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린지. 항상 완벽함을 추구하여 검은매 기사단을 이끌고 있는 단장이다.

솔레이의 경호와 안전을 위해서 빈틈없는 완벽 보호. 이것이 나의 신조이다.


오늘 나는 여느 때처럼 기사단 단원들을 훈련시키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돌아가는 길에 저녁 식사 후 후식 거리를 사기 위해 잠깐 아케나인의 시장을 들렀었는데, 왠걸 정령들이 모여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무엇인가 다가가보니 생필품 50% 세일 행사를 하고 있었다는 것에 의문이 해결되었다. 


"좀 비켜봐요 ! 물건 좀 집어갑시다 !"

"에티켓 좀 지켜주세요, 줄서서 집어가면 될 일이잖아요 !"


항상 세일할 때마다 와글와글거리며 경쟁심을 불태우는 아케나인 시장.

'오늘도 가히 평화로운 시장이구나'하고 생각하고 간식거리 코너로 향하는데 왠걸 수상한 정령 하나가 그 정령들 근처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손에 뭔가를 쥐고 있었는데 육안으로는 정확히 식별을 할 수 없었다.


'뭐지,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혹시 모르니 감시 좀 해둘까.'


수상한 거동을 한다면 바로 때려잡아야겠다 하고 생각한 그 때,

갑자기 생필품을 담아놓은 큰 함에서 '쾅'하고 폭발이 터졌다.


"으아악 !!"


'잠깐, 뭐라고 ?'


순식간에 터진 폭발 상황에 머리가 정리가 안되어 잠시 멍을 때렸었는데 이내 정신을 차렸다.


"잠깐 그 놈은 어디로...!"


하는 그 때, 녀석이 이미 저 멀리 도망가 있었다. 놓치지 않게끔 나도 뒤따라 갔다.

그와 동시에 나는 에버폰을 열고 바로 '유리아 원정대' 단톡에 위급 돌발 상황임을 알렸다.

이에 화답하듯이 바로 유리아님께서 상황 파악 후 바로 응급대와 별동대를 파견하신다고 한 것은 물론, 

구원자님도 현장에 오신다고 하였으며, 근방에 기사단 인원들이 있었던 것인지 나를 보고 바로 달려왔다.


"단장님 ! 괜찮으신가요 ?!"

"나는 괜찮아 ! 너네들은 현장을 지키고 있어 ! 응급대와 별동대 그리고 구원자님과 조우하면 바로 상황 수습해줘 !"

"네 알겠습니다 !"


나는 녀석을 쫓아야했기에 현장을 지킬 수 없으니 단원들에게 바로 명령을 내렸다.

한시라도 급박한 상황이었기에 바로 쫓아갔다. 발바닥이 부서지도록 어느 정도 격차가 좁혀졌다.

그러던 와중 놈이 에버폰으로 통화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런 말을 주고받는 것이 아닌가 ?!


"에일린 길드장님 ! 성공했습니다. 예상대로 크나큰 피해가 일어났습니다."

'잘했어, 역시 이런 거사도 한번쯤은 일으켜야지. 내가 있는 쪽으로 와. 누군가 쫓고 있다면 그 놈은 나에게 맡기라고. 알았지 ?'

'뭐 ? 에일린이라고 ? 이 자식이 이번 상황을 일으킨 주범이 될줄이야..!'


그렇게 건물 뒤편 골목으로 쫓아가니 녀석은 에일린과 공수 교대하듯이 손을 치고 그대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에일린이 그런 나를 보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한마디 하였다.


"어머~ 누군가 쫓아올 것이란 생각은 했었는데, 그게 당신일 줄이야 ? 그렇지 ? 검은매 기사단장 린지."

"허억...! 허억...! 네 녀석이 벌인 것이냐 ?"


워낙 쫓아간 거리가 멀었고 달린 거리도 상당했기에 체력이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도 에일린이 내 눈앞에 있다. 여기서 놓친다면 처벌은 피해갈 수 없는 것은 불보듯 뻔했다.


"워낙 평화로운게 나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말이야 ? 그래서 한번 거사를 치르려고 했지이~ 생각 이상으로 좋은 볼거리가 나와줬는데,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겠니 ?"

"절대 용서 못한다... 넌 오늘 내 손에 잡혀서 끌고 가주마 !"


말을 끝냄과 동시에 내가 먼저 주먹으로 선빵을 쳤다. 허나,


"샤앗 !"

"아니 ?!"


에일린은 이를 쉽게 피했다. 그리고 나를 보며 비아냥 거리는 것이 아닌가.


"어머, 화가 난 것은 알겠는데 선빵으로 나를 이길 생각은 버려야 할거야. 너는 회피가 있는 반면 나는 더 좋은 기술을 탑재 중이거든."

"이익. 물러설 쏘냐 !!"


그녀에게 두차례 주먹과 발차기 등 여러 격투 기술로 한방 먹이려고 했으나, 녀석은 우습게 피했다.

보다못한 나는 결국 권총을 꺼내어 에일린에게 겨누게 되었다.


"그럼 이것도 피할 수 있나 어디 보자."

"오호, 주먹이 안되니 무기로 날 누르겠다는 거야 ? 뭐 상관 없어. 어디 해볼 수 있으면 해보라고 ? 나는 여기 있으니ㄲ.."



에일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총을 그녀의 머리에 한방 갈겼는데 이게 왠일. 

그 코스로 총알이 날라들걸 예상했는지 바로 고개를 꺾어 피해버렸다.

그리고 에일린은 그런 나를 향해 뒤에 꽃힌 칼 2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웃고 있던 표정이 싹 바뀌며 악마와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검은매 단장님께서는 너무 다혈질적이시네 ? 얘기했지 ? 나는 더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까지 온 이상 그냥 적당히 놀고 그만하려 했는데... 안 되겠네. 무기를 썼으니 지금부터는 격투가 아니라 전투를 시작해보자고. 어금니 꽉 깨물고 덤벼봐."

"에일린... 도대체 무슨 술수를 쓴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허세도 내 앞에서는 끝날 거다 !!"


그렇게 1:1이 시작되었다. 에일린이 칼을 현란하게 움직이며 나를 위협해왔다. 

그녀의 칼솜씨는 마치 춤추는 것 같아 상당히 위험했다. 간신히 회피 기술을 사용하며 피해는 가보지만 위협적인 것은 변함이 없다.


허나 녀석의 패턴이 눈에 어느 정도 익고 있어서 막아낼 수 있었다. 이런 나 역시 지지 않고 총을 발사하며 녀석의 흐름을 끊었다.

칼이 나에게 들어올 타이밍에 총을 못 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총으로 막아내기도 했다.


"오~ 제법이네, 단장님 ? 벌써 수십여합을 싸웠는데 아직까지 버티다니. 확실히 검은 매 단장의 위력인 것은 높이 사지. 그렇다면 요건 어떨까 ?"


말과 동시에 녀석이 갑자기 감쪽같이 사라졌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당황했다.

고개를 여러 방면으로 돌려봤지만 뒷 골목 거리는 휑할 뿐이었다. 


"뭐야..? 어디로 갔지 ?"


총을 바로 잡고, 녀석의 움직임에 대기해봤다. 설마 하늘에서 내려치지는 않을거라 생각해서 하늘을 보지는 않았는데...

그것이 나의 실수임을 깨닫게 된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렇지 ! 오산이지 !"

"꺄악 !"


그녀의 팔꿈치가 내 정수리를 가격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며 가속이 붙었기 때문에 충격이 더욱 거셌다.

나는 총을 떨구고 그대로 쓰러졌다. 그런 나를 향해 에일린이 다가왔다.


"여러 방면을 보는 것까지는 좋았어. 다만 하늘을 못 본 것이 당신의 패인이야. 단장인데 이런 허점이 있을 줄은 몰랐네 ?"

"끄윽... 이대로.. 커헉 ?!"


에일린이 발로 내 복부를 내리찍었다. 순간 경련이 왔으나 다시 일어나 보려고 필사적으로 애를 썼다.

그런 모습에 그녀는 코웃음을 치며 나를 일으킴과 동시에 내 머리채를 잡고 칼을 내 목에 대었다.


"으아앗 !"

"초반의 위풍당당한 기세는 어디 가고 왜 이렇게 된거야 ? 방금의 대사가 이젠 내 대사가 되었네 ? 당신이 내 손에 잡혀서 내가 끌고 가게 되었으니 말이야."

"크윽... 이거 놔...!"

"놓을거야. 물론 너를 처리하고 난 다음에 말이지 ? 그런데 나는 너의 발버둥에 재밌어서 바로 죽이기에는 너무 아깝단 말이지 ? 유언이라도 남길 수 있으면 남겨봐. 이건 내 마지막 자비이니 유언까지는 들어줄테니 말이지 ?"


이렇게 되면 내 패배가 기정사실화 되고 만다. 이대로 스페이스 길드에게 끌려다닐 수도 없다.

솔레이를 지켜야하는 핵심 병력인 내가 여기서 질 수는 없다...! 가만보니 녀석이 살짝 방심하고 있었다. 


"그럼... 이것을 맛보고 죽여라 !!"

"어..?! 크아악 !"


에일린이 방심한 틈을 타 나는 뒷걸음질을 빨리해 건물 외벽에 에일린을 부딪히게 했다.

아무리 우위를 점했던 녀석이라도 방심하는 순간 나락으로 가는 것은 당연한 처사. 에일린은 등에 박힌 충격에 고통을 호소했다.


"큭... 전세가 이렇게..?!"

"마지막 일격이다 ! 그 대사는 내 대사임을 확실히 증명하겠다. 받아라 !"


말을 마침과 동시에 에일린의 관자놀이에 주먹 1방과 턱에 킥 1방을 꽃아넣었다.

관자놓이에 충격을 받았기에 에일린은 소리를 지르지 못하고 바로 눈을 뒤집으며 쓰러졌다.

이렇게 피와 피를 맞대고 싸우는 전투에서는 나의 승리로 마치게 되었다.


"전투에서는 끝날 때까지 방심하면 안되지. 우위 점했다고 우쭐대며 방심하다간 큰일 난다고 ? 너는 포박해갈거니, 잘 소명해봐."

"끄...어..."


그렇게 에일린을 포박해갔다. 그녀의 길드원 녀석들은 에일린에게 고문을 가하면 불어내겠지.

곧 폭발 현장에 도착했고, 나는 구원자님 그리고 단원들과 만나게 되었다.


"린지 ! 괜찮아 ? 얼굴과 몸에 왜 이리 멍과 흉터가...!"

"아 구원자님. 괜찮습니다. 잠깐 소란이 있어가지고 그렇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치료받으면 될 일이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단장님 ! 도대체 누가 단장님을... 어 ? 얘는 스페이드 길드장 아닙니까 ?"

"그래 맞아, 이 녀석이 자기 길드원들에게 명령을 내려서 벌어진 일이야. 인계해가고 깨어나는데로 추궁해서 정보 알아내자. 미안해"

"아닙니다 ! 저희가 단장님을 지켰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 인계해갈 것이니 깨어나는데로 다시 단장님 불러드리겠습니다. 일부가 병원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

"아유 괜찮은데..."


이렇게 이번 일이 끝났다. 워낙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었기에 많은 이들도 불안감과 공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참 에일린은 아케나인 성 지하 감옥에 수감 중이라고 한다. 며칠 뒤에 그녀에 대한 재판이 열리기에 방청해서 조롱을 줄 생각이다.

아직 낫지 않은 멍과 흉터는 치료 받아야 하지만 범인들의 우두머리를 잡았기에 영광의 상처로 안고 갈 생각이다.


클로이는 단장이나 되 가지고 뭘 그렇게 무리했냐 면서, 로제는 내가 그 과정에서 죽었으면 정말로 슬퍼했을 것이라고...

워낙 소꿉친구들이기에 날 진심으로 걱정하면서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상급자인 구원자님도 유리아님도 나를 위로하고 걱정해하면서 휴가를 주셨다. 

앞으로는 치료와 재활에 전념할 것이고, 복귀하는대로 밀린 업무 빨리 처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게이트 상황에 솔레이 왕국 내 벌어지는 범죄 진압... 할 일이 많다.

허나 이를 완벽하게 막아내는 것이 나의 신념. 그리고 나를 믿어주는 이들이 있기에 오늘도 나는 한걸음 나아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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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픽션임을 유의해주길. 


에일린 인연스에서 린지와 어느 정도 접점이 있었음을 나타내었기에 이 둘의 전투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급조해서 써봤음.


항상 글 읽어줘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