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블루 판타지 스토리 연재 링크 모음


1편


지난 이야기
란슬롯은 베인이 자신을 애칭으로 부르는 일을 '단 둘이 있을 때'로 한정하자고 수줍게 요구하는데...!


전편에서 보았듯 베인은 4기사 이야기의 맨 처음부터 등장하는 근본 중의 근본 캐릭터로,
그 특유의 친화성과 빈틈있는 성격으로 4기사와 주인공 일행과의 인연을 시작부터 임팩트있게 만들어준 역할을 맡았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주인공이 베인 없이 란슬롯과 페드라헤의 항만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고 생각해보자.
만남 자체가 밋밋해져 이야기를 끌고 나갈 힘이 약해졌을 거라고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그는 란슬롯과 앞으로도 계속해서 매우 막역한 사이를 과시하니,
퐞격에 란슬롯이 등장한 만큼 베인의 등장 또한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퐞격 인게임에서도 베인과 란슬롯의 상호대사를 들어야 할 란슬롯 유저들에게 미리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란슬롯을 하는 자 그 베인을 견뎌야 하는 것'이다.



토벌군은 드디어 파프니르가 있는 동굴, '용의 둥지'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군 후방에 있던 이자벨라가 선두에 찾아와 행렬을 잠깐 멈춘다.
"이자벨라 님? 무슨 일이 있습니까?"
의아하게 묻는 란슬롯에 이자벨라는 도리질한다.
"아뇨, 란슬롯. 그리고 모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모두에게 실프를 부탁한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토벌군의 편성 이전부터 외부인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그녀가 그런 태도로 나온 만큼 주인공 일행은 약간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뷔는 자신있게 맡한다. "그래! 걱정하지 마! 맡겨 두라고!"
그렇게 토벌군은 용기 백배한 상태로,




파프니르를 어렵지 않게 쓰러트릴 수 있었다.




"실프 님! 괜찮으십니까!"
"아아...그 존체가 무탈하셔서 다행입니다..."
란슬롯과 이사벨라의 함성과 함께 실프도 파프니르에게서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다.


"란슬롯, 이자벨라...둘 모두 고맙다..."
그 둘을 달랜 실프는 이윽고 주인공의 기공단에게도 시선을 던진다.
"당신들은 못 본 얼굴이지만...저를 도와준 거 같군요. 감사드립니다. 아..."
그러던 실프는 문득 루리아를 보고 눈에 이채를 띤다.
"그대는..."
"네...?"
"다른 사람들과는 뭔가 다르군요. 뭔가 특별한 힘이 느껴져요...
뭘까요, 이건...친밀감? 음, 저도 잘 모르겠지만..."
어디서든 친구 만들기를 좋아하는 루리아는 그 말을 덥석 받아문다.



그렇게 루리아 노트 친구 컬렉션에 한 페이지가 추가되면서 이 사태는 끝나는가 싶었지만...
모두는 이 바쁜 상황에 쫓겨 한 명의 인물을 잊고 있었다.


토벌군이 왕도로 돌아가는 길에 또다른 사건은 일어나니,
"꺄아아아아아!"
실프를 데리고 역시 토벌군 후방에 있었던 이자벨라의 비명이 '통곡의 골짜기'에 울려퍼진 것이었다.
일행이 즉시 향해보면...

"이자벨라...여기서 죽어줘야겠다."



다름아닌 '지크프리트'가 이자벨라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대검을 겨누고 있었던 것이다.
'용살자'이자 '왕살자'로 알려진 그의 기백은 그 거대한 규모의 토벌군 전체를 앞에 두고도 모두의 살을 떨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자벨라는 그에 맞서 앙칼지게 외친다.
"이 페드라헤의 역적! 잘도 여기에 나타났구나!"
지크프리트는 코웃음을 친다.
"'네가 할 말'인가...? 실프를 미끼로 하니 아니나다를까 왕도에서 바로 기어나온 네가..."
"뭣이...!?" 이자벨라는 잠시 말문이 막힌다. "그럼 네놈이 파프니르의 봉인을...!"
"완전히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아무래도 좋다. 여기에서 결착을 짓자."
그리고 지크프리트는 행동한다.



"으헉?" "크윽...!"
순식간에 호위군을 정리하고 지크프리트는 이자벨라에게 쇄도한다...
그의 대검이 이자벨라를 세로로 쪼개버리려 높이 들렸을 때,

"지-크-프-리-트!!!!!"



란슬롯의 푸른 쌍검이, 그 대검을 옆으로 쳐낸다.
기회가 날아갔지만 지크프리트는 대수롭지 않은 듯 자세를 바로잡으며 말한다.
"란슬롯...오랜만이군."
"네놈...!"

란슬롯의 눈빛이 지크프리트를 잡아먹을 듯이 불타는 가운데,
베인과 그랑 지타 일행은 란슬롯보다 한 발 늦게 도착한다.



베인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주인공 일행도 바로 이전에 들었던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눈앞에 나타나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일국의 재상을 암살하려는 일이 벌어진 상황.
토벌군은 다시 진형을 정비하고 더 강한 구성원들로 지크프리트를 체포하려 하지만...
"큭...!"


(어떻게 된 거냐 란슬롯. 숨이 차오르고 있군?)


지크프리트는 놀랍게도 모두를 상대로도 오히려 우위를 점했다.
"과연 '용살자'인가...! 힘과 기술 모두가 정상이 아니야...!"
베인의 말대로 이대로 가면 시간은 오래 걸리되 일행의 패배는 기정사실이었다.


하지만...

"...란슬롯, 일단 승부는 미뤄두지."
지크프리트는 돌연 모두를 크게 물러나게 한 후 그대로 숲속으로 몸을 던졌다.
"기다려! 지크프리트! 이대로 꽁무니를 말 생각인가!"
란슬롯이 부아가 치밀어 외쳐봤지만,


(너무 흥분했군...너는 더 냉정하게 주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에게 돌아온 건 이미 멀어지기 시작한 지크프리트의 훈수뿐이었다.


(모두들...실프 님의 구출, 수고가 많았다! 자, 원하는 만큼 마시고 먹길 바란다!)



귀환길에 그런 일이 벌어지니, 일행의 기분은 왕궁에 돌아와 연회를 열 때도 영 찜찜할 수밖에 없었다.



...베인은 예외로 두도록 하자.
이자벨라는 그 중 특히 란슬롯에게 다가가 말한다.
"란슬롯...지크프리트를 생각하고 있나?"
"...예."
이자벨라는 그 말을 듣고 암살될 뻔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당차게 란슬롯을 다독인다.
"확실히 지크프리트의 급습에는 간담이 서늘해졌지만...하지만 그 역적의 아군은 지금 이 나라엔 아무도 없어.
시간을 두고 천천히 포위망을 좁히는 거야. 그리고..."


(다음이야말로 놓치지 않으면 돼. 그자가 나타나면, 란슬롯, 네 손으로 마무리하는 거야, 알겠지?)


란슬롯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대답한다.


(존명.)


하지만,
용살자 지크프리트는 자신이 전략적으로 밀릴 수 있는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


"지크프리트다!"
급작스럽게 소란스러워지는 왕궁의 바깥.
모두의 머리털이 순간 바짝 곤두섰을 때, 연회장의 정문을 백룡기사단의 기사들이 박차고 들어왔다.
"보고드립니다! 역적 지크프리트가 왕도에서 발각되어 기사들을 기절시키고 현재 도주 중!"
"현재 응전하고 있으나 지원이 급박합니다!"
기사들은 주인공 일행에게도 다급하게 외친다.



그리하여 일행은 카를 왕과 실프, 이자벨라를 왕궁에 두고 또다시 싸움터로 나가게 된 것이었다.


지크프리트의 수완이 대단하다고는 하나 그는 본질적으로 닌자가 아닌 기사인 바,
그랑 지타, 뷔, 루리아, 베인, 소피아, 란슬롯은 곧 지크프리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칫.)


지크프리트는 혀를 차며 그 자리를 벗어나려 했지만,


(지크프리트!!! 네놈...이번에야말로 도망치지 못한다!)


란슬롯의 쌍검은 이번에는 더욱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더 끈질겨지긴 했군. 너도.)


(놓치지 않는다고 했다! 선왕 시해의 죗값을 치르게 해 주마!)


쫓고 쫓기는 란슬롯과 지크프리트.
그 둘을 제외한 일행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뒤로 쳐질 수밖에 없었다.
사실 퐞격에서도 그렇듯이, 란슬롯의 투르블렌츠(텔포)를 어떻게 그랑 지타가 따라간단 말인가?
그 둘이 이윽고 나머지 모두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사태에 이르자, 베인은 아예 이야기보따리를 꺼내기 시작한다.

"전에 란슬롯과 내가 흑룡기사단에 입단에서 지크프리트의 지도를 받았다는 것까지 이야기했지. 정확히 말하면..."


(그거야...지크프리트는 란이에게 지금의 검술을 모두 가르친 이른바 스승이라고 할 수 있어.)


대검사가 쌍검술을? 지크프리트가 퐞격에 나올 때 대검과 쌍검 자세캐가 된다는 소린가?(아님)
그것도 놀랄만한 이야기였지만, 뷔는 지크프리트가 란슬롯의 스승이었다는 사실 자체에 더 놀란다.
"그랬구나...!"


베인은 이어 이야기한다.
"동경해 마지않던 스승, 나라의 영웅이 선왕 폐하와 나라를 배신한 미치광이로 변해 버린 거야.
전에 그 인연이 깊었던만큼, 란이는 더 지크프리트를 용서할 수 없겠지.
'흑룡기사단 단장 지크프리트'와 '흑룡기사단 부단장 란슬롯'이라 하면 과거에는 누구에게나 선망되던 최강의 콤비였어.
과묵한 단장의 생각을 잘 대변하는 분위키 메이커 란슬롯...내가 보기에도 두 사람은 정말 잘 어울려 보였는데.
란이 녀석...옛날엔 동료에게 농담도 곧잘 던지고, 지금보다 더 명랑한 애였다고?
모두에게 허물없이, 평등하게 대하고 기사단의 동료들은 가족처럼 소중히 생각했는데..."


(하지만 선왕 시해 사건이 일어난 밤에 그 모든 것이 끝나버렸어...)


베인이 어둡게 이야기를 마무리하려는 즈음, 조금 더 란슬롯을 따라가던 소피아가 일행을 불렀다.
"여러분! 이쪽이에요!"

일행이 소피아가 지목한 왕도의 외곽으로 달려가자, 그곳엔 란슬롯만이 부단하게 지크프리트를 찾고 있었다.
"란아? 지크프리트는?" 베인은 란슬롯에게 물었다.
란슬롯은 초조한 어조로 대답한다.


(지크프리트의 뒤를 쫓고 있었는데, 이 근처에서 그 자식의 모습을 갑자기 놓쳤어.)


"몸을 숨길 만한 곳은 없는데...젠장, 나란 놈은...!"
하지만 여기서 사건이 끝날 리가 없으니,
"꺅!?"
루리아가 돌연 비명을 지른다.
"무슨 일이야, 괜찮아, 루리아?"


(이 근처에서 뭔가 발에 걸려서요....)


루리아가 히로인 보정으로 루트를 찾아낸 것이었다.
"...! 이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지크프리트가 이곳으로...!"

모두는 란슬롯을 선두로 하여 그 계단을 내려가게 되었다.


곧 심상치않다는 느낌이 모두에게 들었다.
그곳은 습하고 어두침침한,



백룡기사단장인 란슬롯에게조차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고,



조금 나아가자 감옥같이 생긴 공간이 어둠 속에서 가만히 일행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있던 '백룡기사단의 갑옷을 입은 자들'이,



백룡기사단장 란슬롯과 백룡기사단원 베인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너희들...! 무슨 짓이야?!"
혼란에 휩싸인 란슬롯의 쌍검이 늦어,
'적'의 창이 란슬롯을 꿰뚫으려 할 때...!


"하아!"

"으으윽...!"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란슬롯을 위기에서 구했다.
"기사인 자, 항상 냉정해야 한다고 몇 번을 말해야 하나..."


(란슬롯...도와주는 건 이번뿐이다.)


다름아닌 지크프리트였다.
"...!"
뒤바뀐 아군과 적, 가중되는 혼란.


지크프리트는 한 호흡에 달려드는 적들을 모두 정리하고 말한다.
"이제야 조금 이야기를 들을 마음이 생긴 거 같군. 란슬롯."
"지크프리트...이건 대체..."
자신의 쌍검을 쥔 손을 올릴 생각도 못하고 망연히 말하는 란슬롯에게, 지크프리트는 모두를 따라오라고 손짓하며 운을 떼기 시작한다...
"냉정을 쉽게 잃고 바로 눈앞밖에 보지 않게 되는 게 네 오랜 단점이었지...
거기에 네 그 성격을 더욱 부추기는 그 '달기'까지...되도록 소수로 너와 만나기 위한 도박수가 통한 거 같군."

"도박수..."

란슬롯은 이제까지 지크프리트의 석연치 않은 행동들이 이제서야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한 것 같았다.

지크프리트는 모두를 이끌고 어느 문 앞에 선다.



(이 문 너머로, 네가 모르는 페드라헤의 진실이 숨겨져 있다.)


"그 진실을, 너는 알 준비가 되어 있나...?"
"진실..."
란슬롯은, 베인과 소피아, 주인공 일행을 돌아보고는,
이윽고 고개를 끄덕여 모두와 함께 그 문 너머로 향한 것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3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