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 제로, 히스클리프

주요조연 : 콘도르, 험멜, 아이타, 그레이브, 릴리안


1부 : 흑마법사를 자칭하는 용병 제로. 제로는 그 누구에게도 소속되지 않은 채 자유용병으로써 도적들을 퇴치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날, 제로는 도적으로 전락한 영주 히스클리프를 만나게 되고, 그를 가엾게 여겨 영지민들을 잠시 보호해주기로 결심하는데...



2부 : 히스클리프와 그를 따르던 영지민들은 게하군의 손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당하고 만다. 이에 제로는 중립을 지키며 관조한다는 태도를 버리고, 게하군에 대항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게하군에는 불사신 장군 험멜이 버티고 있었는데...



감상&총평

 -  흑운석을 다루는 재능에 매료되어있을 뿐이던 나르시스트 소녀 제로가 히스클리프라는 남자를 만나고 한 용병단의 리더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스케일도 1차 게하-아리타 침략전쟁을 배경으로 한 덕에  역대 스토리 중 가장 컸다.  제로가 격파한 상대를 차례대로 늘어놓으면 어마어마한 라인업이다...


 - 히스클리프 도적단

 - 블랙크루 도적단

 - 콘도르 용병단

 - 게하 기사단 (에스메랄다 소속)

 - 제국암살단 (파비아 소속)

 - 극야부대 (레나타 소속)

 - 총사령관 험멜


 이정도면 사실상 혼자서 전쟁을 끝낸거나 마찬가지다.

 리사 여왕도 어이가 승천했을듯. 갑자기 가만히 있던 중립충이 난입해서 자기 군대 다 박살내고 갔으니까.

 

 또한 단장(플레이어)이 지닌 출생의 비밀이 풀린 스토리라는데서도 의미가 깊다. 최후에 콘도르가 AI 이블린과 함께 데려온 갓난아기가 바로 단장이다. 제로가 단장의 양어머니고 콘도르가 양아버지인거지(콘도르는 아카리의 아버지이기도 함).


 이를 통해 추정한 단장의 나이는 10대 초반이다. 이 게임 서약 대사가 늘 애매한 이유가 바로 '단장이 너무 어려서'였던거지. 연인 느낌 제대로 내는 여캐들은 다 쇼타콘


 산만하게 펼쳐져있던 모든 과거 설정들을 하나로 엮어 하나로 자아낸 명작이었다. 역대 이벤트 스토리 중 최고의 스토리다.




PS. 

 - 이 스토리는 에밀리 브론테의 비극 [폭풍의 언덕]을 오마주한 스토리이기도 하다. '히스클리프'는 [폭풍의 언덕]의 주인공 이름이기도 하고. 


 제로가 '나일리(넬리)'라는 하녀에게 히스클리프의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말하는데, 소설 [폭풍의 언덕]도 넬리라는 하녀에게 히스클리프의 이야기를 전해듣는 스토리다.


 하녀가 전해준 이야기.

 [폭풍의 언덕]의 스토리를 요약하면, 한 가문 안에서 천한 신분으로 차별받은 히스클리프라는 남성이 스스로 그 가문의 정점에 올라 파괴적인 복수를 하는 이야기다.


 게하에서 쫓겨난 히스클리프 백작은 바로 이 히스클리프의 오마주라고 볼 수 있겠지. 제로는 그런 히스클리프 백작을 어리석다 말하면서도 결국 동정하게 되는데 이건 [폭풍의 언덕]을 읽을 때 히스클리프에게 독자가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고.


 히스클리프 백작이 죽은 뒤 제로의 행동은 '히스클리프는 어떻게 하면 행복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처럼 느껴졌다. 아이들에게서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본다. 그런 진부한 해답을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는 찾지 못했지.  히스클리프는 아이들을 기르면서도 끊임없이 그들을 미워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냈을 뿐이니까.


 한마디로 제로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낸 히스클리프'다. 스토리 작가가 오마주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도 바로 이것이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