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운이 없으시군요

자리에 앉으세요. 오늘의 음식을 내드리겠습니다.


오늘의 음식은 삶은 달걀입니다.


시간을 좀 뺏어도 되겠습니까? 

오늘은 이 늙은이가 참견을 좀 하고 싶은데 말이죠.

무슨 일이 있으셨는진 모르지만, 눈물 자국이 남아있어서 그래요.

노파 멋대로 말하는 거니 귀담아 들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불행이란 건 끓는 물과도 같습니다. 

그대도 나도 나이를 먹을 수록 점점 단단해지고 익어 가는 거죠.

그리고 가장 맛있는 시기에 건져내고 우린 그 행복을 맛보며 동력원 삼아 오늘을 또 버텨내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우린 과하게 익어버려 씹기에도 불편하고 맛 또한 모두 시간에 희석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우린 끝없이 불행 속으로 자기 자신을 계속 담금질 하고 고통으로 밀어 넣습니다. 

행복 이 두 글자가 뭐 그리 달콤한 것이라고 끝없이, 그리고 끝없이 말이죠

그러기에 타인으로부터 불행을 느끼기 싫다고 껍질로 몸을 감싸버립니다.

그리고 우린 우리 손으로 불행으로 밀어 넣죠 

일을 하던, 혹은 지루한 시간을 보내던간에

껍질을 깨고, 새로운 환경에 몸을 담가도 좋습니다.그러면 새로운 게 보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드래곤볼 파이터즈와 마대캡3 같은 것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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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마카세 1회 대상


수상작 "삶은 달걀" 

요리한 이 @엔요


위 요리사는 인생을 뜻하는 삶과 물에 삶다의 언어유희를 이용해

삶아지는 계란에 인생을 빗대어

요리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이 곧 인생을 만들어 가는 과정임을 보여주었고

그 끝에 단단해진 껍질을 깨었을 때

무엇이 나올지 기대하게 만든 후

완숙 드볼파와 반숙 마대캡을 선보였으며

오마카세의 감성과 콤보의 완성도가 훌륭하였기에

이에 수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