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나는 기구한 구원자입니다. 
매일 눈을 뜨면 망념에 잠긴 채, 한 줌 지루함뿐인 보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끝없이 클로이를 쥐어패는 한 마리의 얼간이입니다. 


씹덕적 감성에 심취해 똥겜을 낭만 삼아 달포내내 씹어댔던 미련한 구원자입니다. 


매일, 모두가 죽은체 시체만 남아버린 텅 빈 길드에 또다시 난 홀로 남겨지게 됩니다. 불쾌한 기시감이 전신을 덮쳐오는 겁의한 광경에 나는 무력하게 또 다른 순진한 뉴비가 걸려들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그럴 때마다 매일 리셋되는 무료뽑, 그 안에 들어있는 레어 한 마리만이 나에게 잠시의 위안을 안겨 줍니다. 


하나, 애석하게도 찰나의 안도는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합니다. 


다시 불안감에 떨어야만 하는 시간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나는 그 시간에 여러 생각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2월초의 어느 목요일‘에 관한 것입니다. 


혹, 선생께서는 목요일을 좋아하십니까? 
내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목요일은 죄다 싫다고 하더랍디다. 
또 왜냐, 그 이유가 뭐냐. 되물으니, 주말은 멀었고 지나온 세번의 평일의 피로는 스근하게 쌓였기에 라며 부정의 답변을 냅니다. 


왜 목요일을 불쾌한 날로 치부하고 배척하십니까? 
그에 대한 내 생각은 「아니오」입니다. 


선생, 나는 목요일이 좋습니다. 
금,토,일, 그런 흔한 날들보다 목요일이 훨씬 더 좋습니다. 
주말이 찾아온다 한들 그 감정을 삭일 수는 없어집니다. 


그러니 내게 황금의 패치를 주십시오 선생. 
모든 것을 뒤엎은 아름다운 개혁만이 유료 cbt에 지친 중생들과 시름 섞인 나태에 신음하는 하나의 세계를 살릴 수 있습니다. 


내일, 반드시 우리는 비상해야만 합니다. 별같잖은 미약한 변화따위 우리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선생, 부디 신중한 결정을 부탁드립니다. 

불길에 휩싸여 겉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망령의 도시를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내일 우리에겐 시든 가지를 쳐내고 아드리안보다도 빛나는 광명의 날개가 돋아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생, 우리의 명줄은 오로지 당신만이 쥐고 있음을 나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며 반추하나니 부디 이 나의 하잘 것 없는 울음이 당신의 귓바퀴에 들어 반동의 잔물결을 일으켜주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선생, 우리에게 황금의 목요일을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