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파이야기 9 '흥망성쇠' 편


장풍 승룡권과 유사품에 지쳐가던 격투 게이머들의 눈길을 돌려 한때 주목 받았던

비운의 3D 격투게임 버추어 파이터.


한국 오락실에서 어떻게 흥하고 저물어 갔는지 한번 짚어 봅시다



※ 본문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아물케나 막 삽입 하였습니다


[ 버파 1 ]

극장 근처나 비교적 규모가 큰 오락실에 가야 볼 수 있었던 버파1

재밌어 보이긴 하는데 그동안 해온 격투 게임 처럼 장풍도 안나가고 커멘드표를 봐도

이해가 안되는 괴리감.



PP6PK 지금 해보면 간단히 입력 할 수 있지만 236손 , 623손만 하던 사람에겐

정말 생소한 커맨드 였고 PP6PK, 7K 같은 커멘드를 입력 하려면 정말 손이 꼬였던 초창기 시절


아키라의 초필살기 철산고. 466P+K 커맨드 표만 봐도 뭔소린지 정말 이해 불가능.

이걸 실전에 어떻게 우겨 넣지? 하고 잠시 고민하다

몇번 해보고 포기 하게 만드는 기술


심지어 아키라는 숨겨진 필살기도 존재했는데..


66P+KPPK 라는 비밀 커맨드를 입력하면 아키라도 4연타를 낼 수 있다는 정보가 돌았고

종이에 적어가서 슬쩍 해봤지만 전혀 나가지 않아..


집중적으로 파는 사람보단 신기해서 좀 해보다가 결국 고향인 킹오파94나 스파, 사무라이로 회귀



[ 버파2 ]

센세이션 그 자체. 각지고 신기할뿐이었던(?) 버파1 그래픽 비해 눈에 확 띄는 화려함.

진짜 이것보다 진보한 그래픽이 앞으로 나올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파격적인 첫인상



서울 명지대학교 '블루타운' 이란 오락실에 첫 테스트 버젼이 설치 되었고

현관문을 열면 눈앞에 확 들어오는 대형화면 기계에서 돌아가던 버파2


주인왈 1000만원의 고가 였지만 이건 된다!! 는 감이 확실히 와서 설치


PC통신 하이텔의 '언두파이' 형의 친절한 안내로 ( 명지대 동네 오락실 짱 )

먼곳에서 하나둘씩 버파2를 하러 찾아 갔고 호기심 킹이었던 나도


학교 끝나고 부랴부랴 신촌 연세대 앞으로 지하철을 타고 가서 남가좌동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고

1시간40분의 고행 끝에 버파2가 있는 `블루 타운`에 도착


도착 해도 사람이 너무 많았지만 순서대로 게임이 가능 했었던 그곳.

30분 기다렸다가 앉으면 30초도 안되서 게임 끝


비싼 가격이었지만 큰 오락실만 설치 되었던 버파1 때와는 달리 버파2를 들여논 동네 오락실들이

꽤 많았던걸로 기억. 심지어 우리동네 지하에 기계 20대도 없는 작은 오락실까지 들여놨을 정도니

(붕권 한방에 죽는 셋팅으로 철권1도 들어옴)


예전 버파이야기에서 다뤘던 대방동외에도 전국적으로 유행하던 버파 최고의 전성기



이때가 오락실 대전게임의 초 전성기 였는데 버파외에도 스파제로, 철권2, 킹오파,

아랑전설 시리즈들 등등 숨도 못쉬고 대전게임을 할 수 있었던 행복 그 자체 였던 시기


버파2는 버파3가 발매된 후에도 인기가 식지 않았고


버파3는 안해 버파2가 훨씬 재밌어를 주장 하는 사람들이 존재.


진짜로 버파3가 나왔는데도 버파2만 하는 사람이 전국적으로 존재 했었다는 사실

(이걸 어떻게 아느냐면 PC통신으로 서로서로 동네 상황을 전했기 때문)



[ 버파3 ]

버파3부터가 망했다 안망했다 이야기가 정말 많은데


버파3는 대충 기억나는데 초기 발매가가 800만원 이었던것 같음

( 너무 오래된지라 ) 버파2 보다 쌌던건 확실


스파2 관련으로 떼돈번 고봉산업이란데서 출시 했는데 스파3와 함께 버파3가

잘 안되서 회사가 망했다는 소문도..


이게 왜 그러냐면 이때가 딱 PC방과 PC게임들이 부흥하기 시작한 그 때여서

버파2 시기처럼 오락실들이 존재는 했지만 PC방과 대립(?) 하던 초기 였고


심지어 버파2때 초고수들도 리니지 같은쪽으로 빠지는 사례도 많았음



버파2는 게임비가 200원이어서 20~20대후반 유저가 대부분이었는데

버파3가 딱 나오고 버파2랑 완전 다른 답답함과 실력 초기화로 인해 고수들의 박탈감.


그리고 현실 취업 or 위에 말한 리니지 등 pc게임으로 갈리며 유저가 대폭 물갈이 되는 분위기


또한 오락실에 가도 버파2의 대전게임 전성기때 만큼 바글바글한 느낌보단

한적한 분위기로 치닫게 되는 징조가 보였던 애매한 시절



유통사는 버파2에 비해 장사가 잘 안되서 망했다곤 하지만

그래도 버파3가 극 소수의 매니아 게임은 아니었음


전국적으로 서울,대전,대구,부산 등등 게임유저 현황은 pc통신을 통해 활발히 교류가 이루어 졌고


지역전이나 친목 전국대회 메가배틀 같은게 열리면 몇백명의 유저가 한 오락실에 몰리는

기현상도 벌어짐;


일본은 엄청 흥했다는 소문을 듣고 버파3를 하러 직접 일본에 놀러간 적이 있는데

신주쿠 니시스포 같은 유명 오락실을 가면 3층 절반이 버파3만 쫙 깔려 있을 정도로 대단 했지만


의외로 주력 오락실이 아닌 곳에선 연결하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컴까기를 하러 일본에 온건가 하며 당황 했던 적도..


암튼 2의 대중적인 분위기 보단 다소 규모가 줄어 들었음에도 엄청난 중독성과 게임 완성도는

버파3가 시리즈중 최고 였다고 생각함


버파3는 운도 좀 안좋았던게 버파2에 비해 수명이 좀 짧았음


왜냐면 초중반? 쯤에 스타크래프트의 시대가 열렸고 버파보단 스타에 주력하는 사람이 발생

내가 하던 곳도 버파 3~4시간후 스타 밤샘 이런 분위기 였으니 너무 아쉬웠던 기억이


버파2가 끝물까지 롱런 했다면 버파3는 초중반에 확 식어버린 분위기


위에 말했던 기존 유저들의 나이대 (20~20후반) 취업란, pc온라인게임의 부흥이 큰 역할을 했던것 같음


유명했던 대방동 조이월드 조차 버파3 중반부터 파리가 날리기 시작

분위기가 어땠냐면 오전엔 대방동에 모이고 사람이 별로 없네? 하면 916번 좌석버스를 타고

대방동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양재동 메가존 (메가배틀이 열린 그 오락실)로 이동해서 게임하는 분위기


결국 후반엔 버파는 명분 버파하러 모여서 술마시고 놀기를 하는 분위기로 버파 메카의 맴버들도

시들시들 해가며 스타, 디아블로2 등으로 산산조각



[ 버파4 ]

버파2랑 비슷하게 나왔데 !!!!!!!!!!!!!

라는 입소문과 함께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나 싶었던 버파4


실제로 버파2때 고수들이 취직도 하고 어느정도 현실에 안정을 찾은뒤 속속들이 복귀하는 사례도 많았고


처음 인컴을 했던 24시간 오락실 신촌오락실은 말그대로 동창회 분위기 였음

아니 당신도? 아니 너도? 오랫만 이런 느낌


가격은 기억이 잘 안나는데 버파3보다 보급률이 높았던건 확실

소규모의 대학교앞 오락실이나 동네 오락실에도 버파4가 놓여 있었고


뉴페이스들이 엄청 많이 생기기 시작


심지어 게임도 버파3 보다 조작이나 그런게 버파2에 가까워 졌고

쉬워졌다 ??? 라고 모두 속아 넘어 감으로써 초중반의 분위기는 마치 스파4에 비해 스파5가 쉽데!

이때랑 거의 비슷한 분위기


하지만 게임이 중반부에 치닫으면서 프레임 버파가 시작 됐고

쉽긴 개뿔 감으로 해도 충분했던 버파3에 비해 정말정말 어려운 게임이란게 밝혀짐


버파3 = 초기 적응은 어렵지만 대충 게임 할 수 있다

버파4 = 초기 적응은 쉽지만 잘해지기 어렵다


이런 느낌


이때 유저풀은 20대중반 ~ 30대후반


10대나 20대 초의 젊은 피 유입은 정말 드물었고 혹시라도 왔다가 탈출하는 사례가 빈번


결국 초기의 신규 유입 유저 + 기존 유저의 분위기는 중반부터 메마르기 시작


▶ 남산에서 열렸던 버파4 첫대회 결승. 인생 최대의 업적

2회전

3회전


신촌 인컴을 시작으로, 철산동 오락실, 방배동 비바오락실, 서울대앞, 압구정, 노량진, 총신대, 목동

등등 메카가 많았지만 여기서 중요한점은 저 오락실들의 부흥기가 동시대가 아니란점


방배가 망하면 압구정, 압구정이 시들하면 목동, 총신대+노량진 이런식으로 중반부터

메뚜기떼가 이동하듯 그만큼 대전 유저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 였음


버파2땐 걍 오락실가면 대전 할 수 있었지만 버파4 중반부턴 서로 약속하고 가거나

금요일만 흥하던 이상한 분위기로 ....


가정이 있는 유저들과 현실에 바쁜 세대가 주 유저층이었기에 어쩔수 없었다고 봄


하지만 여기서 2차 부흥기가 오는데 루리웹에서 버파게시판이 생기면서

신규 유저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철권으로 유명했던 그린오락실을 주축으로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함


최후의 메카 였던 압구정은 파리 날리고 그린은 바글바글


그리고 또 버파와 대전격투게임의 종말을 위해 치고 들어온 게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 WORLD OF WARCRAFT '


버파3가 스타에 짓눌렸다면 버파4 유저들은 와우에 빨려 들어감.

버파4 후반에 스파4도 나왔는데 너무 어렵고 와우에 이미 매혹된 사람들이 스파4와 버파4를 하기엔


격투 게임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힘든 나이대와 식은 열정이 유저수 격감에 기여 했다고도 생각됨


결국 그렇게 외롭고 고독하게 버파4의 시대는 막을 내리면서 버파5 발매가 예고 됨



[ 버파5 ]

미친.


일본은 버파5가 나와서 엄청 재밌게 하고 있대! 라는 소문과


한국은 정식 발매가 취소 됐데! 라는 허탈한 현실. 그래 와우나 해야지뭐

이미 기존 버파 유저들은 현실 or 와우로 갈린 상황


그러다 압구정 오락실 사장님이 아이디어를 냄


콘솔 xbox 로 발매된 버파5를 오락실 게임기에 연결하고


'양심100원' 으로 버파를 하고 싶은 유저들을 구제해주는 기현상이 발생


유저들 모두 어른, 성인이었지만 100원을 넣는척하고 그냥 게임을 하는 사람도 있긴 했음;;;


하지만 버파5가 존재하는 오락실은 압구정 조이플라자뿐


더이상 전국 경쟁, 서울 경쟁 구도도 아닌 오락실에 모인 10명정도의 유저들이


한국 전체의 경쟁풀이 되어버림. 금요일에나 20명 모였던가. 아무튼 경쟁의 가치도도 밑바닥을 쳤고


이 게임을 잘해서 10명중 짱이 된다는 더이상 메리트가 없는 버파세계.


와우로 이탈 했던 버파 유저들은

다시 와우에 자리잡기로 하고 레이드를 열심히 하는 분위기


남은 버파5 유저들과 xbox로 집에서 온라인 버파를 하는 부유한 루리웹 유저들이


수명을 연장시키며 산소호흡기를 떼 말어 하는 분위기와 함께


추억속으로 사라져간 우리의 버추어 파이터5


▶확실히 기존 시리즈 보다 박력없고 허전한 버파5. 영상은 얍삽이 쓰는 욘다 잭키





아 슬프다


그립고


슬프고 또 슬프다....



세가는 왜 버파를 렌탈 체제로 (기계 판매가 아닌 렌탈) 자국에서도 망하고


한국은 수입도 안하고 (수입 해봤자 pc방 대세로 결국 망했겠지만)


왜 스타크래프트는 나와서 pc방이 흥했으며


와우는 버파 뿐만이 아니라 격투게임의 심장에 비수를 꼽고


롤은 또 왜 나와서 버파5FS를 확인 사살하고


태초에 pc는 왜 개발 되었으며


왜 pc방은 한시간에 1000원 혹은 500원이 었는가


버파 몇판하면 10분이면 1000원이 나가는데


pc방은 1000원이면 1시간을 놀수 있구나


비정한 현실이여




이렇게 버파계는 망했다고 합니다


아 슬프다








이전 버파시리즈를 골라 보기 쉽게 정리 해놓은곳


: https://tgd.kr/s/yon111/44199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