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지난 이야기

주인공 일행은 이제껏 동거동락했던 동료들을 모두 섬에 내비두고 '새로운 만남'을 찾으러 호시탐탐 돌아다니는데...!


어하푸 시리즈의 이벤트 분량은 메인스토리 1부의 1/3에 불과하지만, 이벤트 속의 그 이야기의 밀도가 상당하다.

메인스토리 1부는 보통 4장씩 묶거나

아니면 4편에서처럼 두 섬의 이야기 8장 분량을 통째로 한 편에 묶어 연재했어도 어떻게든 자연스럽게 마무리했던 것과 달리,

이번 연재에서는 2장에서 3장 정도를 계속해서 묶어 연재해 최종적으로 메인스토리의 약 2/3 정도 분량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 많이 남은 천사와 하늘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기대해주기 바란다.



일행이 향하기로 한 프레이멜 섬에서는,




(하앗! / 토랴아아~!!)


이오와 '알리자'가 역시 섬을 습격하기 시작한 정체불명의 것들을 요격하고 있었다.

알다시피 알리자는 퐞격에서 소리츠와 첫 주먹 캐릭터 지분을 놓고 경쟁하다 탈락한 비운의 캐릭터이다.

이렇게 귀여운 알리자였다면 소리츠처럼 그렇게 약캐가 되지 않을 수 있지 않았을까?

어쨌든 알리자와 그녀의 소꿉친구, '스탄'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그 내러티브가 꽤나 흥미진진한데,

이 둘의 스토리는 나중에 알리자가 퐞격에 등장하기를 기다려보도록 하자.



이 두 소녀가 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 발츠 공국의 자카 대공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아쉽지만 자카 대공은 이 혼란 속에 모두를 내팽개칠만큼은 추하지 못했다.

자카 대공은 이오와 알리자가 쓰러트린 정체불명의 것들을 연구해

그것들을 '초기형 성정수의 일종'으로 파악한 뒤 그것들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었다.


그 사이 일행은 프레이멀 섬에 도착했고, 이오와 알리자와 함께 그 '초기 성정수'들을 일단 격퇴한 뒤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항상 알리자와 붙어있었음에도 지금은 보이지 않는 스탄. 일행은 그의 행방을 물었고,



알리자는 그가 남쪽에서 느껴지는 성정수에 관련된 이변을 파악하기 위해 정찰을 갔다고 답했다.

주인공도 성정수를 혼자서 상대하지 못하는데(아직은), 하물며 '원시 성정수'임에야.

일행은 서둘러 그의 뒤를 쫓는다.



(그 무용을 자랑하던 천사의 쓰러짐...이 얼마나 황홀한 광경인가.)


한편 그 스탄은 어느 동굴 속 두 인물의 싸움에 고래 싸움에 등 끼인 새우마냥 그들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불의 '4대 천사' '미카엘'은 분전했지만 결국은 패배하고 흑막에게 발로 차이는 등 모욕을 당하는데...


"이대로 천사들은 섬째로 없애주지."

결정 대사를 말하는 흑막의 말을 듣고,



갑자기 스탄이 과거를 회상하더니



'숨겨진 힘'을 해방하여 흑막을 일시적으로 물러나게 만든다.

과연 몇 개 시나리오 이벤트의 주인공을 해먹던 짬이 어디 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스탄이었다.

그 사이, 굉음을 들은 일행은 동굴 안으로 진입하는데...



스탄은 미카엘에게 억지로 안겨 쓰다듬을 받고 있었다.

"스탄! 너 뭐하고 있는 거얏! 당장 뿌리치지 못해!"

"무리야! 약해져 있긴 해도 성정수를 내가 어떻게 이겨?!"

"너보다 강한 성정수를 어떻게 네가 지키냐고!"


만담 아닌 만담 후 미카엘은 스탄의 공로를 높이 사 일행에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재액'의 대략적인 진상을 말해주기 시작한다.


"...얼마 전 '흙'을 담당하고 있던 '우리엘'의 기운이 무너졌다.

그 일로 인해 우리 네 명 간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해 이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엘의 상황을 알기 위해 이곳에 현현했지만...불찰이었다. 그 녀석이 매복하고 있었을 줄은...

그 녀석은 내가 현현하는 순간 틈을 노려 내 날개를 뺏고 도주했다."


"라파엘도 같은 상황이었던 거 같은데, 그런데 날개는 어째서 빼앗는 거야?" 뷔가 물었다.


"호오, 라파엘도 만났던 것인가." 미카엘은 말을 잇는다.

"천사에게 날개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성정수의 힘의 원천인 '코어'가 그 안에 내장되어 있기 때문이지.

따라서 갖고 있는 날개가 많으면 많을수록 천사의 힘은 강해진다.

라파엘, 나, 우리엘의 날개를 가진 녀석은 이미 신과도 다름이 없다.

4대 천사의 힘을 흡수할 수 있을 만한 강대한 그릇의 천사.

그렇다고 녀석이 '가브리엘'일 리도 없으니...나는 그 녀석이 '제5의 천사'일 거라 생각한다."


그 제5의 천사가 뭐하는 나부랭이인진 모르겠는데, 그럼 이제 가브리엘이 위험하다는 것 아니야?

일행은 이제 가브리엘을 구하기 위하여 '아우규스테'로 향하기로 한다.

이오, 알리자, 스탄은 프레이멀에 남겨두고...


하지만 그들은 아우규스테에 도착하자마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소식을 들었다.



바로 오이겐이 크게 부상당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들은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지만...


(에헤이, '유리'... 조금 삐끗한 것 정도를 너무 과장해서 말했군.)


오이겐은 그다지 다친 곳 없이,



아리따운 간호사의 간호를 받고 있었다.


부 럽 다 !



면목없어하는 '유리'. 그는 일전 메인스토리에 등장했던 '파라'의 에루스테 제국군 동료였다.

이 친구도 따로 있는 시나리오 이벤트를 통해 기공단에 합류하지만, 스탄에게 여러모로 밀린 또다른 비운의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에루스테 제국 탈주 듀오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카타리나까지 해서 트리오인가?


어쨌든, 그들은 여기 아우규스테에서 그 '초기 성정수'들, 미카엘의 말에 따르자면 '하위 천사'들을 방어하며 '재액'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일행과 같이 온 미카엘이 불쑥 말한다.


(언제까지 놀고 있을 셈이야? 서둘러야 해, 가브리엘.)



바로 저 인간 간호사가 위장한 '가브리엘'이었던 것이다.


가브리엘은 일행이 말하는 현재 상황을 듣고 걸음을 옮기며 흑막의 출신에 대해 천사들이 알고 있는 창세 신화부터 말하기 시작했다...



세상은 일찍이 무(無).

하지만 창세신이 세상을 만들었다. 그곳은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그 위에 떠 있는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하늘의 세계'였다.

수많은 섬들에서는 다양한 생명이 탄생하여 각자 융성하였다.

그러나 이윽고 창세신은 자신의 몸을 찢어, 그 반신이 하늘의 세계를 떠나자, 하늘의 바닥에 '붉은 지평'이 입을 열었다.

하나의 창세신은 그대로 '변화하는 하늘의 세계'를,

또 하나의 창세신은 '하늘의 끝', 완벽하여 정체된 세계를 만들고 관리하게 되었다.


"흠...요한이 말해줬던 책에 쓰여 있던 내용 같은데, 그 다른 하나의 세계가 '별의 세계'일까?" 뷔는 말했다.

"그렇게도 해석은 가능하겠죠. 어쨌든 그때의 일은 천사들도 정확히 모른답니다...

단지 저희가 말할 수 있는 건, 그 다음부터에요. '별의 민족'들이 '하늘의 민족'을 침략해, 지배하고 있었을 때...."



세계를 관리하기 위하여 '원시 성정수'들을 만들어내던 별의 민족 중, 한 명이 '진화'를 담당하는 '천사'를 만들어냈다.

그의 이름이 바로 '루시펠'(이름 구별 중요!!). 사대 천사를 비롯한 모든 천사들을 총괄하는 '천사장'이었다.


하지만, 곧 대다수의 천사들은 별의 민족에게 반기를 들어 그들은 어느 한 곳에 수감되게 된다...



'판데모니움'. 바로 퐞격 RPG에서 벨제붑과 주인공 일행이 마지막 결전을 벌이는 장소이다.

거기의 봉인은 굉장히 엄중하여, 이 기나긴 세월 동안 그들을 붙잡아 놓고 있었지만...



메인스토리의 시작, 뷔와 루리아가 만났던 그때. '잔크 틴젤'에 강림했던 '위대한 존재'의 여파로 판데모니움의 봉인이 살짝 약해졌던 것이다.

그 틈을 타 흑막을 비롯한 몇 존재들이 봉인에서 풀려나 암약하는 것 같다...가브리엘은 설명을 마쳤다.


"그 제5천사가 감옥을 나와, 수천 년이 지난 세계를 돌아보고, 이 바보같은 계획을 세운 거겠지..." 미카엘이 첨언한다.

"어쨌거나 가브리엘, 너마저 날개를 뺏기면 녀석은 신조차 뛰어넘을 수 있다. 어디로든 몸을 피해야..."

하지만...


(안녕하신지. 함께 '커피'라도 어때?)


이미 일은 늦고 말았다.


미카엘은 급한대로 일격을 날려보지만, 흑막은 후드만 벗겨지며 그녀를 제압했다.

미카엘은 드러난 얼굴을 보고 외치며 쓰러진다.


(역시 너였나...! 천사장 직속...'산달폰'!)


"하하하. 날개도 없는 몸으로 무리하기는...반면 나는 너희들의 날개가 익숙해지고 있고."


(너희들에게 승산은 없다고?)


과연 인기순위 1위답게 자신만만한 산달폰.

하지만 가브리엘은 태연한 듯 말한다.

"글쎄...? 당신은 날개를 펼친 상태의 4대 천사와 싸워본 일은 없는 걸. 전부 기습으로만...새로운 신님은 배짱이 없는 걸까...?"

"후후...나를 도발할 생각인가...잠깐!!"


가브리엘은 미카엘이 벌어다 준 시간과 그 잠깐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날개를 전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대로...



자신의 날개를 자폭시켰다.

고통을 참는 가브리엘을 보며 산달폰은 잠시 말을 잃는다.

"..."

"가브리엘, 과감한 일을 저질렀군... 하지만 이제 산달폰, 네놈의 목적은 완전하게는 이룰 수 없게 됐구나."

다시 일어난 미카엘은 산달폰을 조롱하듯이 말한다.

"...성가신 일을 하는군. 하지만 해결 방법은 있다...마침 여기에 있었을 줄은..."

산달폰은 퍼뜩 뷔를 보며 미소짓는다.



"붉은 용! 그대의 날개를 대신 뺏어가겠다!"

"뭐...뭣...?"

"미친! 그렇게까지 천사장을...!"

산달폰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뷔를 향해왔다.

아무도 반응하지 못하는 사이...




급히 끼어든 루리아가 뷔 대신 산달폰의 손아귀에 잡히고 말았다.

"루리아!"

"루리아 씨!"

뷔와 셰로카르테가 외친다.


산달폰은 나지막이 말한다.

"오늘은 정말로 운이 없군...'흙의 섬'으로 와라. 거기서 붉은 용과 푸른 소녀를 교환하도록 하지.

용과 함께 세계의 멸망을 볼 것인가, 소녀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살 것인가?...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겠어."


그리고 사라지는 산달폰.

그랑 지타는 말없이 주먹을 터질 듯 쥐며 산달폰이 사라진 곳을 노려볼 뿐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3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