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적인 머리와 감성적인 몸의 갈등' 이었음



예를들어서


내가 100분 잡아놓고 모의고사를 풀고있는데

한 45분쯤 지났을때 엄마가 밥먹으라 부름.


그럼 갑자기 몸에서 신경질이 나기 시작하는거임.

모처럼 공부에 몰입하는데 성공했고 시간잡아서 나 스스로를 평가하고있는데 그걸 깼다는 생각에.


그 신경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서

시간이가면 몸이 달아오르고 바들바들떨리기 시작함


근데 또 여기서 싫었던게

머리가 그나마 몸이랑 같은편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머리는 다름.


"아 그래도 엄마가 나를 위해 시간을 내서 요리를 해주셨고, 나를 신경써주고 있잖아.

다른 가정은 그런 엄마도 갖지 못한 애들이 수두룩한데

나는 고작 '몰입을 깼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엄마에게 속으로 짜증을 내고있는게 말이돼?"


라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있음.

그래서 더 싫었던거임.


머리로는 화낼일 아니라는것, 금방 잊어버리면 될 일이라는걸 알고있는데도 몸에서 난 신경질을 진정 시킬 수가 없고

그 신경질은 몇시간에서 길면 하루종일or다음날 까지 이어졌음


마치 불가항력 같았음.

한쪽머리에서 아무리 긍정적이고 이성적인 생각을 해도

다른쪽 머리와 몸에서 난 신경질과 짜증은 저항할 수가 없었음


그래서 그 머리와 몸의 부조화, 그거때문에

'아 남들은 그냥 쿨하게 넘기는데 나는 왜 이런거로 짜증이나 내는 사람인거지?

내 마인드가 문제인가? 내가 노력이 부족했던탓인가? 나 자체가 다른사람들보다 열등한건가?'

이런식으로 정체성에 대해 의문까지 던져지고


걍 좀 그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