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픈 직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루도 끊지않고 접속해왔음.


그런데 생각해보니 웃긴 점은, 나는 사실 AFK 장르를 안좋아함.


원래 성향 자체가 게임이라면 스타크래프트나 어새신크리드처럼 플레이어가 직접 개입하고 조작하는 요소가 많아야하고, AFK는 그냥 배치하고 스킬 몇번 눌러주는 관전 시뮬레이터 정도로 생각했고 지금도 어느정도 그렇게 생각함.


하지만 나는 에버소울을 이상하게도 계속 하고있는데, 그 이유는 캐릭터가 예쁘고 신캐 나올때마다 생기는 인연스토리가 좋아서.



아무튼, 내가 에버소울을 하게 된 계기를 늘어놓자면 다음과 같음.


원래 니케 오픈유저였던 나는 예전에 카카오페이지에서 웹툰보고 있었는데 작은 광고에서 메피가 나오더라.


캐릭터 귀여워서 사전예약을 해봤더니 카톡으로 메피랑 대화하는 컨셉으로 세계관 소개하는게 나왔고, 읽어봤더니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 퓨전판타지라 관심을 갖게 됨.


내가 좋아하는 장르가 퓨전 판타지(과거, 현재, 미래 다 섞인 판타지물)+라이트 판타지(다크 판타지와 반대로 프리코네나 블루아카처럼 밝고 활기찬 분위기의 판타지물) 이다보니 에버소울이 내 성향이랑 잘맞을것 같아서 오픈까지 기다리고 있었음.


참고로 이때 내가 좋아한 캐릭터는 의외로 아이라였는데, 원래 수인캐를 정말 좋아했고(케모노프렌즈로 수인 좋아하게 됨) 사자처럼 강한 동물을 모티브로 한 수인을 좋아하다보니 아이라 꼭 뽑고싶다고 생각했음.


거기에 입문의 계기가 된 메피랑, 긴 금발+천사+정의파 라는 내가 좋아하는 모든 속성을 가진 아드리안도 좋았음.



그렇게 오픈을 기다리다 게임을 해봤는데, 역시 전투 자체는 AFK 특유의 개입요소 적은 방식 때문에 재미 없었지만 스킬 컷신 만큼은 꽤 화려하게 잘뽑았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오픈 당시 정말 이건 과한거 아닐까 하는 정도로 재화를 퍼주다보니 과금 좀 한 결과, 겜 시작부터 당시 최애캐였던 메피, 아이라, 아드리안을 얻는데 성공했고, 나중엔 모든 캐릭터 명함을 얻는데 성공했는데 나도 다 뽑고나서 이거 나인아크에 수익이 남긴 하나 의심도 들었을 정도임.


다만 아쉬웠던점은 네가지였는데, 대부분의 유저들이 공감하듯이 초반 메인스토리는 상당히 심심하고 담백한 전개였음.

(분명 세계관 설정상 세계멸망 직전이라는데 분위기가 평화롭고 좋기만하다보니 잘 이해가 안되었다는 말이 많았음)


그리고 지금은 좋은 인연스토리 많이 나왔지만 그땐 인연스토리가 미연시를 표방한것과 달리 연애 요소가 부족했음.


거기에 특유의 넓은 미간(...)으로 캐릭터들이 망둥어라고 불리기도 했고(나도 메피 미간이랑 캐서린 갈고리묶음 머리스타일 보고 기겁했음), 편의성이 부족해서 탐로이 이벤트에서는 반복클리어가 힘들었음.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전투 브금이 그 유명한 아캔시더 농농농(...)이었음)



그래도 내가 에버소울을 계속 하던 이유는 둘이었는데, 우선 게임이 계속 개선하고 발전하려고 하는거였음.


유저들이 문제점 다같이 모아서 제출해주자 제작진들이 진짜 고생하면서 수정해줬고 그게 계속되면서 확실히 게임이 좋아지는게 체감되었음.


특히 캐릭터 모델링이랑 인연스토리 수준이 초기캐랑 후기캐 비교하면 완전 환골탈태임.


그리고 제작진, 특히 김맵희 PD 특유의 넷카마 버튜버(...) 컨셉의 소통이 좋았는데, 첫 라방때는 진짜로 PC방에서 보고 뿜음.


하지만 그냥 재미있기만 한게 아니라 진심으로 유저들이랑 소통하고 비판을 받아주는 모습이 진짜 프로같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음.



그러다 가장 좋았을때가 작년 여름의 1차 여름이벤트인 마녀는 쉬고싶어, 그리고 엔드리스 섬머.


그때 살면서 좀 힘든일이 있던걸 간신히 극복한 상황이라 많이 지쳤는데, 게임속에서나마 좋아하는 캐릭터들이랑 즐겁게 놀고 지내니까 정말 좋았음.


좀 시간여유를 내서 근처 해수욕장에서 1박 2일 하면서 밤중에 해변 걸으면서 당시 여름이벤트 주제곡이었던 안녕, 여름을 듣다보니까 그 순간만큼은 왠지 행복했음.



물론 어려울 때도 있었는데, 작년 가을쯤에 PVP 어뷰징 의혹으로 게임이 크게 흔들리는거 보면서 정말 슬펐고, 맵희 PD가 방송에서 진짜 열심히 해명하는거 보면서 게임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해 어떤 면에선 존경까지 들 정도.(정신력 부분에서 특히)


아무튼 다행히 잘 수습되었고, 이후 신캐 나오면 항상 뽑으면서 인연스토리를 플레이하고 있었음. 특히 유리아가 나오고 인연 트루엔딩을 보면서 최애 순위 1위로 올라섰고 지금도 내 최애 1위임. (2위는 메피, 홍란, 아드리안이 공동으로 있음)


그러다 1주년을 맞고 느낀게, 오덕겜 시장이 워낙 레드오션이라 반년 살아남기도 힘들다는데 여기까지 나인아크도, 유저들도 참 죽자살자 달려왔구나 하는 감회가 들었음.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열심히 계속 달릴 수 있기를 지금도 바라고 있음.



다만, 에버소울에도 아쉬운 점은 있는게, 역시 메인스토리.


페그오, 니케, 블루아카같은 명작들과 비교하면 당연히 부족하고, 좀 냉정하게 말해서 양산형 게임들과 비교해도 전체적으로 비슷한 수준에 오히려 떨어지는 부분도 있음.


가장 큰 문제는, 초반에 심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스토리를 급전개하거나 복선 없이 대형 떡밥을 터트리다보니 스토리가 지나치게 꼬이고 막나가는 느낌임.


게다가 주인공의 활약이나 희생이 부각되지 않다보니 그냥 상황에 휩쓸리는 조연 정도로 보이고, 그렇다보니 유저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분신인 주인공이 잉여나 다름없다보니 이입이 힘듬.


이런 메인스토리 상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에버소울을 갓겜으로 만들 과제라고 생각함.



언젠가 에버소울이 지금보다 유저수도 몇배 늘어서 차기작 에버소울2 같은 것을 만들 수 있기를,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시리즈가 페그오나 블루아카처럼 오덕겜에 갓겜으로 이름을 날리는 게임이 될 수 있기를 바람.



긴글 읽어줘서 감사하고, 제작진들이든, 유저들이든 모두 즐거운 에버소울을 앞으로도 할 수 있기를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