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전엔 인천에 살았었는데 그땐 지금처럼 온라인 게임들의 발전이 시작되어가는 구간이라 아직 워크래프트나 스타크래프트 같은 CD게임하고 오락실 게임이 살아 숨쉬는 시기에 내가 즐겨가던 오락실이 있었어. 



인천순복음교회 맞은편에 있던 오락실이었는데 펌프는 모르겠고 온갖 게임들이 즐비했는데 아마쿠사 거기서 해본 게임 중 격겜이 사무라이 스피리츠와 소울칼리버 2였어. 그건 겁나 재밌게 했고 흔히 얍삽이 플레이라고 하잖아? 스킬을 쓰기 보단 격겜을 진지하게 하지 않는 애들이 대충 하는듯 하면서도 좀 얍삽하게 몰아붙이는거. 내가 그런 애들 중 하나였는데 그래도 푹 빠져서 했었어. 그런데 얼마 뒤에 거기에 새로 설치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구간이 있었거든? 


그 중에 한 게임이 바로 길티기어 젝스 플러스였어. 그것도 한글판에 한국 성우가 나오는 게임. 그게 내가 처음으로 접한 길티기어 시리즈였어. 이그젝스는 중학생이 되고 나서야 다른 오락실에서 접했지만 아직도 길티기어 젝스 시절의 추억은 잊지 못해. 길티기어 젝스 플러스 덕분에 커맨드 플레이의 개념을 익힐 수 있었고. 


그러다가 푹 빠지면서 3달 정도 했다가 우연히 길티기어 젝스 플러스를 발견하고 플레이하러 온 어떤 대학생 형아를 본거야. 근데 내가 아는 젝스의 캐릭터들과는 다른 캐릭터들이 있는 팸플렛을 봤었어. 그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길티기어 젝스를 감명깊게 플레이하는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그 캐릭터들이 이그젝스라는 신규 시리즈에 나오는 신규 캐릭터라는 걸 알게 된 거야. 슬레이어나 이노는 그냥저냥 했다가 자파가 귀신에게 씌이면서 싸우는 애란 설명엔 호기심이 들었거든. 근데 브리짓이란 애를 알려줄때 얘가 여자로 보이냐고 물어봤어. 그래서 "네." 라고 했거든.


그랬더니 웃으면서 "얜 사실 남자야."라고 말했어. 그때 내 반응은 "???????" 이 형이 농담따먹기 하나? 진짜로 이게 뭔소린가 싶었더라고. 아니, 솔직히 생각해봐. 얘를 처음 봤을 때 이 소녀같은 애가 남자일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냐고? 근데 진짜로 인터넷을 뒤져보니 진짜 남자라고 뜨니까 그야말로 컬쳐쇼크였어. 그리고 이런 애를 오토코노코라는 장르의 캐릭터란 것도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된 거고.


진짜 이시와타리 제작자는 정말로 시대를 앞선 천재인게 분명함을 절실히 깨달았어. 진짜 시대를 앞서가는 선구자였을 정도로 격겜에서도 장르물에서도 말이야. 후에 브리짓을 플레이 했을 때도 어렵긴 해도 희한하게 손이 잘 가는 편일 정도로 꽤 플레이를 해서 나쁘진 않았다고 생각해. 


지금 생각하면 괜찮은 추억이었고 그 추억을 브리짓이 참전한다니까 떠올라서 잡담으로나마 올려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