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전편)

1. 인간형 정령 인연스토리 평가글 : https://arca.live/b/eversoul/102423685

2. 야수형 정령 인연스토리 평가글 : https://arca.live/b/eversoul/102499598

3. 요정형 정령 인연스토리 평가글 : https://arca.live/b/eversoul/103083789



이번에는 불사형에 대해 써봄.


사실 나는 음침하고 불길해보이는 느낌이 싫어서 불사형 타입을 별로 안좋아함.


하지만 의외로 인연스토리 퀄리티 높은건 불사형이 제일 많은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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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올레트


-내용 요약 : 구원자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진 비올레트는 구원자를 매혹하려 하고, 그런 그녀에게 일방적으로 휘둘리게 된다. 그러던 중 그녀와 식사를 하던 중, 괴식을 먹고 구원자가 기절한 것을 계기로 비올레트가 음식의 맛을 느끼지 못하고 고통과 절망의 감정이 담긴 것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후 비올레트는 더 적극적으로 다가오고 구원자는 고압적이면서도 매혹적인 그녀에 대해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되고, 마침내 그녀의 초대를 받고 자신의 진심을 깨닫는데...

-별점 : ★★★☆☆

-평가 : 초창기 캐릭터 중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캐릭터중 하나로, 구원자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한다는 점에서 연애물로 점수를 잘 받을만함. 다만 캐릭터성 자체가 고압적으로 구원자를 자기 멋대로 통제하려는 모습을 보이다보니 주인공이 일방적으로 휘둘리는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음. 특히 비올레트가 구원자를 사랑하더라도 존중하지 않고 감정까지 전부 자기 원하는대로 통제하려는 모습은 사람에 따라 오히려 거부감이 들 수도 있고 심지어 '왜 구원자가 비올레타에게 반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구원자가 마조히스트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음. 사실 이는 대부분의 불사형 정령들이 공유하는 성향으로, 원래 불사형 정령들은 대부분 성격이 어딘가 엇나가있는 경우가 대부분임. 그래도 비올레트라는 정령이 여왕님 캐릭터로서는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고 트루엔딩에서 기원이 되는 유물인 판도라의 상자와 관련된 '희망'을 비올레트가 깨닫는 것은 정령의 기원과도 잘 연계된 스토리라고 생각함.




2. 가넷


-내용 요약 : 비 오던 날, 구원자가 우산을 씌워준 것을 계기로 구원자에게 반하게 된다. 처음에는 마냥 귀여워보이기만 하던 그녀였지만, 사실 그녀가 품은 감정은 집착을 넘어서 광기에 가까운 애정이었고, 구원자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는 정령들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심지어 살해하고 인형으로 개조하는 등의 끔찍한 행동을 반복했다. 구원자는 이를 말리려 했지만 가넷은 구원자가 자신을 버리려 한다며 더 공격적으로 변한다. 심지어 구원자의 안위를 걱정해 가넷과 거리를 둘 것을 제안한 메피를 살해 공격하고 구원자를 납치하기까지 하는데...

-별점 : ★☆☆☆☆

-평가 : 좀 냉정하게 평가하면, 가넷이라는 캐릭터는 하드 얀데레 좋아하는 사람들만 좋아할 수 있을 것 같고 나머지는 오히려 반감을 느끼거나 이해를 못할 수도 있음. 아무리 얀데레가 인기 많은 캐릭터성이라지만 가넷은 그게 과한 경우임. 다만 이는 스토리 자체나 가넷이라는 캐릭터의 문제라기보단 얀데레 하드라는 요소가 가진 비판점이니 큰 문제는 되지 않고 오히려 얀데레물이라는 상황 자체는 정석적으로 묘사됨. 가넷 스토리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구원자의 태도임. 중간에 가넷의 악행을 알게되고 가넷을 말리려하다가 오히려 위협을 당하게 되는데, 배드엔딩에서는 가넷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살해당하고 인형으로 개조되고, 노멀엔딩에서는 도망치는데 성공함. 그런데 트루엔딩에서는 난데없이 자기도 가넷이 없으면 안된다, 가넷의 그런 면마저 사랑스럽다고 하는데, 방금 전까지 온갖 미친짓을 다하고 자기까지 죽이려던 상대에게 구원자가 난데없이 반해버리고 자기를 인형으로 개조해달라고 먼저 말하고있으니 보는사람 입장에서는 '이새끼도 미친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음. 특히 직전에 무려 메피가 살해당한(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인데 트루엔딩에서 이러는거 보면 얘가 생각이 있는건가 함. 메피와 구원자의 관계성을 배제하고서라도, 지금 방주의 오퍼레이터가 생사불명인데 만약 죽었을 경우라면 이제 에덴은 X된거임. 앞으로 구원자는 방주를 어떻게 관리할건지, 초인류와는 어떻게 싸울건지 모르겠으니까. 따지고보면 자기랑 가장 가까운 정령이자 방주 그 자체가 사라진 상황에 그런 사태의 주범과 사랑에 빠지는게 이해가 안됨. 정리하면 가넷은 얀데레라는 캐릭터에 충실했을 뿐, 구원자의 심리묘사는 개연성도 현실성도 없었다.

*추가 : 스토리 다시 봤는데 메피가 죽었다고 직접 서술되진 않았고 공격했다고만 나와있는걸 보면 메피는 잠시 제압되기만 했을 뿐 살아있을 수도 있음. 다만 당시 구원자의 시점에서는 메피가 죽었다고 판단해도 이상하진 않은게 그때 구원자는 가넷이 살인을 여러번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 감안해야 함. 일단 배드/노멀/트루엔딩 3개 모두 가넷과 구원자 둘다 메피에 대한 언급이 전무하다보니 생사 여부는 알 수 없음.



3. 프림


-내용 요약 : 구원자는 프림의 길거리 공연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그녀와 친해진다. 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프림은 자신의 일에 애정을 가지고 늘 최선을 다했는데, 이는 영원한 삶에 지루함과 공허함을 느끼는 다른 정령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이다. 구원자의 도움으로 시하와 미카의 팬 이벤트까지 성공시킨 프림은 어느날 삶의 의욕을 잃은 정령을 위해 파티를 열어주려고 하지만, 파티가 시작되기 전 의뢰인은 결국 우울증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오랜시간 잠들어버리기를 택하고 프림은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기운을 잃는데...

-별점 : ★★★★☆

-평가 : 불사형 중에서 몇 없는 정상적이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라 다른 불사형들에 비해 별다른 심리적 부담감 없이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음. 그리고 인연스토리에서 정령들의 영원한 삶이 가진 어두운 면이 처음으로 부각되었다고 할 수 있음. 영원한 시간이 곧 권태가 되고 삶의 의욕을 잃다 결국 스스로를 영원히 잠들게하는 정령들과, 그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지만 모두를 구하지는 못하는 프림의 모습은 프림이라는 캐릭터가 단순히 밝기만 한 캐릭터가 아니라 마음속 어두움을 극복하기 위해 좌절을 반복하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캐릭터라는 것을 잘 보여줌. 이런 점은 구원자라는 캐릭터와도 의외로 공통점이 있는데, (비록 메인스토리에서는 아쉽게도 부각이 잘 안되지만) 늘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절망을 하면서도 자신이 할 일을 한다는 점에서 잘 부각되었다고 생각함. 언제나 필사적일 정도로 남들을 위해 노력하는 프림의 모습에 구원자가 감화되고, 절망한 프림을 구원자가 자기가 프림을 통해 느낀 대로 다시 일으키는 모습은 둘의 관계가 서로에게 기대서 계속 나아가는 것이라고 느껴짐. 트루엔딩에서도 구원자가 자신이 프림을 보고 느끼고 배운것을 그녀의 방식대로 돌려줘 다시 일으켜주는 모습은 구원자가 점점 그녀와 내면에서부터 닮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음.




4. 벨라나


-내용 요약 : 구원자는 어느날 자신을 싫어하는 정령 벨라나에게 독살당할 뻔한다. 이 사건 이후 다른 정령들은 벨라나를 경계하지만 구원자는 벨라나의 마음이 단순히 자신을 향한 적대감만 있는게 아니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벨라나는 정령의 영원한 삶에 불만을 느끼던중 구원자의 힘을 이용하면 확실한 죽음이 성공할거라고 믿고 구원자를 공격한 것이다. 이에 메피는 벨라나에게 구원자를 위협하지 말라고 경계하지만 벨라나는 오히려 자기가 죽길 바라고 구원자를 공격하기 시작하는데...

-별점 : ☆☆☆☆☆

-평가 : 벨라나 스토리는 출시 당시에 정말 최악의 인연스토리중 하나로 악명이 높았는데 얼마나 악평이 심했냐면 뽑기권이랑 코스튬만 얻으면 된다면서 내용 안보고 죄다 스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음. 나중에 에필로그가 추가된 후에야 그나마 킬링타임용으로 볼만한 여지가 생겼음. 사실 주제 자체는 나쁘지 않음. 단순히 적대적으로 보이던 히로인이 마음속에 아픔을 품고 있고, 주인공에게 미움과는 다른 감정을 가지지만 그걸 부정하기 위해 더 격렬하게 적대하다 결국 마음을 연다는 내용은 잘만 쓰면 감동적임. 그런데 벨라나 스토리는 벨라나의 본심을 제대로 부각하지 못했다보니 엔딩 직전까지 벨라나의 혐성만 잔뜩 보여주고 엔딩은 자살엔딩 2개에 냅다 도주하는 엔딩 1개로 끝나버리니 허무하기만 했음. 벨라나의 고민으로 정령의 영원한 삶이 싫어서 죽으려 했다는데, 제대로 내면 묘사도 없이 그냥 혐성만 부리니 짜증만 났고 배드엔딩이랑 노멀엔딩에서는 불쌍하다기보단 '그래, 네 소원대로 잘 뒈졌다' 같은 생각만 들었음. 츤데레라고 하기에는 츤은 제곱이고 데레는 하나도 없다보니 그냥 히스테리나 부린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임. 그나마 에필로그에서 마음을 열었다는건 확실히 보여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함. 벨라나 스토리 보려면 1화, 7화, 트루엔딩만 봐도 될 것 같음.



5. 니니


-내용 요약 : 자신의 소심함이 싫었던 니니는 성격변경 포션을 실험 복용하다 요염하게 구원자를 유혹하려하거나, 식당에서 인싸 흉내를 낸다던가 하다 나중에 이불만 차게된다. 그러던 중 유혹 모드로 구원자와 만나 콘서트장에 갔다가 니니가 펜스에 민망한 자세로 매달리는 사고가 나고 포션 실험을 중단하려 한다. 구원자의 설득에도 고집을 부리던 니니는 또 사고로 망신을 당하고 자신은 뭘 해도 안된다며 좌절한다. 하지만 구원자는 계속 니니를 도우려하고, 니니는 자신을 끝까지 도와주는 구원자에게 왜 자신을 도와주냐고 묻는데...

-별점 : ★★★☆☆

-평가 : 전체적인 스토리는 니니의 소심한 성격 극복기로 니니가 여러 성격으로 변하면서 생기는 해프닝은 즐겁게 볼 수 있음. 단, 니니의 성장 과정이 일방적으로 포션과 구원자에만 의존하는건 아쉬운 부분인데, 히로인이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도 있었다면 니니가 좀 더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함. 그리고 주된 내용이 니니의 심리 변화 과정에 집중적으로 초점을 두다보니 극적인 사건이나 위기는 없어서 심심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음. 하지만 소심계열 히로인을 좋아하는 취향이라면 니니 스토리가 잘 맞을거라고 생각함. 내용 전개도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극단적인 상황이 없다보니 편하게 볼 수 있다는점도 좋음. 또한 이 스토리에서는 구원자의 심리와 행동이 정령들을 구할 구원자가 아니라 그저 한 사람의 시점에서 묘사된 것이 좋음. 지금까지의 구원자가 '나는 구원자니 모든 정령을 구원할 의무가 있다'는 모습을 보였다면, 니니 스토리에서의 구원자는 충동에 휘말려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상대 그 자체를 사랑하려하는 평범한 남성의 모습을 보인게 신선했음.



6. 오토하


-내용 요약 : 구원자가 디자이너 일을 하는 오토하와 알게된 후, 정령들이 실종되는 범죄사건이 터지게 된다. 때문에 범죄예방을 위해 순찰을 돌던 중, 자신이 알던 오토하와는 다른 또다른 오토하가 정령들을 살해했다는 걸 알게된다. 평소의 과묵한 모습과 달리 자신에게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보이는 모습에 구원자는 당황한다. 때문에 오토하가 범인인지 의심하며 그녀에게 접근하는데 그녀와 교류하며 진범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오토하는 과거 자신의 영혼 일부를 따로 봉인해뒀는데 그것이 풀려난 것이 원인이었다. 그렇게 풀려난 또다른 오토하는 구원자에게 집착하고 진짜 오토하는 또다른 자신과 결단을 낼 각오를 하는데...

-별점 : ★★★☆☆

-평가 : 오토하 스토리 자체는 괜찮은 편이지만 출시 전에 김맵희 PD가 사전 소개를 했을때 '지뢰계' 라고 표현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논란이 있었음. 지뢰계는 (내가 정확히 알고있는지 모르겠는데) 평소엔 멀쩡하다 특정 키워드나 상황이 엮이는 순간 돌변해서 미쳐 날뛰는 타입이라고 알고 있음. 그런데 오토하는 지뢰계라기보단 그냥 인격 분리에 가까운 캐릭터라 맵희가 캐해를 잘못했다는 비판이 있음.(오히려 지뢰계에 걸맞는 캐릭터는 가넷이라고 생각함) 아무튼, 오토하 스토리는 분리된 인격이 지은 죄가 원본의 죄이기도 하는가를 주제로 하는데, 메인스토리 7장 마지막에서 모 정령이 하나 더 복사된 떡밥을 인연스토리에서 푼게 아닌가 싶음. 오토하 스토리는 이런 딜레마에 대해 유저가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 같음. 원본과 복제가 동일인물이라고 여긴다면 오토하가 진짜 자신을 되찾는 내용으로 감동적이란 평가를 할 수 있겠지만, 원본과 복제가 다르다고 여긴다면 오토하가 솔직히 자기 잘못도 아닌데 괜히 끙끙거린다고 답답할 수도 있음. (솔직히 나는 원본과 복제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같은 기억을 공유해도 중간에 분리되서 다른 삶과 경험을 쌓았다면 다른 존재로 여기는게 맞다고 생각함) 물론 위와 별개로 오토하라는 캐릭터 자체는 나름 잘 짜여졌는데 무뚝뚝해보이면서도 의외로 상식적이고 착한 성격에 마음을 연 후에는 적극적으로 구원자에게 대시하는 모습이 잘 드러났음.




7. 멜피스


-내용 요약 : 매일 구원자에게 온갖 장난을 치는 멜피스는 사실 밤의 일족의 처형인중 한명이다. 이 사실을 알게된 구원자는 늘 생사의 경계에서 싸우고 부상을 입으며 많은 사람들의 적대를 받는 멜피스를 걱정한다. 하지만 멜피스는 전부터 수많은 전투를 겪으며 먼저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다는 비뚤어진 마음을 가졌기에 그녀의 대인관계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브라이스의 병을 고칠 방법을 찾기 위해서라도 위험한 일을 해야한다. 때문에 멜피스가 적대감을 덜 받으면 지금보단 적이 줄어들거라고 생각한 구원자는 그녀의 성격을 고쳐주려 한다. 이에 멜피스는 반발하면서도 어쩌면 자신도 평화롭게 살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는다. 하지만 얼마 후 멜피스에게 원한을 품은 적들이 습격해오는데...

-별점 : ★★★★☆

-평가 : 멜피스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스토리와 주제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함. 단순히 잼민이로 보였던 멜피스가 사실은 어둠 속에서 싸우는걸 반복하며 마음에 상처를 입고 비틀린 안타까운 소년병이고, 동시에 냉혹한 암살자로 보였지만 사실은 평범하고 평화로운 삶을 원했던 아이에 불과했다는 점은 구원자가 왜 멜피스를 도와야 하는지에 대해 잘 설명해줬음. 그리고 멜피스가 단순히 전투광이 아니라 쌍둥이 브라이스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강함과 잔인함을 연기해야했다는 것이 심리묘사를 통해 잘 드러남. 특히 배드엔딩에서 브라이스를 잃은 멜피스가 완전히 정신적으로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음. 그리고 멜피스가 구원자와 교류하며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것도 좋았는데, 언제나 브라이스 외의 모든 존재를 적대하던 멜피스가 자신의 선 안에 조금씩 구원자를 들여다놓고, 나중에는 브라이스와 같은 수준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트루엔딩에서는 밤의 일족을 그만두고 학교생활을 하며 구원자와 맺어지는 모습은 브라이스의 삶에 구원이 왔다는 걸 이해할 수 있었음. 사족을 더하자면 멜피스와 맺어질때 브라이스도 같이 맺어지는데, 그렇다보니 자매덮밥을 좋아한다면 상당히 취향에 맞을거임.(나도 그 부류에 포함됨) 단, 트루엔딩에서 적들의 습격 위기가 좀 쉽게 풀린것 같아 아쉬웠음. 그냥 지문 몇줄로 구원자가 빡친 멜피스를 진정시키고 그녀와 브라이스를 대피시키고 쳐들어온 적을 제압했다 정도로 넘어가다보니 위기가 좀 싱겁게 끝난 느낌이었음. 차라리 구원자가 시간을 벌기 위해 직접 목숨걸고 싸우는 장면이 나왔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음.




8. 브라이스


-내용 요약 : 약한 몸 때문에 밤길에 쓰러진 브라이스를 도와준 구원자는 그녀가 불치병에 걸려 늘 몸이 안좋다는 걸 알게된다. 구원자는 그녀의 병을 고치길 원해서 브라이스를 데리고 마을에서 여러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지만 브라이스는 어짜피 자신은 오래살지 못하고 병을 고칠 희망도 찾지 못했다며 냉소를 보인다. 그러던 중 우연히 구원자를 피를 본 브라이스가 이상한 갈증 증세를 보이고, 심지어 구원자의 목을 물어 피를 빨아마시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런데 구원자의 피를 마신 브라이스의 건강이 잠시나마 확실히 좋아지고, 구원자는 브라이스를 구할 희망을 찾게 되지만 브라이스는 죄책감에 빠지고 만다. 이후 구원자는 자신의 피를 브라이스에게 수혈해 병을 치료하려 하지만 브라이스는 구원자의 건강이 걱정되서 치료를 거부하는데...

-별점 : ★★★★☆

-평가 : 브라이스의 스토리는 염세적인 병약 히로인 구원기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캐릭터 디자인부터가 워낙 잘 뽑혔는데 병약 속성이 작중에서 잘 묘사되고 주요 갈등 소재로 사용됨. 그리고 브라이스와 멜피스가 단순히 은혜를 갚는 관계에서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걸 수도 있을 정도로 발전하는 과정이 제대로 전개되었음. 세상에 어떠한 희망도 가지지 않던 브라이스에게 구원자가 세상의 즐거움을 알려주려 노력한 결과, 브라이스는 자신이 하고싶은 것에 처음으로 생각하게 됨. 이후 구원자의 피를 이용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구원자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치료를 시도하고, 반대로 브라이스는 구원자를 지키기 위해 차라리 자신이 죽는 것을 택하려고 하는 등,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안타깝지만 슬픈 연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음. 특히 배드엔딩에서 결국 고집을 꺾지 않은 브라이스가 자신의 죽음을 선택하고, 구원자는 그런 그녀를 어쩔 수 없이 존중하며 마지막을 함께하는 모습은 거의 모든 인연스토리 중에서도 가장 슬펐던것 같음. 이번 스토리에서 구원자가 브라이스를 위해 자신의 피를 뽑아내는 위험한 치료를 시도하는 것도 좋았는데, 구원자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자신의 목숨을 걸고 노력하는 모습은 구원자로서도, 브라이스의 애인으로서도 보기 좋았음. 다만 브라이스와 마찬가지로 트루엔딩에서 문제가 좀 쉽게 날로먹듯 풀린게 아쉬웠음. 엔딩 전까지만 해도 치료때문에 구원자가 죽거나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기는걸 걱정했는데, 막상 엔딩에서는 의외로 별 문제 없이 구원자도 멀쩡히 잘 끝났다는 점은 좀 허무했음. 만약 수술 중에 구원자 몸상태가 급격히 나빠져서 브라이스가 치료를 중단하려고 하는데 구원자가 기어이 치료를 끝까지 감행해서 브라이스는 회복되지만 구원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가 되고, 이후 브라이스의 간절한 마음 덕에 구원자도 간신히 의식을 차리는데 성공하는 위기가 있었으면 좀 더 감동적이었을 것 같아 아쉬움.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정말 좋은 인연스토리중 하나였음.




9. 레베카


-내용 요약 : 어느날 구원자는 레베카에게 속아 함께 놀이동산에서 땡땡이를 치던 중 그녀를 향해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마찬가지로 레베카도 구원자에게 새로운 감정을 느끼지만 이를 숨기는데, 갑자기 타브리아에서 레베카를 호출한다. 사실 레베카는 과거 타브리아 건국공신중 하나로 제국의 적을 숙청한 대신으로, 타브리아 황제는 위험한 국제정세를 대비해 그녀를 다시 제국의 관리인으로 임명했으며 최소 수십년간 레베카와 구원자는 만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레베카는 자신이 없어도 구원자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마지막 준비를 하지만 레베카의 태연해보이는 태도에 왠지 마음이 상한 구원자는 그녀에게 화를 내고, 결국 레베카도 자신 역시 함께 있고 싶다며 본심을 터트린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진심을 알게 되지만 결국 이별의 날이 오는데...

-별점 : ★★★★★

-평가 : 불사형 인연스토리중에서 가장 좋았던게 레베카 스토리임. 단순히 짓궂은 로리할매 정도로 알았던 레베카가 사실은 얼마나 어둡고 진지한 캐릭터인지 알 수 있었고, 그러면서도 평범하게 사랑을 하고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던 점에서 애틋함이 느껴졌음. 아주 오랜 세월동안 제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전쟁영웅인 레베카에게 있어 사랑과 청춘이 가지는 의미는 이룰 수 없기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을 거라고 생각함. 때문에 구원자와 함께하며 가벼운 태도를 연기하고 밝은 모습을 어떻게든 유지하려 했지만, 동시에 구원자의 책임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 사랑을 포기하고 떠나려 했던 모습은 레베카가 정말 사려깊은 '어른'이라는 것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함. 특히 배드엔딩에서 거의 걷지도 못할 정도로 망가진 몸으로 예전처럼 다시 어둠 속으로 돌아가 손에 피를 묻힐 각오를 하는 레베카의 모습은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상대방을 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희생하는 것이라는 걸 부각했음. 반대로 트루엔딩에서는 레베카가 포기했던 행복을 되찾고 제국의 칼이나 성숙한 어른이 아닌 레베카 자신으로서 보여준 귀여운 모습은 그녀가 진짜 자신을 되찾는데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이번 스토리에서 돋보였던 것은 구원자였는데, 늘 자신의 직책에 최선을 다하고 정령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만 보이던 구원자가 처음으로 감정적인 모습을 강하게 보였다는 거임. 메인스토리에서 유리아가 납치되었을때도 구원자의 태도는 침착을 잃지 않고 담담해보였는데(물론 이는 연출 부족 문제지만), 레베카 스토리에서는 자신을 위한답시고 떠나려하면서도 가벼운 모습만 보이는 레베카에게 강하게 화를 내고 대드는 모습을 보임. 이 순간만큼은 구원자가 아니라 그저 한 명의 남자로서의 모습이 부각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나쁘게 보이는게 아니라 오히려 구원자가 인간적으로 보이게 했다고 생각함.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감정에 솔직한 10~20대 남자의 모습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묻어있었다고 생각함. 그렇기에 지나치게 철이 들어버린 어른 레베카와, 그 순간만큼은 구원자가 아닌 그저 한명의 소년이었던 구원자가 서로를 향해 감정을 터트리는 장면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애절한 명장면이었다고 생각함.




10. 조앤


-내용 요약 : 구원자는 자신이 약한 인간이기에 정령들을 발목을 잡고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조앤에게 자신을 정령처럼 강하게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조앤은 구원자의 부탁대로 그를 강하게 하기 위해 연구를 하지만, 동시에 구원자가 원하는 영원이 꼭 좋은건만은 아니라는 걱정을 한다. 그럼에도 구원자를 위해 계속 노력하던 조앤은 자신의 책임을 위해 한계 이상으로 노력하는 구원자의 모습에 조금씩 마음이 간다. 그러던 중 조앤은 구원자가 정령처럼 강한 힘과 영생을 얻을 순 있지만 그 대가로 인간으로서의 모든것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걸 깨닫는다. 때문에 조앤은 구원자가 마음을 바꿀 것을 권하고 이에 대한 구원자의 선택은...

-별점 : ★★★★☆

-평가 : 조앤 스토리는 영원의 어두운 면에 대한 고찰이 잘 드러났고, 동시에 잘 드러나지 않던 구원자의 내면 묘사 및 성장 과정이 제대로 묘사되었다고 생각함. 예전에 본 글에서도 비슷한 주제를 다뤘으니 참고 바람(https://arca.live/b/eversoul/102849292). 에덴을 구해야하지만 힘이 부족하기에 갈등하는 구원자는 자기 자신을 포기해서라도 힘을 얻을것인지, 그래도 인간으로 남을 것인지 사이에서 갈등하는것이 주 스토리임. 하지만 스토리에서 제시하는 주제는 '결국 자기 자신을 잃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라고 판단됨. 배드엔딩에서 결국 힘을 고르고 인간성을 포기한 구원자는 목적을 위해 아군도, 자기 자신도 희생하는 기계가 되어버리고 결국 모두에게 상처를 남기지만, 트루엔딩에서 어려워도 다른 방법을 선택해서 결국 조금씩 결실을 맺어가며 희망적인 결말을 맞음. 즉, 자신의 책임에 매몰되던 구원자가 히로인의 진심을 통해 몸도 마음도 성장해 정도를 걷기로 하는 모습은 메인스토리에서보다 주인공다웠고, 성장물로써도 완성도가 높았다고 생각함. 아쉬운점은 조앤과 연애적으로 엮이는 내용은 부족하단 것으로, 자신을 아낌없이 희생하는 구원자의 모습에 감동해서 마음이 갔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구원자가 조앤에게 직접 뭔가 도움을 준 것은 별로 없다보니 조앤이 구원자를 좋아하기에 이유가 좀 부족한것같다는 느낌이 듬. 오히려 조앤이 구원자에게 해준게 더 많은데, 구원자를 위해 과로를 하다 쓰러지고, 에덴보다 구원자를 먼저 생각해서 차라리 구원자가 힘을 포기하고 인간성을 지키기를 부탁하고, 트루엔딩에서는 스스로 영생을 포기하고 함께 필멸의 삶을 살게 되는 모습은 조앤이 구원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함. 때문에 조앤 스토리는 구원자의 입장에서 보면 책임을 위해 자기 자신을 포기할 수 있는가 라고 해석할 수 있고, 조앤의 입장에서 보면 사랑하는 이를 위해 영원을 포기할 수 있는가 라고 해석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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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쓰는데 꽤 오래 걸렸음.


글이 날아가기도 했고, 여러가지 의미로 피곤하고 힘든 일이 많았고 일도 제대로 안풀려서 늦어졌음.


그래도 긴 글 읽어줘서 감사함.


언제 올라올진 모르겠지만 다음편은 악마형과 천사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