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 알아볼 유물은 클레르의 유물 잔 다르크의 깃발이야.




https://youtu.be/fshEzcawexs


시골 출신이지만 솔레이의 태양 기사단 단장 자리에까지 오른 클레르는 무척 진지하고 성실한 성격이며 그로 인해 모두의 모범이 되며 많은 정령들의 존경을 받는 대단한 정령이야. 한편 특정 상황에 엮이면 유독 침착함을 잃고 부끄러움을 타는 일면 또한 있는 정령이라고 할 수 있어. 인게임에서 클레르는 인간형 디펜더로, 적진 중앙으로 돌진해 진형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주로 맡아 특정 정령들을 카운터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어.

클레르가 침착함을 잃는 대부분의 경우가 홍란 때문에 발생한다는 건 넘어가도록 하자


홍란이나 루테처럼 복장이 문란한 정령들의 복장도 지적하고 교정하고자 하는 클레르지만, 인연 코스튬과 에버스쿨 이벤트에서 출시된 교복 코스튬을 보면 정작 가장 복장이 문란한건 클레르 본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굉장한 내면을 숨기고 있기도 한 클레르야. 그 진면모를 클레르의 인연 스토리에서 확인해 볼 수 있어. 왕도적이고 정석적인 러브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을 만한 스토리라고 생각해.


한편 클레르가 시골 출신의 정령이며, 인게임에서는 적 진형의 최전선으로 돌진한다는 특징은 클레르의 모티브 유물의 주인과 매우 잘 어울리는 설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유물의 주인에 대해서 알아볼 거야. 문맹의 시골 소녀가 어느날 갑자기 신의 계시를 받아 반 년 넘게 이어진 전선을 열흘 만에 승리로 이끌고 백년 동안 이어진 전쟁을 조국의 승리로 이끌었던 그녀의 이야기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어.


"성녀의 의자와 결의가 깃든 깃발.

전쟁터에서, 깃대를 들고 선두에 서는 것은 누구보다 긍지 높은 일.

그녀는 참혹한 전쟁 가운데서도 끝까지 고결한 마음을 잃지 않고 병사들을 보호해 왔다."


- [잔 다르크], 1903년 알베르 랭슈 판화

- 생전 잔 다르크의 기록을 바탕으로 묘사한 잔 다르크의 깃발

- 잔 다르크가 생애 사용했다고 알려진 생트 카트린의 검


때는 잉글랜드와 프랑스 간의 백년 전쟁이 말기에 접어들었을 때, 1425년 13세의 소녀였던 잔 다르크는 "프랑스를 구하라"라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고, 1428년 마침내 그 부름에 순명할 것을 결심하게 돼. 주변 사람들, 그리고 후에 샤를 7세가 될 도팽 샤를 또한 이런 그녀를 의심하고 시험했지만, 당당히 그 시험들을 모두 통과하고 잉글랜드에게 포위당한 오를레앙의 포위를 풀도록 출병하게 돼. 이 때 그녀의 나이는 고작 17세에 불과했어.


전장에서 눈에 띄는 순백의 갑옷을 입고 깃발을 들고 선두에서 용맹하게 싸운 잔 다르크의 용병술에 의해 압도적으로 유리했던 잉글랜드군조차 패퇴를 거듭하며 철수할 수밖에 없었고, 마침내 1429년 5월 반 년 넘게 지속된 공방전이 고작 17세 소녀의 등장만으로 열흘만에 끝이 나 버려. 잔 다르크의 참전으로 프랑스가 오를레앙을 해방하는 데 성공한 거야. 하느님과 그리스도교의 존재가 당시 상식이라고 취급되던 시대에서 이러한 잔 다르크의 등장은 프랑스군에 천군만마와도 같은 사기를 안겨주었을 거야.

- 1429년 6월 26일부터 7월 17일까지 잔 다르크가 이끈 프랑스군의 진격로


오를레앙을 해방한 이후 랭스까지 진격한 잔 다르크는 샤를이 대관식을 진행할 수 있게 해 주었고, 그렇게 샤를은 프랑스의 국왕 샤를 7세로 등극하게 돼. 하지만 그녀의 영광은 거기까지였을까, 전쟁의 마무리에 대한 의견의 차이로 인해 샤를 7세와 잔 다르크는 대립하게 되고(사실 샤를 7세는 이전부터 잔 다르크를 좋게 보고 있지는 않았지만) 끝내 코피에뉴 공방전에서 잔 다르크는 잉글랜드군에 포로로 잡히게 되고 말아.


파리로 호송된 잔 다르크는 당시 잉글랜드파에 속한 이단심문관들에 의해 이단 재판을 받게 돼.(마녀 재판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당시 잔 다르크가 받았던 재판은 마녀 재판이 아니라 이단 재판이야.) 일개 시골 소녀가 신학 전문가 70명과의 공방전을 주고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그녀에게는 극도로 불리한 조건에서 재판을 받았던 셈이야. 하지만 이 70명의 이단 심문관들은 잔 다르크에게서 그녀의 혐의를 입증하거나 자백을 받아내는 데 실패하고 말아. 다음은 당시 잔 다르크의 이단 재판에서 실제로 재판관들이 던졌던 질문과 그에 대한 잔 다르크의 답변을 추려낸 내용이야.


이단심문관 : 성 미카엘의 몸엔 털이 나 있던가?

잔 다르크 : 그럼 밀어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단심문관 : 성녀 마르가리타는 프랑스어로 말을 하던가?

잔 다르크 : 성인들이 잉글랜드의 편에 서 있지 않은데 왜 영어로 말을 하겠습니까?


이단심문관 :  왜 남자의 옷을 입고 다니는 금기를 저질렀는가?

잔 다르크 : 옷보다 하느님의 뜻을 따라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결국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이단심문관들이 잔 다르크에게 억지로 내린 혐의가 바로 남장이었어. 당시에 여자가 남장을 하는 것은 성경에 위배되는 중범죄였기 때문이야. 결국 이런 협박과 오랜 시간동안 이어진 재판 끝에 잔 다르크는 교회의 처분을 따르겠다는 서명을 했고, 1431년 5월 30일 화형에 처해져 경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말았어. 그녀의 사망 이후 1909년 교황청에 의해 시복되고 1920년에 시성되어 교황청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한 종교적 성인으로 추대되었어.


생애 잔 다르크는 적을 죽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검보다는 깃발을 차고 다니는 것을 더 선호했다고 전해져. 어쩌면 클레르의 유물이 잔 다르크의 검이 아닌 깃발인 것도, 최전방으로 돌진해 아군을 지키는 디펜더로 설정된 것도 그러한 주인의 성향이 클레르의 ANIMA에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어.


오우.....

와우.....

고마워요, 비비안!


다른 정령들의 유물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