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블린어떤 소녀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냥 반 친구라고 여기던 소녀가 갑자기 방과 후에 이블린에게 뛰어와 말을 걸었다

그때도, 이블린은 여전히 들고있는 게임을 멈추지 않았다.

『이블린, 이블린, 내가 이블린이라고 블러도 돼?』

천진난만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온다

이블린은 약간 의외였지만,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계속 걸어갔다


『가지마, 기다려줘!』

그 말을 들은 이블린은 들리지 않게 조용히 한숨을 쉬고 결국 제자리에 섰다

게임도 일시정지 소리가 났다

상대방을 기다리려고 발걸음을 멈춘게 아니라, 단지 이대로 있다가는 귀찮은일이 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왜 오는지 모르겠지만, 상대방이 자신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알려주려는 걸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무언가를 빼먹었거나, 아니면 해야할 일을 하지 않았다던가

이런 일들은 이블린이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이다,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특히 부모님께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앞서가던 사람이 멈추는것을 보고, 소녀도 걸음을 늦추며 그녀와 나란히 섰다

들려온 첫마디는 이블린의 예상을 빗나갔다.

『무슨 게임 하고 있어?』


『응?』

『어, 그게, 너가 너무 즐겁게 하고있는걸 보니, 조금 궁금해서』

이상한 사람, 이것이 이블린소녀에 대한 첫인상이다

지금까지 이것에 흥미를 보인 상대는 없었는데 갑자기 이런 화제가 되어, 이블린은 조금 당황했다

『저, 정말 궁금해서 그래, 그저 지금까지 말걸 용기가 없었을 뿐이야』

표정에서 뭔가를 알아차렸는지, 상대가 급히 해명한다.

왠지모르게, 이블린은 그 모습에 친근감을 느꼇다


『한번 해볼래?』

『응?』

대화가 계속되지 않자, 이블린은 가지고있던 게임기를 소녀에게 쥐어주었다.

그 순간, 이블린은 자신이 그녀의 이름을 모른다는것을 깨달았다.

물어보면 상대방의 기분을 안좋게 할 수 있겠지만, 계속 이런 모호한 상황보다는 낫다

사실, 상대방은 그 일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이블린은 항상 자기 일에만 열중하니까, 몰랐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어』

『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나도 존재감이 없잖아?』

『체육 수업때 조를 짤때도 빠지는 경우가 있는걸!』

자조하는것처럼 들리지만 소녀는 오히려 즐거워 보였다.

이블린이 미간을 조금 찡그렸다.


하지만 소녀는 신경쓰지않고 계속 말했다.

『솔직히 나는 그런 큰 집단에 섞이지 못해, 너도 알잖아? 어떤 사람들은 혼자 있는걸 더 좋아한다고』

『너도 잘 알잖아?』

이블린이 고개를 저었다。

『모、모르겠어? 그래도 괜찮아! 어쨌든 내가 말하려는건 나는 큰 집단보다는 작은 집단에 있는걸 더 좋아한다는 뜻이야!』

『그래서 날 찾은거야?』

『맞아, 너가 가장 즐거워 보였어』

『내가? 즐거워? 어디서 그걸 봤는데?』

『왜냐하면 너는 게임을 하고 있을때는 항상 웃고있거든』

이블린은 마치 무릎에 화살을 맞은 듯한 감각이였다



『그、그래?』

『응, 너무 귀여워서 나도모르게 계속 보게 돼』

그건 좀 징그럽지 않아?

이블린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말로 하지는 않았다

앞으로는 주의해야겠다


『그래도 다른 그룹을 고르는게 낫지 않아?』

『어째서?』

『너는 게임을 하지 않으니까, 나랑 대화가 안되지 않을까?』

『지금부터 시작하면 문제 없어!』

『어?』

얘는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사실 나도 흥미를 가지면 끝까지 하는 스타일이거든!』

『그럴 필요 없는데......』

정말 열정적인 사람이야

저런 성격인데 자신은 그룹에 끼질 못한다고 말하는건 정말 이상하다


『너 지금 “저런 성격인데 자신은 그룹에 끼질 못한다고 말하는건 정말 이상해” 라고 생각했었지?』

『너는 독심술도 할줄 알아?!』

『헤헤헤, 그게 내 특기야』

소녀는 득의양양하게 가슴을 폈다

비록 납작해 보였지만 자신도 그렇기 때문에 굳이 말을 하진 않았다


『내가 들어가려고 하면 문제 없겠지만, 나는 그런걸 좋아하지 않아』

『자기가 싫어하는걸 강요하당하는 느낌을 너도 분명 알거야!』

『응...』

『나는 그녀들을 부정하는게 아니야, 하지만......이런 사람도 있어。』

웃으며 이런 말을 하는 소녀의 얼굴은, 별수 없다는 표정이였다

이블린은 점점 그녀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우리 같이 놀자!』

『너가 가르쳐주고, 내가 연습하면, 분명 금방 잘하게 될 거야!』

상대방의 열정에 압도되서, 이블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현실에서 같이 게임할 친구를 사귀는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소라면, 온라인상에서 함께할 상대만 있으면 충분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이블린에게도 매우 신선했다

그래서 그 기분에 답하듯 이블린은 웃었다





이블린 , ......
?
하지만 내용이 너무 선명해
............
여기는......?
새까매......아무것도 안보여......
(이상해...)
(홀로그램 장치 없이도 나는 여기 존재할수가 있어)
(그리고 바닥에도 누웠고)
대체 여긴 어디지?
(보조장비 없이 모습을 보이게 뿐만 아니라, 내게 바닥의 촉감까지도 느끼게 한다고?
거기 누구 있어요?
누구 들려요?
(아무도 없어......)
(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지조차 모르겠어 ......)
(그러고보니 입으로 소리를 내고 있어)
(점점 이상해)
[플레이어명]......그는 어떻게 됬지......
얼마나 지났지?
그의 성격상, 모든걸 내팽개쳐서라도 찾을거야
............
........................
(, 이런생각하고 있어봤자야)
출구가 있는지 찾아봐야겠어



이블린 ( 위를 걸어 본게 얼마만이지?)
(아니, 나는 이런 감각을 느껴본적이 없어)
(그리 나쁘지않아)
(출구가 없어......)
(제자리를 맴도는거 같아)
............
소용없어......
(계속 어둡고 배경에 아무 변화도 없어)
(이동하고 있는듯한 착각도 들지 않아)
여기가 정말 싫어......
안돼...
어느쪽으로 가도 똑같아......
나는 여기에 갇힌 거야
어째서......?
(어째서 내가 이런일을 겪어야 ?)
(여긴 대체 어떻게 된거야, 이상한 점이 너무 많아)
누가 구해줘......
(............[플레이어 이름])
??? 이것도 꿈이였으면 좋았을텐데
안타갑게도 이건 꿈이 아니야
이블린 , 누구?
누구야...?



이블린? ............
이블린 너는......나、나야?
이블린? 질문에 대해 나는 정확히 대답해 줄수가 없어
이블린 그게 무슨 뜻이야?
이블린? ............
이블린 , 가만히 있지말고 뭐라도 말해줘
이블린? 우선--
너의 귀환을 환영해, 01.
이블린 귀환? 01?
이블린? 상황을 봤을때, 나는 인사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해
이블린 전혀 적절하지 않아, 전혀 못알아듣겠어
이블린? 하지만 너는 정신이 조금 돌아왔어
이블린 그건……
맞아
(정말 신기해...)
이블린? 그럼 아까 질문으로 돌아가서, 이블린은, 우리와 같은 존재이지만 전혀 다른 개체야
이블린 무슨말인지 못알아듣겠어
게임에서의 분신같은거야?
이블린? 일단은 그렇게 이해해
이블린 진짜로?
이블린? 일단은 그렇게 이해하라는거야
이블린 알았어......, 계속해줘
이블린? ............
이블린 , 왜또 가만히 있는거야?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과 대화하니까 뭔가 이상한 압박감이 들어.....)
이블린? 이런데서 설명하는건 심심하다고 생각해서 생각중이야
이블린 ......그래?
이블린? 그럼, 나랑 같이 나갈까?
이블린 나가? 여기서 나갈 있어?
이블린? 보통 사람은 없지
이블린 말은 내가 보통사람이 아니라는거야?
이블린? 당연히 아니지
이블린 ...............당연히 아니라는게, 내가 당연히 일반인이 아니라는거야? 아니면 내가 나갈수 없다는거야?
이블린? ............
........................
이블린? 농담하는걸 보니, 정신에 이상은 없나보군
이블린 농담하고 있는거 아냐!
이블린? 아아, 전설의 01호가 이런 귀여운 아이일 몰랐어。
이블린 그건 무슨 뜻이야?
이블린? 이따가 설명할게, 우선 여길 나가자
너무 오래 머무르면 발견되버릴거야
이블린 발견돼? 누구한테?
이블린? 나쁜 사람들
이블린 빨리 말하지 않았어! 얼른 나가자!
이블린? 침착해, 이쪽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해
이블린 준비?
이블린? ............
거의 됬어
, 손을 잡아
이블린 ?
이블린? 두번말하지않을거야
이블린 ,알았어



이블린 괜찮은거야?
이블린? 쉿…
그녀들이 왔어
, 눈을 감아
이블린 응,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