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오프 대회가 줄어들면서 

일본 프로들이 하나같이 스트리밍을 많이들 시작했음. 


자신들의 기량을 선보이고 

그걸로 스폰을 받아 먹고 사는 프로입장에서는

오프대회가 전멸된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냥 사람들에게 잊혀진다는 이야기임. 


과거에 내가 얼마나 잘나갔던..

얼마나 많은 슈퍼플레이를 했건..

그건 본인 생각이고

사람들이 언제까지 과거 플레이만 검색해서 물고 빨지는 않잖아. 

우메가 언제까지나 레츠고 저스틴만 이야기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지.


방송을 많이 하는 여러 이유 중에는..

대회 안다니니 그만큼 시간에 여유가 생긴것도 큰 부분을 차지할거임 ㅋㅋㅋ

다이고, 토키도도 실제로

"올해(2020)는 컨디션 최고!! 연습할 시간도 많고!" 라고 말하기도 했으니.


목요일 비행기 타고

토일 대회하고 

월요일 다시 돌아와서

화요일 쉬고

수요일 행사나 토팡가 촬영같은거 하고 나면

목요일 다시 비행기.

이런 스케쥴이었다고 하니.


예전에 프랑스 레드불 우메 표정 장난 아닌 대회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그 유명한

프랑스 공항떨어지자 마자 택시 타고 대회장으로 달려와서 

바로 시합한 이벤트 ㅋㅋㅋㅋㅋㅋㅋ


여튼...이런 배경들 속에서..

다들 연습과정이나 랭매 방송하면서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인지도를 떨어트리지 않으면서 

팬덤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들을 많이 함.


그리고, 자기들끼리 화상회의 같은 걸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함.

내용이야 뭐 대부분 이타장 앉혀두고 커잡캐 욕하는거긴 한데 ㅋㅋ



그렇게 게임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푸는 것도 재미있고..

시청자가 자기 리플레이 보면서 코치 좀 해달라고 하면 지적해주는 것도 잼나고


사코상같이, 정말 아이처럼 웃으면서 

"이거 멋쪄부러. 요로코롬 연결 된다니께" 라고 막 콤보를 깍고 있으면 

옆에서 아키키 여사가 "오오~ 그거 강한데?" 이러면서 리액션 넣어주고

자막으로 <기뻐하는 사코> 이렇게 달아주고 ㅋㅋ

이런 분위기가 참 좋아.


도구라 같이 진짜, 그린듯한 관서사투리 격하게 쓰면서 

속에 있는 말 스트레이트로 질러대는 캐릭터 보는 것도 즐겁고 ㅋㅋ


스톰쿠보의 묘하게 과한 리액션으로 신나서 패드로 스크류 돌리는 것도 좋고 ㅋㅋ


뱀눈이 상대 협박용으로 VT2 들고 다니는 것도 잼나고 ㅋㅋㅋ


언제나 분노에 차있는 네모의 플레이도 좋아 ㅋㅋㅋㅋ



스파5 라는 격겜도 좋아하지만, 

사실 게임 자체 보다는 

그 게임을 플레이하는 선수들의 개성이 묻어 있는 

다양한 플레이를 보는게 더 즐거운 입장에서는

요즘의 일본 프로 선수들의 방송이 정말 재미있어.  


이런 모든 과정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 격투게임을 대하는 그들의 속내와 

오랜시간 동안 게임을 하면서 느껴왔던 그런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는 것도 좋고.


이번에 FAV컵을 류세이가 우승했지.

류세이가 스파 3년차일텐데...해설하던 사코, 다이고, 토키도 모두가 축하해줬어.

물론, 결승 상대가 이타장의 장기에프라서 그랬던건 아닌거 같아 ㅋㅋㅋ 


나도 기뼜던게..

재작년쯤에..그러니까, 류세이가 스파로 밥벌어먹겠다고 각오하고

이 판에 뛰어든지 1년쯤 된 해였나...

이떄 사코 아저씨와 같이 FAV에 들어 있던때인지는 가물가물해..여튼..


선수들끼리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하다가

술먹는 이야기 나와서..

누가 류세이에게 너도 술 많이 마시냐? 라고 물으니

동년배인 모케였던가..여튼, 누구하고 술 자주 마신다고.

술 마시면서 무슨 이야기하냐? 라고 또 물으니

뭐 이런저런 이야기하는데..앞으로 먹고 살길 이야기 나오면 급 분위기 우울해진다고 


이런 에피소드를 이전에 봐서 그런지..

이번에 류세이의 우승이 나도 엄청 기쁘더라고.


어제 글 썼지만 우메가

(아마) 중학생 시절부터 꿈꾸었던 가일을 나이 마흔에 완성시켰다는 방송도 꽤 인상적이었어.

이거 무슨 옛날 검객들 수련할때 나오는 말 아니냐 ㅋㅋㅋㅋ 

다른 사람이 그런 말을 했으면 그냥 웃었을텐데

우메가 그런 말을 하니 이게 무게감이 달랐음. 


이렇게, 선수들의 꾸밈없는 모습 속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게임을 대하는 모습이나 생각들

그리고 오랫동안 게임을 하면서 쌓아져 올린, 개똥철학이 아닌 자신만의 가치관..

이런 것들을 여러 방송들을 통해서 알게 되면


단순히 그 사람 플레이 잘하네가 아니라

그 사람을 좀 더 응원하게 되. 응원하고 싶어지고. 


반대로 말하자면,

선수들도 꾸밈없는 모습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좋은 플레이를 통해서 팬덤을 이끌어나가는게 중요하겠지.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자신을 응원해 주는 팬들을 소중히 생각하면서 말이지.


그런것 없이 그냥 게임만 잘한다고 빨아주는 시대는 이제 아닌거 같아.

언제나 우승을 하거나 좋은 성적이지는 않아도

그냥 열심히 팬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면서

웃으며 패드 미친듯이 돌리는 스톰쿠보 같은 플레이어가 더 좋아.


최소한 나는 그래.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