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이를 하긴 했지만, 기간이 짧았어.

주위에서 인정을 해주지 않으니

'아, 이 캐릭은 쓰면 안되나 보네' 싶었지. 

계속 이기긴 했지만.


뭐 내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옛날 스파2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서

칙칙이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없었어. 


'파동승룡만 인정?'

아냐 그런건 아니었어. 

뭐랄까..

'오리지널 스파2가 최고!!' 라는 느낌?

'스파2X 하는 놈은 별로..'라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게임을 했었지. 


류, 가일로는 상대할 수 없는 캐릭이 있잖아?

그런 캐릭에게는 칙칙이. 

이런 느낌이었지. 


"니가 그런 캐릭 쓴다면, 자 그럼 나도 칙칙이 꺼내지" 



당시에는, 오락실에서 대전을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었어.

대전하지 않는다면, 오락실에 있는 의미가 없잖아.


지면 돈 잃는거잖아. 

그러니까 이기기 위해서는 강캐를 쓸 수 밖에 없는거야.

그럴 때 칙칙이를 썼지. 


"뒈져라!!" 하면서.


달심, 꼬챙이, 칙칙이, 사가트, 고우키...

이런 캐릭 플레이어들이 게임기를 점령하고 있어도 

뭐 상관없어..라는 사람들도 주위에 많았지만


나는 역시

'저것들 쫒아내야겠는데' 

라고 생각했으니까.

쫒아내기 위해서 칙칙이를 썼지.


그래 너 달심이야?

너 꼬챙이야?

너 사가트야?

그럼 난 칙칙이. 


그렇게 그 놈들 지갑을 텅텅 비게 만들어서 쫒아냈지.

그리고는 보통 캐릭터로 대전하는거지. 


피한다는 선택지는 없었어. 

제대로 패배시킨 다음에 쫒아냈지.

뭐 어차피 그 놈들 다 약했고. 


딱히 나쁜짓은 안했어.

상대방 룰에 맞춰서 게임을 한거였으니까.

상대방이 <뭐든 ok>룰로 게임을 하니까

나도 거기에 맞춘거지. 

사실, 이게 보통이긴 한데..


<뭐든지 OK>룰로 스파2를 하면

진짜 완전 카오스야. 


요즘 사람들이 

"뭐야? <뭐든지 OK>룰 아니야? 뭔가 미적지근한데?" 라고 말할지 몰라도

뭐든지 OK룰로 게임하면 진짜 장난아니게 되 ㅎㅎㅎ


나는 이전부터 쭉 스파2를 해 오던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 플레이는 하고 싶지 않았어. 


나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2X에서 나온 신기술로 날먹하고 있네"

이딴 소리 듣는거 억울하잖아.


그래서 스파2 하던 사람들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캐릭을 골랐었지. 

류나 가일로 이기면 인정받았거든. 



게임은 즐기는 것?

음...그러기 보다는

게임은 사람이 하는 것. 

이런 느낌이었지. 


즐기는 건 당연한거고.

대전 상대가 인정하지 않는 승리..라는게 허무하잖아. 


지금이야 <뭐든지 OK>룰이 기본이고, 이긴 놈이 장떙..이지만

그때는 그런 분위기였어.

하긴 요즘이야 뭐...개캐들도 바로바로 패치가 되니까

이전같지는 않지만 말이야. 


'이전과 지금, 어느쪽이 더 좋은가요?'


음...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환경적으로 따진다면, 이제 이게 일이 되었으니, 압도적으로 지금이 좋아. 

하지만 말야..


이전에 아저씨들끼리 이야기도 했지만

"역시 오락실 좋아" 라고 생각했어.

친구들과 기다리면서 이야기하고 그런게 최고로 즐거웠거든. 


게임 자체만으로 놓고 보면 단연코 지금이 좋지.

근데 말이야.


정말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다가 

지고 나서는, 그 다음 판을 기다리면서

죽이 맞는 친구들과 수다를 떤다고. 

이거 진짜 어마무시하지 않냐?


완전 천국이잖아!!!







사족)

옛날 격겜들은 나사빠진 캐릭이 꼭 한 둘 있어서...

그런 것들에 대해 어느 정도 암묵적인 룰을 정해두지 않으면 완전 개판되는건 기본 같음.


고전 격겜들을 <뭐든지 ok>룰로 대전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려면

미카도에서 진행하는 격겜 대회 영상을 보면됨.

미카도는 기본적으로 <뭐든지 ok>룰이라서 ㅋㅋㅋㅋ 


거의 모든 고전 격겜들은, 

기본적으로 <세기말 바스켓볼 대회 북두권>과 뭐 하나 다를바 없다는걸 알게 됨 ㅋㅋㅋ


오락실에서 그런 개캐 골라서 자리 잡고 앉아 있는 놈들을 보면

칙칙이 꺼내서 주머니 탈탈 털어 쫒아냈던 우메하라 ㅋㅋㅋㅋ


류와 가일을 주로 썼던 이유도 꽤나 멌졌음.

주위가 인정하지 않는데 이겨서 뭐해? 이런 마인드 최고. 


마지막에 오락실 (게임센터) 에 대한 이야기가 참 감동적. 

우메하라 과거 이야기 보면 오락실에서 친구들과 수다떨면서 놀던 이야기가 가끔 나오는데

진짜 막 그리워 하는 그런 감정이 뚝뚝 묻어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