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을 챈에서 본지 반 년쯤 지났다.
아니면 반의 반 년쯤 지났거나 아무튼

중요한건 내가 반년 지났다 느낄만큼 이게 뇌리에 깊게 남았다는 거다

https://m.aliexpress.com/item/32800561114.html

이건 짭이팅엣지다.
그냥 짝퉁 파이팅엣지라는 뜻이다. 중국 어디 공장에서 호리 파이팅 엣지 스틱을 금형째로 배껴다 만든 조이스틱이라던데..

당연히 짝퉁이니만큼 마감이나 성능은 보장할 수 없고, 가격이 파격적으로 싼것도 아니어서 그냥 돈 아껴다 정품 사는게 훨씬 이득이다. 그런 사실은 나도 알고 있었고, 최근까지는 진짜로 살 생각도 별로 없었다.

최근까지는.
아케이드 쇼크 패널로 기존에 있던 파이팅 엣지 상판을 교체해주고 나니까 기존에 쓰던 상판이 남았는데 이걸보고 '이 상판을 짭이팅엣지에 장착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짭이팅엣지랑 참이팅엣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면 작은 형의 이 모습을 재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나는 남이 해결 못해주는 호기심은 못참는 성격이기에 즉시 실행에 옮겼고

오늘 도착했다.

참으로 중국스러운 픽인 킹황갓 13 스킨이 반겨주는데 이게 기본 아트워크고
따로 문의를 하면 스킨도 교체해주는 모양.
스킨 마감은 깔끔하지 않다. 용지랑 아크릴 사이에 허연 가루인지 먼지가 끼어있지 않나,

용지 뒷면에는 대놓고 짓밟은 흔적이 남아있지 않나..
딱히 기대도 안했고 이게 만들어진지 몇년 되기도 했을테니 감흥이 없다
그리고 중요한건 저런 종이쪼가리가 아니라 알루미늄 패널이 장착되느냐 니까..


받아 들고나서 처음 느낀건 플라스틱 질이 개판 5분전이다. 내가 원본 파이팅 엣지를 가지고 있다보니 비교가 더 된다. 사포질도 제대로 안해놓은게 나같은 알러지 있는 사람한테는 고통 그 자체.

내구도도 개판에 질도 안좋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그 악명높은 선수납함 뚜껑이다. 오른쪽에 있는건 start  select 버튼임. 원본에서는 상판 위에 있는게 저기로 빠졌다. 참고로 사이드 버튼은 없음

열어보니까 무식하게 두꺼운 하판 철판이 보인다. 자세한건 후술.

레버랑 버튼인데 의외로 나쁘지 않다.
내 기대치가 너무 낮아서 그런거 아닌가 모르겠지만 괜찮다. 플라스틱도 이상하진 않아서 나도 쓸만하다.

레버는 산와 짝퉁인데 사탕 손잡이 높이가 몽둥이 레버 높이 만큼 높아질 정도로 샤프트 길이가 길긴 한데 엄청 이질적이지는 않다. 그럭저럭 적응할만 하다.

버튼도 타건감 나쁘지 않고 불량 없고 입력 잘된다.

금방 적응했다.
참고로 인풋은 X 인풋으로 먹음. PC에서 Xbox 컨트롤러로 인식되고 1ms 미만의 인풋렉을 가지기에 그쪽에서는 걱정 안해도 된다는 의미다.

워낙에 기대를 안해서 그런가 존나 당연해야 할 스팩에도 뭔가 울림이 느껴진다.


그래도 부품 바꾸긴 할거다

레버 버튼이랑 상판까지 교체해보자. 그대로 스틱을 뒤집어보면 참 무식하게 되어있는 하판이 나온다.

직접 마주하면 무식하게 만들어놨다는 말이 절로 나올거다. 엄청 두꺼운 싸구려 스틸판을 잘라서 하판으로 만들어놓고, 거기다 엄청 두꺼운 완충제를 대충 잘라서 밑받침을... 제대로 맞지도 않는다

열어나 보자. 보이는 나사를 싹 풀어버리면 뚜껑이 열린다. 상판을 교체하고 싶으면 저기 양 사이드 부품에 보이는 나사 4개도 풀어버리면 된다.

열어보면... 엄청 단순하다. 이정도는 예상 못했는데.
정품 파엣이랑 비교불가능할 정도로 단순하다.

물론 터치패드고 ps버튼이고 없는 새끼가 정품만큼 복잡하면 그것도 문제다.
이건 깔거리가 아니고 부품을 보자면 버튼마다 선이 구분이 안가게 되어있어서 부품 교체할 때 죽을 똥을 뺐다.

혹시 버튼 교체할 일이 있으면 각 버튼 구멍 위에다가 그 버튼에 들어가는 선을 테이프로 붙여버리자. 다른 부품 만지고 있어도 섞이지 않는다.

레버는 아까 말했다시피 짝퉁 산와레버. 조작감도 산와 스러운데 샤프트 길이만 다르다.
난 저거 제거해버리고 상자 속에서 놀고있는 노비레버 프로 장착했는데 잘 맞는다.
레버홀 보니 한국 레버는 안들어갈거 같음.


가장 고대하던 상판을 보자면... 정품 파이팅 엣지랑 규격이 살짝 이상하다. 금형 그대로 따온 것일텐데 뭐가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악으로 깡으로 장착 완료했다.
겉으로만 보면 진퉁처럼 잘 어울린다. 속은 잔뜩 곪아있지만...

찐과 짭의 투샷.

결론은 나처럼 호기심천국 찍을거 아니면 조용히 쿠팡가서 27만원 내라.

근데 괜찮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