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대의 위대한 왕들께서 일구어 놓은 업적, 위대한 프로이센이, 조금씩 해체되어 가고 있다. 견고해 보였던 높은 성채가 알고 보니 무너지기 직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배신감과 허무함을, 다른 그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단치히 지역 정부가 중앙 정부의 뒤통수를 후려갈기고 자치권을 획득한 지 2주. 쾨니히스베르크는 아직도 회복하지 못했다. 왕궁에는 기분 나쁜 침묵뿐. 젊은 국왕 하인리히 4세는 정원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본다. 오늘은 야속할 정도 하늘이 파랗다. 


생각에 빠져 있던 고독한 국왕을 깨우는 것은 시종장의 한 마디.


"전하, 국가의회로부터의 서신입니다."


또 이번엔 어떤 나쁜 소식이 기다리고 있을까? 좋은 소식이 끊긴 지는 꽤 되었다. 언제나 이번 서신에는 긍정적인 뭔가가 있기를 기대해 보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는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역시나였다. 단치히에서 계속되는 분리주의 운동, 전략적 국토개입 및 집행병참국의 자유군단 무장 가속화, 신성군단 주요 인물 체포 실패, 타 지역 정부들에서 끓어오르는 자신에 대한 불신, 그리고 연이는 국가의회 의원들의 사퇴 소식. 보궐선거를 개최해야 하겠지만, 지금 국가 단위 선거를 개최할 수 있는 능력이 정부에 있을까?


모든 게 너무 빨리 무너져 내리고 있다. 과연 여기에 출구 전략이란 있을까?




쾨니히스베르크 비상행정부의 국가 장악력이 위험한 수준까지 감소하였습니다.


내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