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알다시피 우리 천조국은 냉전 이후 야전 방공을 그냥 공군과 패트리어트에 맡겨두고 방치해두고 있는 수준이라,

지금 썬더에 더 나올만한 탑대공은 거의 존재하지 않음.



그래도 가뭄에 콩 나듯 미갈 탑대공 달라하는 글들은 올라오는데, 보통 요런 걸 달라고 올라오는 걸로 암




이런 놈들 ㅇㅇ. 아마 알 사람은 다 뭔 차량인지 알거야

근데 한가지 흥미로운 점이, 이런 탑대공 희망 차량들 대부분이 사실 냉전 말기 미국이 진행됐었던 한 프로젝트와 깊은 관련이 있음


그 프로젝트 이름이 바로 "LOS-F-H (line of sight, forward, heavy)"고, 이번에 이 프로젝트에 대해 좀 알아보면서 나올 가능성이 있는 미국 탑대공 목록도 함께 추려보려고 함 (밑에 요약 있음. 나올만한 탑대공만 원하면 걍 쭉 내리면 돼)





1985년, 미국방부는 차기 자주대공포로 선정되었던 서전트 요크의 생산을 공식적으로 중단했음




꼴랑 50대만 만든 후 내린 결정이었고, 

1960년대부터 굴려오던 M163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었던 미국 방공 부대는 당연하게도 이런 결정에 멘탈이 나갈 수 밖에 없었음


당시 굴리던 발칸은 이 시점에서 너무 구식이었고, 이런 전력 공백은 당연히 미국 기갑부대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었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국방부는 바로 1년 뒤인 1986년, 새로운 야전 방공 프로그램, FAADS (Forward Area Air Defense System)을 승인함.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서전트 요크를 대체하는 것 이상으로, 더 크고 야심차게 기획되었음


"하나의 무기만으론 공중 위협에 대응할 수 없다"라는 사상 아래 FAADS는 5가지의 보완 구성 요소를 통합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실시되었는데,

이중 Line-of-Sight Forward (Heavy), 즉 가시선 전방 중장갑 체계가 바로 직접적인 자주대공포에 대한 프로그램이었음

(앞서 말했듯이 사실 여기에 Line-of-Sight Rear (LOS-R), Non-Line-of-Sight (NLOS), ADA C3 System, Combined Arms Initiative (CAI) 프로젝트를 더해야 완성되는 프로그램이지만, 썬더 유저 입장에선 포랑 미사일 쏘는 놈 외엔 중요하지 않으니 다루지 않겠음)





여튼 이렇게 1986년 10월, LOS-F-H 프로젝트는 희망차게 출발했음

그리고 1년 정도 지난 1987년 7월, 뉴멕시코 화이트샌드 미사일 사격장에는 선정된 총 4개의 후보군이 시험을 받기 위해 등장했는데,

다음과 같은 애들이었음





1. 리버티(Liberty): 리버티는 프랑스 Thomson CSF 사에서 제시한 모델로, 기본적으로 크로탈 미사일을 기반으로 하는 차량이었음


사진에 나오는 애는 프랑스가 자기네 구형 크로탈 미사일을 개량해서 사우디로 수출했던 버전인 "샤힌"인데, 

테스트 당시에 따로 맞춤 차량을 만들 여유가 없어서 그냥 쓰던 걸 그대로 가져와서 테스트를 했음


AMX 30 차체에 R460 SICA 미사일로 무장했고, 총 6발을 탑제하는 형태였음


그런데 사격장에 이걸 가져온건 말그대로 시간과 예산이 없어서였고, 사실 얘들이 기획한 리버티의 진짜 형태는 이런게 아니었음

리버티는 총 2가지 형태로 계획되었고, 이를 보통 리버티 1과 리버티 2라고 부름


리버티 1: M1A1 차체, 샤힌의 R460 SICA 미사일 6개 또는 VT-1 미사일(당시 개발중) 12개, 그리고 .50 구경 기관총 2정

- 리버티가 채택된다면 바로 생산될 형태였고, 사실상 리버티 2로 넘어가기 전 일종의 시험 생산 버전이었음

- 약 18개월 간 생산된 뒤엔 리버티 2에 자리를 넘겨줄 예정이었음

알려진 남아있는 사진은 없음


리버티 2: M1A1 차체, VT-1 (Liberty) 미사일 12개, 그리고 25mm 부시마스터 기관포 2정

- 이게 우리가 보통 리버티라고 부르는 존재고, 리버티의 최종 형태라 할 수 있음




그리고 여기서 추가적으로, 프랑스는 화이트샌드로 보낸 리버티 말고 다른 한 대의 리버티를 1987년 파리 에어쇼에서 공개했는데,

그게 바로 이 사진에 나온 녀석임


M113 차체에 총 12개의 VT-1 미사일로 무장했고, 리버티 1의 프로토타입이라고 소개되었음

다만 앞서 말했 듯 프랑스 애들은 리버티 1을 M113 차체로 굴릴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이건 "리버티 1"이라기 보단 기술실증기 정도에 가까운 녀석이었던 것 같음


사실 이 녀석은 존재 자체가 조금 미심쩍은 점도 있는데, LOS-F-H 테스트가 7월이었는데 이 녀석이 등장한 파리 에어쇼는 6월에 열렸음...

즉 이 녀석의 제작이 테스트 시기보다 앞서 있다는 건데, 왜 화이트샌드로 이 녀석 대신 한참 떨어지는 다른 녀석을 보냈는지는 의문점임

아마 1987년 당시 VT-1(1990년 제식화)은 아직 완성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성능이 다소 불안정해서 대체품을 보낸 걸 수 있음

혹은...... 그냥 저게 목업이었거나







2. 팔라딘(Paladin): 팔라딘은 휴즈와 유로 미사일사에서  제시했던 모델로, 롤랑 미사일을 기반으로 했음


얘들도 앞선 리버티와 비슷하게, 테스트 당시에는 그냥 쓰던 거 (우리가 아는 썬더의 XM975)를 그대로 가져와서 테스트했음

게임에 있어서 다 아는 거니까 사양 설명은 생략함


 

물론 얘들도 당연히 따로 기획한 최종 형태 팔라딘이 있었고, 이것도 두 형태로 나뉘어 기획했음



팔라딘 A2: M993 차체, 롤랑-2 또는 롤랑-3 미사일

- 자세한 정보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아마 이것도 임시 땜빵 컨셉으로 기획된 듯 함

- 실제로 제작 되었는지에 대해선 정보가 별로 없음. 아마 사진은 단순 합성일 가능성이 높음

- 그리고 팔라딘 A1은 어디다 엿 바꿔 먹였냐 할 수 있는데 아마 XM975 자체를 의미했었던 거 같음



팔라딘 A3: M1A1 차체, 롤랑-3 미사일, 그리고 25mm 부시마스터 기관포 1정

- 팔라딘의 최종 형태고, 채택만 된다면 얘들은 이걸 1991년까지 총 400대를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었음









3. 레이피어(Tracked Rapier): UADS에서  제시했던 모델로, 당연히 영국산 레이피어 미사일을 기반으로 함


게임엔 없긴 하지만, 이것도 이미 잘알려진 차량이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음

M113 기반 차체에, 8연장 레이피어 대공 미사일을 장착했음


당연히 얘들도 ㅋㅋㅋ 테스트 당시에는 그냥 지들이 쓰던 레이피어 그대로 들고와서 테스트를 했음

당시 어떠한 개조도 없었다고 알려져 있음



얘들의 최종 목적지는 M1이 아니라 브래들리였는데, 다음과 같은 사진이 남아있음

브래들리 레이피어 (Bradley Rapier): 뭐... 별거 없음 그냥 25mm 부시마스터가 추가된 레이피어임









4. 아닷츠(ADATS): 최종적으로, 아닷츠임. 스위스 오리콘 사에서 제시했음


아닷츠는 후보군 중 유일하게 완전히 새롭게 구축된 시스템이였고, 또 유일하게 기관포를 계획 상이 아니라 테스트 당시 실제로 장비하고 있었음


이 녀석은 채택되면 일단 부시마스터 없이 먼저 160대를 조달하고, 나중에 부시마스터를 추가해서 나머지 562대를 조달할 계획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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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1987년 7월부터 11월 26일까지, 뉴멕시코 화이트샌드에선 여러가지 테스트가 진행되었음

다만 국방부가 워낙 조급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좀 빡빡하게 진행되었고, 일정상 필요한 이동성, 생존성, 신뢰성 등의 테스트는 시간과 예산 관계 상 이루어지지 못했음

그래서 테스트는 기본적인 안정성이나 성능을 기준으로 채점되었고, 최종적으로 1987년 11월 30일 결과가 발표되었음



그리고 결과는


놀랍게도 



전원 요구 사항 불충족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





테스트에 나온 후보군들은 모두 미군이 기대했던 성능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했음

다만 여기서 프로젝트를 더 미룰 수는 없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에, 미군은 최종적으로 가장 높은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 아닷츠를 LOS-F-H 프로젝트의 최종 승자로 선정했음


이제 예정대로 라면 1991년 11월 아닷츠는 정식으로 생산에 돌입했어야 했지만,

1991년 "그" 일이 일어나면서 해당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한 미국방부에 의해 FAADS 프로그램은 허무하게 폭발 엔딩을 맞이했음



여튼 이후로 미국은 더 이상 이런 맛깔나는 대공 전차 프로젝트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미군의 야전 대공은 그냥 어벤져나 스트라이커에게 짬 때려졌음







이렇게 미국의 사실상 마지막 대규모 야전 자주대공포 프로젝트였던 FAADS는 끝이 났고, 뭐 여기서 썬더에 나올 수 있는 차량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음


1. 리버티 (그나마 가능성 있는거: 구형 R460 SICA 버전, VT-1 12발 버전)

2. 팔라딘 (사실상 뭐 없음)

3. 레이피어 (브래들리 레이피어는 당연히 못나오고, Tracked Rapier는 나올 가능성이 있음)

4. 아닷츠 (이미 있다..)


결론:

머.... 사실상 얘 밖에 없음.... 심지어 이것도 정보가 명확하진 않다는게 문제





진짜 패트리어트 나와야 할지도 모르겠음









+ 여담으로 저거 대신 이거라도 내달라고 하는 가붕이들이 있는데,




이건 사실 미국과 전혀 연관이 없는 차량임

이건 프랑스에서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 만들었던 차량으로,

당시 한국이 크로탈을 자국산 KIFV 차체에 올리길 원했기 때문에 임시로 M113에 올린 차량이었음


대충:

(한국에 크로탈 수출) -> (한국: KIFV에 올렸으면 하는데?) -> (프랑스: 우린 KIFV가 없는데? 대충 지네가 굴리는 비슷한 M113에 올림) 

이런 상황 이었음


물론 한국은 이후 크로탈을 직도입하지 않고 기술 제휴로 크로탈을 개량하여 천마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 차량은 그저 만들어지기만 하고 끝났음


결론적으로 미국은 아예 간섭한 적이 없고, 사실상 차대의 원조 제조국이란 것 빼면 관련 자체가 없음

오히려 한국과 프랑스 사이에서 만들어진 차량이기 때문에 얘는 사실 K-트리와 더 가까운 차량임

물론, 프랑스 땅에서 프랑스가 북치고 장구치고 다해서 만든 녀석이라 간다면 프랑스로 가는게 맞음










+ 또 추가 여담으로 가끔 M1 AGDS도 가끔 언급되는데, 

얘는 사실 농담이더라도 리버티 보다 설득력이 더 떨어지는 차량임



M1 AGDS는 US Armor magazine에서 1996년 언급된 자주대공포인데,

기본적으로 아닷츠를 M1 에이브람스에 장착하자는 취지의 제안이었음 (시기상으로 보면 알겠지만, FAADS랑은 전혀 관련이 없음)



2정의 35mm 기관포, 12개의 아닷츠, 스테빌 달린 m240 기관총로 계획되었고, 가히 대공전차의 최종형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음


하지만 문제는 이 차량이 사실 미국의 프로젝트에 의해서 탄생한게 아니라, Western Design Howden (WDH)라는 미국의 소규모 방산 회사에서 독자적으로 설계해서 제시한 모델이었다는 거임

물론 미국방부가 이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긴 했고, 몇몇 국방부 관계자가 이 차량을 도입할 것에 찬성했다고도 하긴 하지만,

그래봤자 도면 단계에서 더 넘어가지도 못했고, 애초에 미군이 1992년 아닷츠를 예산 문제로 취소시킨 시점에서 1996년에 갑자기 더 비싼 아닷츠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았음


- US Armor magazine에 실린 기사, 사실 요거 외엔 별다른 사료도 없는 차량임




(추가로, Western Design Howden (WDH)에서 설계한 또 다른 차량으론 요런 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