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훈훈한 유보트 이야기 막줄에 있는 사건 이야기임 (https://arca.live/b/gaijin/105007741)




엘랑이 엘랑하고 '6주' 해버린 이후부터 영국은 히틀러가 언제 물건너서 침공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놓이게 되었음

프랑스가 뒈짖해버리고 영국군도 됭케르크하다 취약해진 상황이라 ㄹㅇ 영국판 본토대결전을 준비하게됨

다행히? 영국은 애들한테 죽창을 들려준다는 발상까지는 못해서 홈가드를 만들면서도 여자와 아이들은 대피시키기로 했음



대피 자체는 개전 직후부터 있었음

대부분은 민간인을 독일이 폭격기를 보내는 도시에서 비교적 안전한 시골로 보내는 것이었음

근데 사람 생각하는게 다 똑같아서 될 수 있으면 더 안전한 해외 사는 친지에게 가려는 사람들이 많았음

다만 이런건 개인 각자가 알아서 해외로 피난가는 것이었는데... 프랑스가 뒤지면서 영국이 풍전등화가 되니까 정부가 개입하게 됨

그렇게 애들만이라도 해외 피난가게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CORB(Children's Overseas Reception Board)라는 조직이 만들어지게됨

물론 모든 애들을 한번에 다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여력이 있을리가 없으니 조금씩 보내기로 했고 

1940년 7~9월동안 2600명 정도의 애들을 캐나다,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와 당시엔 중?립국이던 미국으로 보내게 되었음



SS 시티 오브 베나레스는 엘러만 라인(Ellerman Lines) 사의 원양 정기선으로 개전 소식에 항로를 바꿔 영국으로 돌아온 참이었음
애들을 피난시킨다는 이야기를 듣고 엘러만 사는 자기들이 가지고있는 가장 큰 여객선 3척을 제공하기로 했음
베나레스는 그 세척 중 하나였고, 9월 13일에 90명의 CORB 어린이와 10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리버풀에서 캐나다를 향해 출발함

베나레스가 속한 수송선단 OB 213은 19척의 상선과 1척의 구축함, 2척의 초계함으로 구성되어 있"었"


당시 영국은 수송선을 호위할 함선이 진짜 존나게 부족해서 돌아버릴 지경이었고, 스케쥴이 개빡빡하게 짜여있었음

이 호위함들은 원래 12일부터 영국을 나가는 OB 213을 호위하다가 영국으로 들어오는 HX 71을 호위하도록 되어있었음

근데 하필 12일에 루프트바페가 머지 강에 기뢰를 뿌리는 바람에 출발이 하루가 늦어진 것임

유보트의 활동 영역 밖으로 나가는 OB 213을 우선하다 들어오는 HX 71을 버릴수도 없는 노릇이니 9월 17일 오전에 호위가 떠나감



OB 213은 위험에 완전히 노출된 상태였지만 그래도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음
일단 기상 상태가 보퍼트 풍력계급 10을 찍는 아주 개 지랄같은 상태였는데 그동안 유보트가 계급 6 이상에서 공격한 경우가 없었음

그리고 하루 늦어지기는 했지만 유보트의 활동 범위를 충분히 벗어났다고 판단해서 OB 213은 경계를 해제하고 애들을 쉬게 해줌



근데 딱 이러고 있을 때 U-48한테 걸림



배에 애들을 잔뜩 태우고 있다고는 생각도 못한 U-48은 평범한 수송선단으로 생각하고 OB 213을 공격하기로 함

시티 오브 베나레스는 또 하필 OB 213의 선두에 있는 함선이었기 때문에 표적으로 선택됨

그리고 먼 시발 밤 10시에 풍속이 88.5km/h를 찍는 파랑을 뚫고 들어가서 베나레스에 어뢰를 박는데 성공해버림

심지어 한발만 성공한게 아니고 바로 같은 선단의 화물선 SS 마리나에도 한방 먹여서 보내버림

베나레스는 피격 15분만에 퇴함했지만 승객과 CORB 어린이, 승무원을 포함해서 총원 400여명 중에 약 260명이 사망함

90명의 CORB 어린이, 10명의 미성년자 일반 승객, 23명의 미성년자 선원 총 123명 중에 98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벌어짐

피난보내려던 90명의 CORB 어린이는 13명만 살아남았고 나머지 애들의 부모에게는 다음과 같은 편지가 보내짐



애들 피난보내려다 오히려 잠수함한테 맞아서 몰살을 당했다는 소식은 영국을 충격에 빠뜨림

영국과 연합국은 애들 탄 배를 격침시킨 독일을 비난했고 독일은 왜 애들을 배 태워서 전장에 보내냐고 반박함

영국인들은 호위가 중간에 이탈한 것과 하필 애들 태운 배를 선단 최선두에 놓은거로 해군 욕을 존나함

심지어 라이프보트 하나를 빼먹고 구조해서 생존자 일부가 1주일동안 대서양을 떠다니는 앙증맞은 찐빠까지 발생해서 욕 존나먹음

전후에 함장이었던 하인리히 블라이히로트는 전범재판에 회부되었지만 당시에 애들 태운 배라는걸 알 수가 없었다고 풀려남


당연하게도 해외로 애들을 피난보낸다는 계획은 전면 취소되고 정부는 얌전히 도시 애들 시골 보내기나 열심히 하기로 함

그리고 아리송하게도 CORB는 해체되지 않고 아무것도 안 하면서 유지되다가 1944년에 가서야 해체됨...



썬더이야기 : OB 213의 호위(였던것)은 W급 구축함 HMS 윈첼시, 플라워급 초계함 HMS 글록시니아와 HMS 글라디올루스이다. W급 구축함은 인게임에 없지만 대충 비슷한 물건인 V급 구축함이 HMS 베가로 들어가있고 플라워급 초계함은 캐나다 해군 사양이지만 HMCS 브랜트포트로 들어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