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블루 판타지 스토리 연재 링크 모음


2편


지난 이야기

생명의 위기에서 지크프리트에게 구해진 란슬롯은 가슴이 쿵쾅대는 것을 느끼는데...?




이 스토리 연재 중 어느 편에서든 조금의 각색은 들어가지만, 전편에서는 유독 각색이 더 자주 들어갔다.

스토리의 핵심 얼개는 그대로이나 전개가 몇 군데서 달라졌으니,

모든 각색은 이야기의 진행을 더 자연스럽게 하고 캐릭터들을 그들의 설정상 능력, 성격 등에 부합되게 더 띄워주면 띄워주기 위함이지

캐릭터성을 파괴하거나 작성자의 편애로 이야기를 망치기 위함이 아님에 맹세한다.

베인만 하더라도 전편에서는 아무 것도 못했지 않은가...?

그럼 모두 이 '구국의 충기사' 마지막 편을 즐겁게 감상했으면 한다.



문의 반대편엔 일행이 아까 오면서 목격했던 섬뜩한 감옥들이 또 줄지어 있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면,



(모두 괜찮은가?!)



(촌장님도 무사하셨군요!! 하지만 어떻게 탈출하셨습니까!)


이 감옥의 안엔 사람들이 갇혀 있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쏟아져나와 서로 재회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란슬롯은 말한다.

"이곳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었다니..."



(그렇다는 건...역시 여기는 왕도의 시설인가?)


지크프리트는 긍정한다.

"그래, 여기는 왕궁의 바로 지하에 있는 비밀 감옥이다."



(이 지하 감옥에는 왕도에 그 존재가 알려지면 '위험한' 자들이 비밀리에 갇혀 있지.)


"숨겨진 지하 감옥이라고...? 그럼 이 자들은 도대체..."

란슬롯은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이 현실감있지 않게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갇혀있던 주민의 말이 그를 조금 깨운다.



(저희는 '통곡의 골짜기' 기슭에 있는 '루흐루스' 마을 사람들입니다.)


"저희는 희귀병으로 고통받는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마을의 처지를 카를 전하에게 읍소하러 왔는데,

'그 녀석'에게 속아서 이 감옥에..."

"'루흐루스' 마을...!"

그 마을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는 란슬롯과 함께, 소피아가 놀란 목소리로 말한다.

"여러분이 그...!"



그 말에 루흐루스 마을의 촌장, '골턴' 또한 경악을 금치 못한다.

"뭐, 뭐라고...? 우리는 벌써 죽은 사람들이 되어 있다는 건가...!"

그는 허탈하게 웃는다.



(하하...하하하...확실히...왕도는 복마전. 무서운 마귀가 숨어 있구나...)


지크프리트가 다시 나선다.

"촌장, 마음을 추스르게. 여기서부터는 내가 설명하지."

그리고 그는 투구를 벗는다.



(통곡의 골짜기 기슭에 있는 루흐루스 마을에서는 아이와 노인들이 갑자기 사망하는 수수께끼의 기병이 유행하고 있다.)


"거기까진 알고 있을 터."

소피아가 답한다.

"예, 제가 그 현상을 카를 전하께 전하려고 이 왕도를 찾았습니다."

"그 병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야. 선왕 '요제프' 시절 때도 마을에서 주민들이 찾아왔었다."

"그럼...그 병은 이전부터 이 나라에 알려져 있었다는 거군요."


그 말을 들은 베인과 란슬롯은 극구 부인한다.

"잠깐, 잠깐만! 그런 질병 이야기는 지금까지 금시초문이라고?"

"베인의 말이 맞아. 내가 기사단장에 취임한 후에도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지크프리트는 말한다.

"요제프 선왕 폐하께서는 원인을 정확히 조사하고 상황을 전파할 생각이셨을 것이다...

그래서 당시 흑룡기사단장이었던 내가 비밀리에 그 마을로 조사를 가게 됐지.

너희들은 알 리가 없었다."


지크프리트의 말은 이어진다.

"조사를 시작한 나는 곧 그 질병의 원인이 강물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강의 상류에는...너희들도 알듯이 파프니르가 봉인된 '용의 둥지'가 있지.

거기서 나는, 봉인된 파프니르를 찾은 실프와 그 호위병들을 보았다.

실프는 거기서 불로장생의 영약 '알마'를 만든다...그건 알고 있었지. 하지만 호위병들의 행동이 이상했다.

호위병들은 조금씩 실프가 눈치채지 못하게 그 곁을 떠나 무언가를 담은 꾸러미들을 버리고 있었지.

거기서 나는..."



(대량으로 버려지는 거무스름한 보석들을 보았다. 이게 뭔지 아는가...?)


모두는 지크프리트가 꺼내든 그 결정을 보았다. 결정은 불길하게 빛나고 있었다.

소피아는 말한다.

"...핫! 설마, 이 보석 때문에...!"

지크프리트는 대답한다.

"감이 좋군. 호위병들이 말하기로는 이 보석은 '카르마'라고 하는데...

성정수 실프가 영약 '알마'를 만들어낼 때 생기는 부산물 같은 것이다.

이것들이 품고 있는 독성이 강물에 버려져 질병의 원인이 된 거지. 그리고 그것들은!"


그렇게 말하면서, 지크프리트는 감옥 옆에 있던 지하 창고의 문을 열어젖혔다.

카르마들은 그 창고의 천장까지 닿을 만큼 가득 쌓여있었다.

"아직도 통곡의 골짜기에서 계속 버려지고 있다."



놀라는 베인의 옆에서, 란슬롯은 충격을 받은 채 중얼거렸다.

"대체...누가 이런 짓을...

카를 전하가 이런 일을 윤허하셨을 리가 없어..."

"설명을 한다고 시간을 지체했군." 지크프리트는 다시 모두를 이끈다. "다음 이야기는 '흑막'을 처리하러 가면서 하도록 하지."



"역적과 결탁한 자들이 여기 있다!"

일행이 왕궁으로 통하는 길을 통해 감옥 밖으로 나오자 '백룡기사단'의 태반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크프리트는 그 모두를 일행과 함께 처리하고 말한다.

"아마도 카를 전하께서는 이 사실을 모르시겠지."

란슬롯은 여전히 멍해 있었다.

"그럼 설마 실프님께서...? 이 나라는 실프님의 은덕으로..."

지크프리트는 부정한다.

"곁에서 보며 눈치채지 못했나? 성정수 실프는 그녀 자체로는 선악을 판단할 수 없다.

별의 민족에 의해 만들어졌을 때 주입된 역할을 지금 다른 자들의 요청에 따라 반복하고 있을 뿐이야."

란슬롯은 다시 폭발한다.

"그럼 도대체 누가...!!"


지크프리트는 조용히 말한다.

"냉정해져라 란슬롯...또 한 명이 있지 않나. 오랜 기간동안 젊음을 유지하며, 나라의 대소사에 관여해온 자가..."

"설마...!"

란슬롯은 이윽고 한 인물에 생각이 닿았다.



(이자벨라 님께서...거짓말...)


"이제까지 백성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삼아 정책을 펼치신 이자벨라 님이...뒤에서 국민을 기만하고...

선왕 시해의 죄를 물어야 할 지크프리트가...사실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암약하고 있었다고...?

'알마'는 이 나라의 번영을 가져온 기적의 영약이 아니었는가...이런...이런 일이..."

비틀거리는 란슬롯에게, 다시 나타난 적들이 검과 창을 찔러오는데...




지크프리트와 베인이 그 무기들을 걷어내며 란슬롯을 재촉한다.

"란슬롯! 여기는 전장이다! 누가 전장에서 멍때리라고 가르쳤나!"

"그래! 란아! 지크 씨 말대로 일단 여기를 벗어나자!"

"베인, 지크프리트..." 란슬롯은 이윽고 완전히 정신을 차린다.

"그렇다...나는 이 눈으로 진실을 확인해야겠어...!"

그리하여 모두는 왕궁의 그레이트 홀로 향한다.


그레이트 홀에는 소식을 들은 카를 왕과 이자벨라 재상이 자신들을 빈틈없이 둘러싼 근위기사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지크프리트는 격정을 담아 외친다.

"이자벨라...!"

이자벨라는 여전히 재상으로서의 얼굴로 지크프리트를 노려본다.



(대역죄인이 이리도 하늘을 두려워할 줄 모르고...자신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나?)


지크프리트는 눈도 깜짝하지 않고 되받는다.



(그 말 그대로 돌려 주지. 페드라헤와 그 백성들은 네놈의 화장품이 아니야.)




이자벨라의 옆에선 아무 것도 모르는 카를 왕이 어쩔 줄을 모른 채 앉아 있었는데,



란슬롯은 그에게 대강 예를 표하고 다시 근위기사들과 대치상태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 뒤에서...



(재, 재상 이자벨라! 내 얼굴을 잊었다고는 못하겠지!)


"천하의 악녀! 전하! 저희는 이자벨라에 의해 지하 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재상에게 반말을 던지며 골턴과 루흐루스 마을 사람들이 달려왔다.

"...! 당신들은...!" 이사벨라는 당황했지만 쏟아지는 말들을 막을 순 없었다.

"지하 감옥에...유폐?"

"이자벨라! 더 이상 발뺌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네가 흘려 보낸 독에 시달려 온 루흐루스 마을 사람들이다!"

"흘려 보낸 독...루흐루스 마을의 백성들..."

"국왕 전하! 이 분들이 왕도로 향하던 길에서 마물의 습격을 받아 실종되었다던 루흐루스 주민분들입니다!

그곳 주민들은 영약 알마의 부산물, 독극물 카르마에 계속 시달리셨던 겁니다!"

삽시간에 여러 목소리로 혼란해진 왕궁에서 말투까지 급해진 소피아의 증언까지,



카를 왕은 너무나도 갑자기 찾아온 정보들을 듣자마자는 믿을 수 없었다.

그가 말들을 되새기며 정보를 정리하는 사이, 지크프리트는 자신의 품 속에서 카르마와 한 장의 종이를 꺼낸다.


"카를 전하...이것이 이 나라를 오염시키고 있는 카르마입니다."



(그리고 이 카르마에 대해 쓰인 진술서를 읽어 주시면 이자벨라의 그 괴물같은 가면이 벗겨질 것입니다.)


"이 진술서는 의사 '보리스'가 작성했습니다."

"보리스..." 카를 국왕은 그 이름에 반응한다. "왕가가 대대로 신세를 졌던 주치의다...

얼마 전에 은퇴하여 고향으로 돌아갔는데, 그를 직접 데리고 올 수는 없었나?"

지크프리트는 말한다.

"보리스는 하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14개월 전에 말입니다.

이 진술서를 쓴 직후에 짜기라도 한 듯이 흉적에게 습격당했습니다."

"뭣이...!" 놀란 카를 왕은 이자벨라에게 고개를 돌린다.

"이자벨라, 어찌하여 그의 죽음을 보고하지 않았나?"

이자벨라는 거의 악에 바친 듯 말한다.

"전하, 저 역적의 말을 믿으시는 것이옵니까!"

지크프리트는 사나운 표정을 짓는다.



(어디까지 시치미를 뗄 셈인가! 뻔뻔한 년 같으니...)


그는 다시 카를 왕에게 말한다.

"전하, 저희는 여기서 불필요한 싸움을 벌일 생각은 없습니다. 서로 무기를 물린 뒤 천천히 사실을 확인해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특히 의사 보리스의 생사는 사람을 보내면 곧 시비가 가려질 내용입니다..."

란슬롯도 그의 옆에 선다.

"전하,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이자벨라 님...솔직히 저는 지금도 완전히는 믿기 어렵습니다만, 이 의혹은 무시하기엔 너무나도 설득력있습니다.

당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여기선 근위병들을 물려 주십시오!"

카를 국왕은 그 말을 듣고 끄덕이고는,

"음...이치에 맞도다." 이자벨라에게 말한다.



(이자벨라...과인도 진실이 알고 싶도다. 여기선 무기를 버리고 진실을 밝혀봄이 어떠한가?)


그리고...이자벨라는 대답한다.



(...흥. 좋아! 이렇게 된 이상 네놈들 모두 지옥에 보내서 전~부 새로 시작하도록 하지!)


지크프리트의 말은 모든 것이 사실이었다.

드디어 그녀는 흑막으로서의 본색을 드러낸 것이었다.



(아무래도, 악인은 이쪽이었던 모양이구만!)


이제는 베인조차 알아챌 정도로 급변한 그녀의 기색.

"실프님! 당장 나와주세요!"

그녀는 누가 막을 새도 없이 곧바로 왕궁에 있던 실프를 불러낸다.



순진무구한 소녀의 얼굴과 목소리를 가진 성정수, 실프.

그러나 그녀의 본성은 어디까지나 '별의 민족의 병기'였다.

"실프 님...이 자식들을 전부 없애주세요!"

"'이 자식들'...? 미안하다, 상황을 잘 모르겠어..."

"시끄러워!! 너까지 그러기야!! 이 자식들은 나와 너를 죽이려고 하고 있어!

네 덕에 번성했던 이 나라의 번영을 위협하는 역적들이라고! '이 자식들'은!!!"

"번영을 위협해...영약을 노리는 건가? 영약은 백성들을 위해 필요하다.

내가 영약을 만들고...이자벨라가 그걸 전달해왔기를...오랫동안..."



루리아가 친구 실프를 만류해보았지만,

"이자벨의 적...국가의 번영을 방해하는 적...? 그럼 쓰러트릴 수밖에..."

선악을 판단할 수 없는 유형의 성정수로서, 실프는 단순히 이자벨라가 더 오래 친분을 쌓아왔다는 이유만으로,

이자벨라의 마지막 발악에 의하여 모두를 적대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일행은,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싸움에 들어갔다.



싸움이 끝난 후,

실프는 루리아에게 폭주한 힘을 흡수당한 후 잠들었으며,

이자벨라는 알마도 더 이상 복용하지 못한 채 자신이 무고한 사람들을 가뒀던 그 지하 감옥에 갇혔다...


며칠 후 카를 왕은 모두를 다시 왕궁으로 부른다.

"과인은...너무나도 무능한 왕이로다. 선왕 요제프 폐하를 볼 낯이 없도다.

나라의 존망이 걸린 일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그대들 같은 신하들과 기공사의 도움으로 겨우 위기를 벗어나다니...

과인은 지금부터나마 이 페드라헤 왕국을 알마 없이 재건해보리라.

란슬롯, 베인. 그대들이 과인을 도와줄 수 있겠나?"

일행을 치하하는 한편 자신을 자책하는 카를 왕. 기사로서의 사명을 다시금 되새긴 둘은 힘차게 대답한다.

"예! 이 몸을 불살라 노력하겠사옵니다!"

"재편되는 백룡기사단에 맡겨주십시오!"

그리고...



누명을 벗고 당당하게 왕궁에 발을 들인 지크프리트.

카를 왕은 왕좌에서 일어나 그를 맞는다.



(괜찮도다. 괜찮도다. 그대는 참된 충성스러운 기사이니, 약간의 지각이 대수겠는가!)


"그래서...그대는 역시 떠날 생각인가?"

지크프리트는 사건이 끝난 직후 다시 나라를 떠나 방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었다.

그는 그 뜻에 변함없이 고개를 숙인다.

"예. 누명이었다고는 하나 제가 왕 시해자라는 소문은 이미 널리 퍼진 후이고,

나라를 떠난 지 오래인 제가 급히 들어오면 본래 왕국의 조직에 혼선을 빚을 뿐이니,

이대로 제가 페드라헤 왕궁에 남는 것은 득이 아닙니다.

게다가...나라에 영웅은 한 명이면 족합니다."

지크프리트는 란슬롯을 바라본다. 란슬롯은 뜨거운 눈길로 그의 시선에 답한다...

"지크프리트 씨...다음에 돌아오실 때까지 이 나라를 전에 뒤지지 않게 번영시켜 보이겠습니다."


지크프리트는 엷게 웃음짓고 그랑 지타의 기공단과 함께 왕궁을 떠나니,

그리하여 그들은 이 이야기를 일단은 끝맺게 된 것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