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주인공의 조력자는 납치범을 더 이상 형체도 알아보지 못하게 분해해버리는데...!


어째서 하늘은 푸른 걸까 시리즈의 2번째 이벤트의 이름은 '실낙원'이다.

몇몇 사람들을 들어봤을 존 밀턴의 동명의 서사시가 그 이름의 유래인데,

그 서사시는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사탄의 유혹에 빠져 아담과 하와가 에덴에서 쫓겨나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이 그랑블루 판타지에서의 '낙원'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낙원은 왜 잃어버리게 된 것일까?

시간이 지나 일신된 주인공 일행의 일러스트와 함께,

그리고 드디어 등장하기 시작하는 퐞격 유저들에게 반가울 얼굴들과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산달폰이 저질렀던 대사건이 수습되고 얼마인가 지나고,

포트 브리즈에서는 재액의 피해로부터 성공적으로 회복한 것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렸다.





(어머, 그럼 내가 사도록 할까. 언제든지 이오가 낄 수 있도록 할게.)


그랑 지타의 기공단 동료들은 제각기 그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모두고생을 뛰어넘었던 게 감회가 새로웠는지 한결같이 얼굴이 활짝 폈다.

특히 이오와 로제타는 성형수술이라도 한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복구가 잘 되어서 다행이야. 피해도 그렇지. 부상자는 나왔지만 사망자는 없었고, 상처도 깜짝 놀랄만큼 잘 나았다던데.)


물론 그랑 지타와 뷔, 루리아도 그 축제를 즐기고 있었는데,

세상에 둘도 없을 악당으로 표현된 산달폰을 가차없이 징죄하는 거리의 연극을 보고 난 루리아가 얼굴을 흐렸다.

"산달폰 씨가 했던 일은 물론 용서받을 수 없지만, 산달폰 씨의 마음은 남의 일이 아닌 거 같아요."

루리아는 자신의 정체를 여전히 모르고 있는 상태였기에 똑같이 자신의 존재의미를 알지 못했던 산달폰에게 강한 연민을 느꼈던 것이었다.


하지만 루리아의 감상은 갑자기 끼어든 인물에 돌연 방해받는다.

"오. 참 멋진 깃털이군, 그거."

"예...?"


사실 루시펠와 4대 천사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날 밤, 그랑 지타의 꿈 속에 루시펠이 찾아와 하나의 깃털을 건네고 사라진 일이 있었는데,

루리아가 가지고 다니게 된 그 깃털을 그는 발견하고 일행을 불러세운 것이었다.


(미안, 놀라게 해버렸나? 나는 디자이너라서 말이야. 아름다운 물건을 보면 아무래도 달라붙게 되고 말아.)


자신을 디자이너라고 자칭하는, 복장부터 심상치 않은 그.

"혹시 그 깃털, 잠시만 만져 봐도 될까...?"

요청을 무시할 수 없던 루리아는 그에게 깃털을 건넨다.

"고마워...하아...역시 뛰어난 비율이군...하지만 본론은 불빛에 비춰 보았을 때..."


(하하하하핫! 세상에, 완전한 황금비인가? 위험해, 가버린다, 가버렷!)


한 가닥 깃털로 절정에 도달하려 하는 이 남자...

일행은 살짝 긴장하지만 남자는 곧 깃털을 돌려주고 떠나려 한다.

"좋은 물건을 보게 해 줘서 고마워. 그럼 이만 좋은 하루 되기를..."


하지만 같이 있던 셰로카르테의 말이 그를 막는다.


(기다려주세요~. 진짜를 돌려주실 수 있을까요~?)


"...핫. 미안하군. 사실 나는 마술사라서 말이야. 공연 전에 손을 풀고 싶었거든."

"...그건 진짜고?" 뷔가 묻는다.

"물론 거짓말이야. 사실 나는 파티시에인데...믿지 않겠지.

인간도 만만치 않군...솔직히 발기했다. 그럼 이번에야말로 안녕히."


그리고 그는 진짜로 떠나갔다.

뷔는 웬 이상한 녀석 다보겠다고 불평하는데,

이변이 느닷없이 발생한다.


전조도 없이 하늘이 깜깜해지고,



성정수들이 어딘가에서 나타나 서로 치받기 시작한다.

싸움의 여파는 마을까지 미치고, 마을 사람들은 비공정을 타고 피난하려 하지만,

군인들과 다른 마을 사람들이 달려와 마을 밖에도 정수들이 가득하다며 야단이다.

주인공네는 일단 달려드는 성정수와 칼을 맞대어 보지만 명색이 성정수임에 금방 쓰러트릴 수가 없었다.


성정수들이 언제 마을과 마을 사람들을 공격할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인 와중에,



급히 나타난 불의 4대 천사 미카엘이 성정수의 제압을 맡는다.

성정수보다 강하게 만들어졌던 원시 성정수, '천사'의 차상위 계급 4대 천사.

전 이벤트의 그 추태를 만회하겠다는 듯이 일격으로 성정수들을 제압하는 그녀의 지시로,

일행은 일단 마을 사람들의 피난을 맡기로 한다.

전령 역할을 맡은 두 천사 '하루토'와 '마루토'가 그들을 안내한다.



그녀들은 마을 회관을 덮는 결계를 쳐 안전지대를 만들어둔 상태였다.

일단은 한숨 돌린 일행에게 그녀들은 이 사건의 원인이 '에테르'의 폭주에 있다고 설명한다.



이 세계를 이루는 원소라 함은 보통 불, 물, 흙, 바람의 4대 원소를 일컫는다.

하지만 평소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에테르'라는 제5의 원소 또한 이 세계엔 존재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4대 원소에 속하지 않으나 그 자체로 빛과 어둠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원소이다.

이 에테르에는 그 특성이 스스로 변하는 특정 주기가 있어, 성정수들은 그 주기에 따라 정신적인 영향을 받는데,

갑자기 그 주기가 꼬여 성정수들의 정신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에테르를 주관하는 천사는 단 하나..." 금발의 하루토가 말한다.

"천사장 루시펠 님. 그 분에게 뭔가 이상이 생겼다고 볼 수밖에 없어." 흑발의 마루토가 말을 마무리한다.

"미카엘 님보다 더 굉장한 천사인데...?" 이오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한다.

"우리도 믿을 수 없다. 하지만 에테르는 지금 분명히 이상해. 그리고 최근엔 믿을 수 없는 일뿐이었지."

"천사장 님께서는 지금 '가나안'에 계셔. 이 파타 그랑데 공역의 중심에 있는 곳이야.

인간들은 분명히...'무슨무슨 문'이라고 불렀던 거 같은데..."

하루토와 마루토의 말에 오이겐이 소리친다.


(무슨무슨...문!? 어, 어이, 그거 설마 '천국의 문'을 말하는 거냐?)


라캄이 이어 말했다.

"천국의 문...알려진 바로는, 살을 엘 듯이 몰아치는 바람과 비오듯 쏟아지는 돌덩이들이

부력 손실 한계 고도에 가까운 곳에서 난기류와 함께 휘몰아치는 곳이라고 하지.

시공이 일그러질 정도라는 농담도 있어. 지금까지 몇 개의 기공단을 잡아삼켰는지 몰라.

지금의 그랑 사이퍼로는 가지 못하는 곳이야."



하지만 PTSD도 없는 판타지 세계에서는,



까라면,



까아 하는 법입니다.




그리하여 그랑 사이퍼는 좀 더 멋지게 보이기 위한 개조를 마친 뒤 루시펠을 찾기 위해 가나안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천국의 문은 과연 그 명성대로 가혹한 공역이었다.

라캄은 쉴새없이 키를 돌리며 조금이라도 암석과 난기류를 피하는 경로를 찾고,

로제타와 이오는 그대로 그랑 사이퍼에 도달하는 돌덩어리들을 마법으로 부수고,

카타리나는 배에 날아드는 마물들을 처치하고,

오이겐은 마물과 돌에 송송 구멍이 나기 시작하는 그랑 사이퍼를 수리하여서,



일행은 어떻게든 그랑 사이퍼의 제1 엔진이 제 역할을 다하게는 만들 수 있었다.

이오와 로제타가 마력을 불어넣은 제2 동력기관이라면 충분히 도달할 만한,

앞으로 가나안에 도달하기까지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거리.

그런데 일행은 그곳에서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된다.


'이 배는 여기까지인가...그러나 우리 하늘의 민족의 승리는 눈앞이다! 이미 별의 민족들이 철수를 시작했다!

우리들은 우리의 하늘을 되찾는다...!'




"시공이 일그러진다는 그 말이, 농담이 아니었나..."

패공전쟁 시절을 위시로 한 여러 역사적인 광경들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일행은 치열한 와중에도 잠시 넋을 놓고 시시각각 명멸하는 그 광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역사가 그들에게 보이기 시작한다.


언젠가, 천사장 루시펠은 누군가에게 말하기 시작한다...


(...친구여, 이야기할 것이 있다. 전에 있었던 성정수들의 반란에 관한 내용이다.)


누군가는 답한다.

"반란? 그저 우발적인 것 아니었나? 덕분에 그들을 만든 나도 의심받았다만."

"...배후는 너다."

"...호오?"

"네 직속으로 있던 천사들이 각지에서 처음 반란을 선동했다는 것을 알았다.

반란이 실패하는 것 또한 네 예상범위 안이었겠지. 어째서 그랬지? 너도 또한 '별의 민족'이 아닌가?"

"...많은 성정수들의 '코어'를 효율적으로 얻기 위함이었다. 덕분에 금기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지."

"...금기? 뭐가 목적이지? 네가 나를 만든 목적은 '진화'였다.

진화의 매개채인 성정수들의 코어를 추출하는 건 진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루시펠의 창조주는 입을 열기 시작한다.

"진화에는 하등 의미가 없다..."



"하늘도, 별도, 인간도, 그 몸을 나눈 창조주의 자기 유지 활동(항상성)에 지나지 않는다.

적당히 주어진 요람 안에서 그의 형편에 휘둘릴 뿐이라니...매우 불쾌한 일이야.

루시펠, 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건가?

난 자갈을 쌓아 탑을 만들듯, 수많은 코어를 집약한 실험체로 창조주를 부정하고자 한다."


"그 반항심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이 세계를 멸망시킨다는 말인가?"

"후후후...너와 견해와 충돌할 것은 만들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 끝도 말이지."

"'루시퍼'!"

그 말과 함께, 루시펠의 검이 루시퍼의 몸을 가른다.



"...크윽...소용없다...내 유산을 이어받은 자들은...언제든지..."

그 말을 남기고 침묵하는 루시퍼를 두고, 루시펠은 몸을 돌려 사라지며 말한다.

"그래도 나는, 하늘의 가능성을 믿고 싶다..."

루시펠의 충격적인 과거에 말을 잃은 일행,

하지만 어느새 그들은 가나안이 보이는 곳까지 비공정을 몰고 오는 데 성공해 있었다.

일행이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순간, 마지막 장애물이 그들 앞에 등장한다.


"아...정말로 오는 데 성공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뷔는 바로 그를 알아본다

"너, 너는 축제 때의 그 변태 자식!"


(그만 둬, 이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마조히즘을 건드려 줄 생각인가?)


"뭐, 그래도 좋지만. 잠시 시간을 내줄 수 있나? 방금 전 막 사디즘을 충족해서 말이야."


그리고 남자는 가나안까지의 길안내를 맡고 있던 하루토와 마루토를 그랑 사이퍼의 마루에 내던진다.

하루토와 마루토는 신음한다.

"으...으윽...모두 조심해..."

"이 남자...'벨리알'은...'루시퍼'에 충성하는 천사..."

"이 자식! 루시펠의 적이라면, 우릴 방해할 셈이야?" 뷔는 외친다.

"그렇게 되는군. 너희들에겐 정말로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파티시에라는 거짓말을 하다니..."

"그 거짓말이 지금 와서 무슨 의미가 있어!"


(너무 그렇게 화내지는 마. 사실 통과시켜 줘도 좋은데...대신 나랑 간음하지 않겠어?)


"어린아이들이 있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라캄이 말한다.

벨리알은 끝까지, 탐미를 멈추지 않는다.

"호오? 네가 해준다는 건가? 좋아, 나는 남색이라도."

"...이 X끼가...!"



그리하여 일행은, 가나안에 도착하기 위한 마지막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5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