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당신이 영국 공중의 미래를 위해 사기라고 일컬어지는 스람해리어를 샀다면,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훌륭한 대영제국의 파일럿이 될 준비가 되었습니다.

스람해리어가 BR 9.7이라는 소식을 들었다고요? 이런! 참 안타깝군요. 당신의 스람홍 어는 10.0으로 유배를 간 지 오래랍니다.


스람해리어는 등장 당시 9.3, 이후 9.7로 BR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동반응성과 가속이 빠른 기체와 인 게임 최강의 근거리 공대공 미사일 SRAAM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K/D 5 이상으로 미쳐 날뛰는 비행기였습니다. 하지만 10.0으로 BR이 너프된 지금은 눈을 감고 타도 4킬을 하던 전성1기 시절에 비해 약간의 능지 플레이가 필요해졌습니다.

지금부터 팀에게 "******* idiot sraam spamer","I love how harrier owners ******* die"  등과 같은 쌍욕을 듣지 않기 위해, 그리고 미래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자리를 위해 대영제국의 파일럿인 당신들에게 스람해리어를 어떻게 타는지 간략하게 알려 드리겠습니다.


* 필자의 병신같은 손을 감안하면 10.0 너프 이후에도 K/D 2가 나온다는 것은 아직 대영제국이 죽지 않았음을 반증합니다.








1. 고도를 올리는 것은 좋지만...



스람해리어가 9.3/7 이었던 시절에는 거의 모든 적기가 해리어보다 추력이 낮았으며, 빠른 가속력과 상승력으로 시작하자마자 상승해 고도 9천을 찍는 항공기는 애프터버너가 달린 녀석들조차 불가능한 곡예였습니다. 덕분에 9.3/7 스람해리어는 적기를 상대로 상승하기만 하면 압도적인 고도 우위를 점하였으며, 추력 편향 노즐로 맞추기 불가능해 보이는 적조차 없애버리는 SRAAM 공대공미사일은 아군에 다른 해리어가 없지 않는 이상 4킬을 확정적으로 지급하였습니다.


하지만 BR 10.0 너프 이후로는 적 항공기도 충분히 추력을 갖춰 해리어와 비슷한 고도에 설 수 있게 되었고, 특히 미국이 적이 되는 패치 이후 F-4E와 C에 장비되는 장거리 공대공미사일 AIM-7 스패로우 때문에 RWR이 없는 해리어는 더 이상 고도를 먼저 먹는 플레이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할 일은 단 3가지 입니다. 


1. BR을 파악하라

- 탑 BR 10.0일 경우 당신이 팬텀과 조우할 확률은 매우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아직까지 10.0에 장거리 공대공미사일을 가진 기체는 F-4C 이외엔 없으므로, 당신이 고고도로 상승하기엔 매우 좋은 환경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BR이 10.7~11.0이라면 다음의 행동으로 넘어가세요.


2. 국가 구성을 파악하라

-현재 미국과 영국은 서로 적이 되기도 하고 아군이 되기도 하는 무근본 매칭 상태에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100%의 확률로 독일/소련과 한 팀이 될 것이며, 이 경우 아군은 절대로 상승하지 않습니다. 상승하는 머저리들은 적 F-4E의 스패로우 세례에 알루미늄 합금 덩어리가 되어버립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반대로 미국이 상승함에 따라 적군이 절대 고고도로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없으니, 편하게 고도를 올리셔도 됩니다.


3. 상승 또는 하강하라

- 빠르게 팀 국가 구성원과 BR을 파악하셨다면 이제 고도 선택의 시간입니다. 미국이 적이 되셨다면 절대 3,000m 이상 상승하지 마시고, 저고도에서 최고속도까지 우회 가속한 후 아군 MiG-21이 적 팬텀들과 조우하기 시작했다면 빠르게 들어가서 아군을 보조하십시오. 미국이 아군이 되셨다면 8~9000m까지 상승한 후 수직으로 찍어내려 적이 피할 틈 없이 SRAAM을 쏘십시오!





2. SRAAM은 언제 쏘는 것입니까?



SRAAM은 Short-Range Air-to-Air Missile의 줄임말로, 영국이 차세대 공대공 미사일 개발을 위해 실험적으로 장비한, 이후 ASRAAM의 토대가 되는 물건입니다. 그 이름답게 SRAAM은 초근거리에서 (기만체의 방해가 없다는 가정 하에) 100%의 명중률을 자랑하고, 어지간히 괴상한 각도에서 쏘지 않는 이상 당신에게 1발당 1킬, 총 4킬의 아름다운 전적을 뉴비 여러분들에게 하사합니다. 

하지만 많은, 정말 많은  멍청이들이 SRAAM의 진정한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도망가는 기체에 괜히 쏴본다거나, 활활 불타고 있는 기체에 킬스틸을 먹기 위해 아까운 1발을 허비하는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대영제국의 파일럿인 여러분들은 절대, 절대 로 SRAAM을 허비하지 마시고, 다음의 숫자만 기억하십시오.


1.2km

- SRAAM의 사거리는 다 필요없고, 오직 1.2 라는 숫자만 기억하십시오. 플레어 같은 기만체가 없고 적기는 가만히 직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SRAAM을 쏘기 가장 좋은 거리는 1km 이내이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 적기는 기동하고 있을 것입니다. 기동하는 적기는 SRAAM을 쏴야 하는 여러분의 입장에서 볼 때 상대 벡터가 느리므로, 1.2에서 쏘아도 충분히 따라가 맞출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해리어 파일럿들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최대한 적기를 가까이 넣기 위해서 뒤를 보지 않고 오로지 앞의 적만 물고 있다 후방에서 날아온 미사일에 맞고 격추당하는 것입니다. 1.2 km에서 빠르게 쏜다면, 그러한 상황 없이 안전하게 적기를 격추하고 다음 적기를 노릴 수 있습니다.

(*단, 플레어와 같은 기만책을 장착한 비행기는 매우 근거리에서 쏘는 것이 적에게 피할 틈을 주지 않으므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쏘거나, 깔끔하게 기총으로 마무리하십시오.)







3. 추력 편향 노즐이 있다던데...



가이진 채널 에서 유일하게 인정하는 애-니메이숀 "에어리어 88" 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해당 작품에서 해리어는 추력편향노즐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기동하면서 미사일도 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안타깝게도 만화는 만화인 법, 인 게임 이나 현실의 해리어는 그런 노련한 기동을 보긴 어렵습니다. TVC 기술이 어느정도 발전되어 들어간 F-22나 Su-37과 같은 괴물이 아니라면요.

하지만 게임을 넘어 현실에서도 노즐 각도를 변경하여 적을 더 쉽게 사냥하는 기술이 존재합니다. 바로 VIFF 기동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해당 영상은 썬망겜이 아닌 드-갓스 라는 다른 게임이긴 하지만, 해당 영상에서는 노즐 각도를 45도 가량 변경해가며 펄크럼과의 기동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해리어 II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VIFF 기동은 굳이 필요한 기동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충분히 숙달된 해리어 파일럿이라면 게임 내내 적기를 뒤에 붙이지 않고도 플레이 할 수 있고, 해리어는 충분히 빠른 비행기이기 때문에 따라붙는 적기는 별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의 뒤에 붙은 비행기가 러더 반응성이 좋지 않으면서도 꽤나 위협적인 추력을 가지고 있는 MiG-19와 같은 비행기라면 VIFF에 도전해 볼 수 있겠죠. 그런 일이 생긴다면,

1. 천천히 돌다가 노즐의 각도를 90도 가량 꺾는다

2. 적과 시저스를 건다는 생각으로 엘리베이터와 에일러론을 이용해 적절히 돈다

3. 맛 좀 보여야지!

을 시도해 보십시오! VIFF 기동은 숙달이 필요하여, 직접 플레이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 됩니다.

그림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지 모릅니다.




4. 정리



많은 유저들이 무지성 독파를 바탕으로 스람해리어를 운용하는 까닭에 스람해리어는 많으면 많을수록 탑젯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라는 크나큰 오해가 퍼지고 있습니다.

스람해리어는 비록 10.0이 되었지만, 10.7 탑방에서도 그 쓰임새를 이해한다면 얼마든지 훌륭한 기체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대영제국을 연구하기 위해 스람해리어의 오-너가 되었거나, 되고자 한다면,


1. 고도 선택

2. 1.2km

3. VIFF 기동


세 가지를 기억하여, 


아군에게 승리를 가져다주는 능지파이터 스람해리어가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