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맥으로 봄
일단 총평부터 내리자면 개쩐다
파트1은 볼거리 부분이 본격화되기 전의 스토리라 듄 원작을 잘 모르면 빠져들기 어려운 부분 비중이 높은데 파트2는 소설상 1부의 하이라이트에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른채로 가도 이 세계관이 가진 압도적인 비주얼이 일단 먹고 들어감
거기에 스토리상으로도 종교적인 부분에 비중을 더 맞춰서 주인공이 메시아가 되는 과정상 여주와 어머니와의 갈등 부분을 극대화시킴
사실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의 스토리와 장면들이 원작에 나오기는 하는데 이런식으로 갈등이 고조되는 방식으로 표현되지는 않음
챤니와 제시카(주인공 어머니이자 대모)의 사이가 원작과 상당히 다른데 원작에서는 제시카가 챤니가 며느리 될 여자란걸 일찌감치 알았고 그래서 대화도 많이 하고 많은걸 알려줌
그래서인지 원작에서의 챤니는 영화보다 시크하고 의연한 캐릭터임
영화에서는 주인공 폴이 메시아의 길을 가기로 하면서 점차 챤니가 폴에게서 멀어지는 느낌으로 나오는데 원작에서는 오히려 폴이 가는 행보를 뒤에서 봐주면서 바로잡아 주는 역할을 함
뭐랄까 원작 소설은 정치적 수싸움이 처절한 세계관이라 등장인물도 그런 세계관에 찌들어서인지 어떠한 정치적 행보가 자기 마음에 안 들더라도 그걸 감내하고 받아들일 줄 암
대표적으로 폴이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명분으로 황제의 딸인 이룰란 공주하고 정략결혼을 하는데 원작에서의 챤니는 이걸 마음에 들어하진 않지만 이렇게 될거라는걸 알고 있었고 표면적으로는 자신이 정부인이 아닌 첩일지라도 자기가 사실상 진짜 폴의 와이프라는걸 폴도 알고 챤니도 알고 이룰란도 암
그런데 영화에서는 폴이 이룰란과 결혼하고 자기가 황제가 되겠다는 선언을 할때 챤니가 이걸 전혀 모르고 있었고 여기에 내상을 입어서 메시아가 된 폴의 곁을 떠나려고 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데 이건 원작에서 없는 부분임
폴이 결투를 통해서 황제가 되고 다른 대가문들이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성전에 돌입하는데 이건 원작 1부에서는 안 나옴
정확하게는 원작 2부에서 성전이 사실상 끝난 뒤의 시간대로 스토리가 시작됨
그러니까 원작에서는 1부와 2부 사이에 성전이 끝난거임
메인 스토리상으로만 보면 영화 파트2에서 원작 1부 스토리가 끝나야 맞는데 지금 파트2 끝나는걸 보면 파트3가 나오는데 파트3는 이제 폴이 대가문들과 성전을 벌여서 승리하고 챤니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루트가 되려나봄
근데 이건 원작에선 안 나오는 부분
그래서 파트3는 아마도 빌뇌브 감독의 창작 영역이 좀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거기에 대한 떡밥도 좀 깔아 놨는데 영화랑 원작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가 원작에서는 주인공의 여동생이 태어나서 6-7살쯤 됐을때 1부 파트가 끝남
폴 여동생 비중이 은근 큰데 영화에서는 하코넨 남작 죽이는게 폴이지만 원작에서는 폴 여동생이 죽임
폴과 제시카가 마시는 생명의 물이 가진 효과인데 이게 스파이스 농축액 같은 거라서 과거와 미래 예지력을 뻥튀겨 시키는 대신 독성이 강해서 스팩이랑 훈련이 안 받쳐주면 뒈짐
근데 제시카가 임신상태에서 이걸 마신 덕분에 주인공 여동생은 태아때부터 모든걸 안 채로 태어나는 희귀종이 됨
폴 여동생이 하코넨 남작 죽인것도 오빠인 폴이 습격해서 자기를 구해줄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전투에서 잡혀준 다음 하코넨 남작에게 접근한것
영화상에는 듄 행성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여자로 잠깐 등장하는데 이미 메인 스토리상으로는 파트2에서 원작소설 1부 스토리가 끝났기 때문에 원작상 1부와 2부 사이의 스토리에 챤니랑 주인공 여동생 떡밥을 첨가해서 빌뇌브 감독이 어떻게 다른식으로 각색해서 파트3를 만들려는건가 봄
그래서 영화 파트3가 어떤 스토리로 나올런지는 나도 감이 안 온다
어쨌거나 원작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만 최대한 추려내서 영화는 잘 만들었다
연출이 진짜 뛰어난데 페이드 로타와 결투신의 결과를 뻔히 알기 때문에 긴장이 안 될 수도 있는데 그걸 그냥 연출만 가지고 순간 긴장되게 만듬
전투 장면들은 소설상에선 그냥 한줄 언급하고 지나가는데 영상으로 진짜 잘 만들었음
이것만 보고 즐겨도 돈값은 하고도 남는다
아이맥스로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의자 흔들려서 집중하기 힘들었음 ㄷ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