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1편


지난 이야기

일행은 별의 섬은 가고 싶지 않은 건지 여름이 되었다고 아우규스테에 놀러 가버리는데...!


하지만 수영복 입은 애들이 예쁘니 봐주도록 하자.



바로 이렇게.

메인스토리에서 따로 일러스트가 변경되지 않은 루리아는, 그 반작용인지 예쁜 스킨들이 심심하다 싶으면 튀어나오곤 한다.

최근 이벤트에서는 루리아의 밴드보컬 버젼 스킨이 나오기도 했었는데, 그 퀼리티가 또 상당하다.


각설하고, 바캉스를 온 주인공 일행은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보통 그랑블루 판타지의 여름 이벤트에서는, 주인공의 기공단은 셰로카르테가 주선한 숙박업소에 무료로 숙박하는 대신

지정된 점포를 운영해주는 거래를 하곤 했었는데,

이번 바캉스에서는 또다른 계기 있었다.



(그라인더 조정은 완료... 다음은 컵을 데울 차롄가...)


바로 산달폰의 카페 개업을 위한 경영 수행이었다.

평소에도 비공정에서 커피를 대접하며 연습하고 있는 산달폰이었지만,

비공정의 흔들림 때문에 원두가루에 물이 균일하게 배어들지 못하는 등 여러 애로사항이 존재했다.

그렇기에 이번 바캉스는 그에게 각별한 기회라고 할 수 있었지만...


"...읏, 어째서냐...!"

"그거야 그렇겠지."

커피는 한 잔도 팔리지 않았다.

그것도 그럴 것이, 누가 더운날 해변에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겠는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퍼지지 않은 세계라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보기만 해도 더운데, 이 여름에 갑옷은 왜 계속 입고 있는 거야?" 뷔는 이어서 딴지를 건다.

"별로 상관없지 않나. 천사의 역할은 이미 자연에게 돌려주었지만, 하늘을 지키는 자로서 나는..."

"그런가? 하지만 다른 역할이 막중한 애들도 수영복을 많이 입던데."

그렇게 둘이 갑론을박하는 사이, 드디어 처음으로 커피를 주문한 사람이 나오게 되는데...



바로 루시오였다.

왜 루시오가 수영복을 입고 여기 있는지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의 개인 에피소드를 잠깐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어느 날 한 연극을 보게 된 일행,

그 연극은 하늘의 밑에 있다는 '빈 바닥'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세상에 없는 마물들이 우글거리며, 언젠가 하늘의 세계를 침범하기 위하여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내용.

뷔와 이오 등이 무서워하고, 라캄이 어린애들이나 믿을 내용이라며 이오를 놀리는 사이, 루시오가 그들 곁에 나타나며 말한다.


"예로부터 전해져 온 전승은 일정 정도의 진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한정되어, 그 진실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죠...지금까지는."



(이제까지 이렇게나 진실의 핵에 다가간 이야기의 전례는 없다...사람들이 진실을 알기 시작할 정도로 이 세계가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것입니다.)


"이 세계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당신이 원한다면, 세계의 진실을 알려드리죠."

의미심장한 말을 꺼내는 루시오였지만...



일행은 그를 연극의 배우로 생각하고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게다가 이상하게 사람을 끌고, 급기야는 의도치 않게 그를 쟁탈하기 위한 싸움까지 유발하는 그.

일행은 싸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하여 그랑 사이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날 밤.

그는 아무도 모르게 그랑 사이퍼에 올라와 있었다.

자연스레 경계하는 라캄을 위시한 주인공 일행.

"휴...이렇게 대화 한 번 하기가 힘들다고는 생각지 않았는데요..."

루시오는 중얼거리고는, 미지의 방법으로 그랑 지타를 꿈속으로 이끌고 가서,

'붉은 지평', '창세 신화', '판데모니움' 등을 알려주며 주인공에게 세계의 위기를 경고했다.



그리고 그는 주인공의 여정을 지켜보기 위하여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전부터 기공단에 가입해 있었던 것이다.



그가 루시퍼를 차원의 틈으로 보내고 난 후,

다시 그랑 사이퍼에 오른 루시오를 처음 본 산달폰이 기절초풍했던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여튼 그 이래로, 산달폰과 루시오는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너에게 줄 커피는 없다. 그 얼굴로 수영복을 입고 있다니 불경하기 짝이 없군."

산달폰의 힐난에 루시오는 자신의 물병을 꺼낸다.

"그렇군요...후후후. 이럴 줄 알고 저는 제 커피를 가져왔습니다. 이 커피를 '산 군'의 커피라고 생각하며 마시도록 하죠...

음...산 군의 커피는 각별하군요..."

산달폰의 결정은 빨랐다.



곧 눈부신 빛이 해변의 모든 것을 날려 버리려는 찰나, 어느 관광객의 비명이 들려왔다...

"으아아아아?! 상어가 나왔다!!!!"


한편,




하루토와 마루토는 그녀들을 찾아왔던 여성을 따라 아우규스테로 와 있었다.



그녀는 상어를 연구하는 해양학자였는데,

수면에서 멀리 날아올라 주변을 살필 수 있는 하루토와 마루토에게 연구의 협력을 부탁했던 것이다.

그녀는 원래 탈 예정이었던 선박이 갑자기 고장나 고생했지만 운이 따라 새로운 선박을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한편,




술집에서 사리엘에게 다가왔던 남성은 상어 헌터였다.

관광지의 사람들을 습격하여 피해를 내는 상어들을 잡아내는 그들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던 것이다.

그는 살짝 어벙해 보이지만 떡대는 좋은 사리엘을 보고 그를 짐꾼으로 고용하여 다니고 있었다.

"이번에야 말로 '브루스'녀석을...!"

상어의 목격 정보를 여러 군데서 확인한 그는, 바다에 나가기 위하여 선착장으로 향하는데...



사리엘은 산달폰을 만난다.



(이곳은 연구소 안뜰인데...확실히 기본적으로는 출입 금지일 겁니다...실례지만 길을 잃으셨습니까?)


(보좌관이 불렀어. 내가 타천사가 된 걸 모두에게 알려준다고. 그런데 입구에 개미가 있어서...)


둘은 이천 년 전부터 안면이 있었다.

정신이 말짱한 상태로는 처음으로 재회한 그 둘은 근황을 공유하러 주인공 일행의 음식점으로 향했다.


"개미를 쫓아...땅콩 껍질을 까고...짐꾼으로 빚을 갚아?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어쨌든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어서 우리엘이 걱정하고 있었어."

"우리엘은 잘 지내?"

"그래. 상처도 다 나아서 이제 새로운 할 일을 모색 중이야."

"응...천사의 역할들은 이제 없으니까 말이지..."

"사리엘. 이제 넌 어떻게 할 건지 물어봐도 될까?"

사리엘은 말한다.

"...무지개..."

"음?"

"계속 생각하고 있어. 왜 보좌관은 내 날개를 빼앗았던 걸까...?

타천사도 천사도 별의 민족도 이제는 없어. 이 세상에서 나는 뭘 해야 하지...나는 모르겠어.

그래서 보좌관에게 묻고 싶어. 그래서 무지개를 찾고 있어."

"차원의 틈을 이야기하는 거였군...! 그 말이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어? 다시 세계에 위험을 가져올 수도 있어."

"하지만...만나고 싶은 걸..."

"...!"



산달폰은 차마 더 세게 말하지 못했다.

"음...사리엘, 너에게 악의가 없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나는 하늘의 세계를 지키는 자로서, 가능한 한..."


하지만 산달폰의 말은 무언가에 의해 막힌다.



(뀨~이~!)


"부허얽?!"

갑작스럽게 산달폰에게 달려드는 수수께끼의 인형옷.




(어머 어머~그런데 저건 안긴 게 아니라 몸통박치기 같은데?)


곧바로 어느새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하루토와 마루토가 일행의 음식점에 발을 들여놓는다.

사실 저 인형옷 안에는 아즈라엘이 들어가 있었다.

해양학자는 자신이 연구하는 '상어'의 잡다한 물건들을 사들여 놓고 있었고,

그 귀여운 외형에 주목한 하루토와 마루토가 아즈라엘이 밖에 나갈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던 것이다.

반가워하는 루리아와 인사를 나누던 하루토는 이내 사리엘을 발견한다.

"사, 사리엘!? 너는 왜 여기에..."

"개미를 쫒아서 빚이 생겼어. 지금은 짐꾼으로 땅콩을 벗기고 있어."

"따, 땅콩? 잘 모르겠지만 일단 우리엘님에게 보고를..." 마루토가 상황에 혼란을 더하는 사이,




사리엘과 하루토, 마루토를 따라 들어온 여성과 남성 또한 서로를 보며 놀란다.

"...너희들까지 또 뭐야?" 산달폰의 지친 목소리가 가게를 채운다.


우연히도, 상어 헌터가 사리엘과 산달폰이 이야기하던 동안 구했던 배는 여성이 겨우 구했던 배와 동일한 배였다.

일행은 관광객들을 괴롭히는 상어도 퇴치할 겸 다시 만난 천사들과 같이 어울리기 위해 함께 그 배에 탑승한다.



음식점은 잠시 루시오에게 맡기고,



그랑 지타와 뷔가 산달폰의 갑옷을 벗기려다 바닷물에 빠트려 버리고,




하루토가 루리아에게 추파를 던지고,



아즈라엘이 사리엘의 고민을 들어주는 사이,

상어 헌터인 남성과 상어 학자인 여성은 본격적으로 맞붙는다.

"뭐라는 거야! 몇 년 전 이야기를 언제까지고 하는 거야!"

"고함치지 마. 당신의 가치관이 바뀌었는지 확인하는 거잖아?"

"잘난 척 하기는...상어 헌터를 야만적인 것처럼 말하지 마!"

"당신이야말로 학자들이 현실을 보지 않고 머릿속이 꽃밭으로 가득하다고 말했으면서!"

"그 말은 사과했잖아!"

"그 사과는 거절했어!"



불꽃이 튈 것만 같은 그들의 사이를 마루토가 중재한다.

"거기까지~. 또 이야기가 어긋났어요.

즉 두 사람은 금단의 커플로서, 둘은 사랑의 힘으로 서로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들을 가지고 일을 계속했던 거죠?"

남성이 말한다.

"맞아. 처음 만났을 때는 더 유순했었는데, 점점 더 상어를 학대한다든지 근거없는 비난들을..."

"잠깐, 처음 말을 꺼낸 건 당신이잖아. 보호 활동이 위선이라고..."


"중요한 쟁점이군요. 그래도 서로 일에 대해서는 참견하지 않는다고 둘은 정했지만...

첫 결혼기념일에 말실수가 나와, 그대로 말다툼을 하기 시작했단 말이죠."

"쯧, 그날은 많이 취해있었어...농담으로 생각하고 말했지, 나는!"

"진심이든 농담이든 용납할 수 없어. 그런 말을 하지 말자고 정한 규칙이었잖아."

"어쩔 수 없이 말할 수밖에 없는 일들도 있었잖아...그리고 당신도 몇 번인가 말한 적 있었잖아, 안 그래?"

"하아? 몇 년 전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끝나지 않는 다툼을 멀리서 지켜보던 선장은 한숨을 내쉰다.

"하이고...철이 되서야 부랴부랴 적당히 손님을 받으면 이렇게 되는 건가...앞으로는 신경 좀 써야겠다..."

그런 선장의 눈에...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들어온다.

"어, 어이! 여기! 상어가 나왔다!"


바로 그쪽으로 향한 모두들.

"뀨이뀨이~."

"아하하, 뀨이뀨이~."

아즈라엘과 루리아가 그 생명체의 울음소리를 따라하는 사이,

"사리엘. 엽총을 꺼내라..."

상어 헌터는 재빨리 행동을 지시한다.

"잠깐, 당신! 이 아이가 우리들을 습격한다고? 눈앞의 현실을 제대로 봐!"

학자는 말했지만 헌터는 단호했다.

"상어는 교활하고 지능이 높아. 한시라도 방심하면 당해! 사리엘!"

하지만 사리엘은 고개를 젓는다.

"아니, 적대감은 정말로 없어...네가 말한 상어와는 다른 거 같아."

"아마추어가 나에게 의견을 낸다고...?"

다시금 닦달하는 상어 헌터에게 어느새 다시 배로 올라온 산달폰이 말한다.

"상어는 아직 알려진 바가 많이 없는 생물이겠지? 생김새가 비슷하더라도, 이 세계에서 다른 역할을 맡는 것일 수도 있다."

"천사와 타천사처럼...?" 사리엘이 홀로 말한다.

고개를 끄덕인 산달폰은 다시 말한다.

"여기선 전문가인 학자의 말을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남성은 못마땅하는 티가 역력했지만 일단 한 발 양보하기로 한다.

"으음...그 말이 틀렸을 때 책임을 질 준비는 됐겠지?"

"걱정하지 마라. 여기 있는 이들은 모두 제 한 몸 정도는 건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선장은 차치하더라도."

"흥, 그럼 살펴보게 할 시간 정도는 주지..."


얼마간의 시간 뒤, 이윽고 학자는 결론을 짓는다.

"결론이 나왔어. 이 아이는 상어와는 다른 종이야."

"뭐라고? 근거는?"

"입 옆을 봐. 상어에는 있는 아가미가 없어. 호흡 방법이 다르다는 말이야.

그리고 꼬리도...상어는 몸 방향의 수직으로 지느러미가 달려 있지만, 이 아이는 지느러미가 수평이야.

단순한 개체 차이라는 말로는 이 차이점을 설명할 수 없어.

이 아이는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종이야!"

"과연!"

모두가 새로운 발견의 장에 서있어 흥분하는 사이, 다시 그 생물체를 유심히 살펴보던 상어 헌터는 이내 수긍한다.

"그런가...나는 이런 녀석을 상어와 구분하지 않고...

뭐가 프로란 말인가...무해한 녀석을 잡아대다니..."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지 않나. 이제까지 아무도 모르던 일이다." 산달폰이 그를 위로한다.

남성은 코웃음을 친다.

"...흥. 어쨌든 아우규스테 해변에 상어는 없었다는 거군. 이제 우리 상어 헌터의 일은 끝났다.

어이 선장! 배를..."

그는 선장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선장을 한 입에 삼키는 상어를 볼 수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


외전 3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