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기본적으로 물 속에서 음파의 속도가 매우 유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임.


수중에서 음파의 속도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음.


1. 수온

2. 수심(=수압)

3. 염도


음파는 대체로 수온이 높을수록, 수심이 깊을수록, 염도가 높을수록 빨라지는데 그 영향력은 수온>수압>염도 정도로 볼 수 있음. 그래서 음속을 단면도로 나타내보면 이렇게 나타남.




물론 계절이나 지역(대표적으로 극지방)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해양에서 수중 음속의 변화는 위와 같은 양상을 띔. 급격한 수온 변화가 일어나는 수온약층(Thermocline) 에서 수온의 저하와 함께 음파의 속도는 계속 줄어들다가 특정 수심에서 최저 속도를 찍고, 그 아래의 깊은 물 속에서는 수온의 변화는 거의 없고 수심에 의한 압력의 영향이 크므로 다시 음속이 증가하는 경향을 띔.


이 때 최저 속도를 띄는 수심을 음속 최소층 내지 (심해)음파 통로(SOFAR Channel)라고 하는데, 이는 음파가 속도가 낮은 방향으로 굴절하는 특성상 저 구간에 갇혀서 매우 멀리까지 전파되기 때문임. 조건만 맞다면 지구 반대편에서도 들을 수 있음.


다만 맨 위, 표층부터 일정 수심까지는 계절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음.



이는 수온 분포를 보면 이해가 감. 동계절에는 차가운 외부 대기와 직접 접촉해 있는 표층 수온이 매우 낮고, 태양 복사열도 낮은데다 대체로 파랑의 영향도 큰 만큼 대류가 활발하여 수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등수온층이 꽤 깊은 심도까지 나타남. 대체로 저렇게 대류가 일어나는 혼합층의 두께와 최고 음속을 찍는 수심인 음향 층심도(Sonar Layer Depth)가 같은데, 우리나라 서해 같은 얕은 바다의 경우 아예 해수면부터 해저까지 전체 심도가 음향 층심도가 되는 경우도 있어. 또 위에 언급한 극지방처럼 바닷물 전체가 냉골이라 수심에 따른 수온 변화가 거의 없는 경우에는 표층부터 해저까지 음속이 굴곡 없이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기도 함.


다만 하계절이나 열대지방에서는 표층 수온이 높고 파랑도 비교적 잔잔한데다 태양 복사도 강해서 대류가 약하기 때문에 등수온층이 매우 얕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고, 수온의 감소에 따라 바로 음속이 감소하게 됨. 


즉, 간단히 말하면 계절과 지역, 수심에 따라 수중 음속은 매우 변동이 심하다는 것임. 위의 그래프들도 이해를 돕기 위해 매우 간단하게 그려진 거고, 실제 수중에서의 수온 및 음속 변화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기에 현장에서 수온 측정(Bathythermograph, BT) 을 해보는 것이 정확함. 그리고 이런 음속 변화는 음파의 굴절을 야기하기에, 실제로 물 속으로 들어간 음파는 아래 꼴이 나게 됨.




표층의 수온이 낮아 표층부터 음향 층심도까지 음속이 계속 증가하는 경우, 수상함의 소나에서 발산한 음파 중 일부는 해수면 쪽으로 휘어 반사와 굴절을 반복하는 표층 도파관(Surface Duct) 내에 갇히게 됨. 위에서 말했듯 음파는 속도가 낮은 쪽으로 굴절하기 때문.


이렇게 표층 도파관에 포획된 음파는 해수면으로 굴절>해수면에 부딪혀 아래로 반사>굴절>반사...를 반복하면서 꽤 멀리까지 전파되는데, 특히 굴절된 음파가 해수면을 때리는 수렴구역에서는 매우 멀리까지도 선명한 반향음을 들을 수 있음. 그러나 당연히 층심도 이하로는 음파가 닿지 않으니 절대 들을 수가 없지.


또 일부 음파는 다시 음속이 감소하는 수온약층 아래로 내리꽂히듯이 곤두박질쳤다가 해저에 반사되어 다시 위로 올라오는데, 해저면 반사는 음파의 에너지 손실이 매우 커서 표층 도파관처럼 멀리 가지는 못함. 또 수온약층이 끝나는 지점에서 위에서 언급한 심해 음파통로에 포획되는 경우도 있고. 


따라서 위 그림에서 보이듯 음파가 지랄맞게 휜 결과, 그 사이에 음파가 도달하지 못하는 음영구역(Shadow Zone) 이 발생하게 됨. 당연히 잠수함들도 수온분포를측정하고 이 음영구역의 수심을 계산해 최적심도(Best Depth) 를 설정하여 그 수심에서 암약하므로 사막에서 바늘찾기 그 이상으로 곤란한 난제가 됨. 당장 저 음영구역을 커버하고자 예인 소나, 소노부이, 해상작전헬기의 디핑 소나를 복합적으로 운용하는데도 말이야. 


저것도 그나마 평온한 해역의 이야기지, 만약 난류와 한류가 뒤섞이고, 수심이 깊은데 해저 지형도 울퉁불퉁한데다 날씨도 험한 바다에서는 거의 혐오스러울 수준으로 음파가 휘게 됨.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우리나라 동해임. 동해는 최대 수심이 3000 미터가 넘어가고 평균 수심도 1500 미터에 달하는 깊은 바다인데다 북한 한류와 동한난류가 뒤섞이는 소용돌이가 한가운데 떡하니 위치해서 수온 분포가 지랄나기 매우 쉬운 구조임. 거기에 저 조경수업으로 밀려든 온갖 해양생물과 어선들의 잡음까지 섞인다? 수상함으로서는 이만큼 꼴받는 해역이 없고, 잠수함으로서는 이렇게 좋은 은신처가 없기 마련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