... 지적 등 모두 환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