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년, 두 총독과 그 수하들은

북아프리카를 개척하겠다는 야심 찬 대의 아래

같은 배를 타고 북아프리카에 상륙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업무를 두 사람이 똑같이 처리하고,

같은 지역을 통치하였지만 서로 성향이 맞지 않고,

궁극적인 지향점이 다른 둘의 공동통치는

삐걱거리는 소음만을 내며, 점점 어긋나기만 할 뿐이었죠.

그리하여 참다못한 둘은 서로의 관할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수일간의 논의 끝에

알제리 총독은 외부에서 투자를 받고,

미개인들을 적절한 곳에서 쥐어짜 이익을 내는

역할을 맡기로 하였고,


리비아 총독은 내부의 저항을 분쇄하고,

미개인들을 감시하며, 게릴라들을 진압하는 등의

뒤처리를 맡는 역할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사업과 행정엔 연이 없었던 리비아 총독은

다소 자신에게 불리한 조건을 묵묵히 받아들였으나,

알제리 총독의 퇴폐는 그의 예상을 아득히 초월했습니다.


알제리 총독의 통치 아래 총독부는 부유해졌지만,

일상적으로 뇌물을 받는 행정부,

아편에 취해 널브러져 있는 유럽인들이 가득 찬 길거리,

무능한 장교들과 무기력한 병사들이 가득 찬 군부 등

총독부는 퇴폐의 온상지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알제리 총독은 어느 순간 무기력에 휩싸여

초심을 잃고 자신이 맡은 역할을 방기하고

관료들에게 일을 모두 떠넘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답답할 정도로 진척되지 않는 수사에

답답함을 느낀 리비아 총독은 꼼꼼한 뒷조사를 통해

최근 발견된 40구가량의 변사체들의 배후에

알제리 총독이 존재한단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즉, 알제리 총독은 자신의 퇴폐를 주체하지 못해

총독부를 퇴폐의 소굴로 만들어 버린 끝에도

충분치 않았는지 어딘가로 도망쳐 그 좆같은 '취미활동'을

지금까지도 계속 실행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건 최악의 배신입니다.

리비아의 총독이 하루빨리 이 상황을 바로잡고

금욕과 질서로써 이 사회를 재정비하지 않으면,

우린 모두 거대한 퇴폐의 늪에 삼켜져 파멸하고 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