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미국 국립아카이브에서 몬타나급 도면 풀려서 아이오와급의 그것과 비교해보면서 외형적 configuration 외 보이지 않는 상세 부분들이 어떻게 다른지 끄적여 봄. 


해당 도면은 1941년 5월 기준으로 최종설계가 나온 1942년 6월과 어느정도 시간 차가 있으니 거기에 따른 차이점 또한 있을 수 있음.


우선, 아이오와급에서 몬타나급으로 넘어가면서 생긴 혜택은 파나맥스(선폭 33m)의 포기로 선폭이 37m가까이 늘어났고, 이 점은 기관부 설계에도 큰 영향을 미침. 한 횡단면마다 2개의 요소만(적색-보일러, 청색-터빈, 노란색-터빈 발전기, 녹색-디젤 발전기) 배치 가능한 아이오와급과 달리, 몬타나급은 한 횡단면당 3개가 배치 가능했음.


특히 아이오와급의 경우, 기관실에 종방향 격벽이 없어서 TDS가 브리칭, 침수가 발생하면 한 횡단면 구획 전체가 물에 잠겨, 다량의 예비 부력을 손실 할 우려가 있음. 단 귀찮아서 격벽을 안쎄웠다기보다는 롤링 모멘트 효과때문에 일부러 이렇게 설계했을 수 있다는건 고려해야할거임.


하지만 몬타나급의 경우, 횡단면이 3섹션으로 나누어져있어, 작약을 무식하게 쑤셔넣은 수중폭발물이 아닌 이상, 횡단면의 일부만 침수되어 격리하는게 가능함.

또한 중앙 섹션에는 전방에 배치되어 샤프트가 길게 연결되있는 터빈이 설치되있는데, 이거는 긴 샤프트가 안으로 밀려들어가 침수 피해를 키운 USS 캔버라의 사례를 봤을때, 생존에 효율적인 배치임.

사진은 당시 캔버라의 피해상황도. 


우현에 항공 어뢰를 맞아 방뢰 벌지가 뚫렸는데, 이때 최우측 추진축이 같이 안쪽으로 밀려나면서 추진축이 관통하는 횡격벽들을 찢어 침수 피해 범위를 키웠음.

체급의 증가로 생긴 공간의 여유는 중앙 기관실 뿐만 아니라, 1번포탑쪽에도 두드러지는데, 아이오와급(위)의 경우 방뢰 벌지가작약 핸들링 공간을 일부 잡아먹을 정도로 좁은 반면 몬타나급(아래)은 공간이 어느정도 확보됨. 


붉은색으로 표시한건 포탑과 함께 회전하는 바닥 부분.


보다 좀 더 작은 체급의 USS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I-19에서 발사한 어뢰를 1번포탑쪽에 맞고 재밍이 걸린 문제가 있었음. 아이오와급처럼 해당 구획이 좁을뿐더러, 방뢰 벌크헤드가 5단까지 있는 기관실과 다르게, 4단까지만 있어 폭압 감소효과도 상대적으로 적은 구간임.

주포탑 아래쪽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 바벳의 경우 아이오와급 대비 장갑 두께가 늘어난 것 뿐만 아니라 장갑 하단의 스플린터 보호도 강화됨. 제3 갑판쪽은 바벳 주장갑 하단 STS강이 조금 더 두꺼워졌고, 바벳이 있는 횡단면의 경우, 아래 그림처럼 Class A에서 비산되는 파편을 막는 16mm 격벽에 25mm를 덧댐.

덧댐처리한 부분.

바벳 주장갑의 경우, 한 수평면에서 균일한 두께가 아닌, 측면에서 정, 후면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형상을 띄고 있음. 브로드사이드 정면으로 날아오는 철갑탄을 방어할 떄 정, 후면에 장갑이 지나치게 투자되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로 보임. 다만 1번포탑 바벳 정면은 최대두께임.


근데 아이오와급의 경우 도면상으로는 위치마다 두께를 표시하는 내용이 없는지라 실제로는 몬타나급처럼 현마다 두께가 다를 수 있음. 바다 옆동네 킹조지급도 저런 형태인지라.

선체 구조에 STS를 적용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음. 최상층 갑판에 38mm 한장을 두른 아이오와급과 달리, 격납고 갑판에 1.25인치(31mm) 두장을 겹쳐서 바른 에식스급 항모처럼, 1.125인치(29mm)두장을 겹쳐바른 형태로 바뀌었음.

에식스급의 격납고 갑판 플레이트 배치방식. 32번이라고 쓰여진 부분을 보면 상, 하단 오버래핑 되있는게 보일거임.


위뷁에서는 몬타나급이 두께가 서로 다른 STS 두장을 겹쳐 만들어져있다고 되있는데 지금은 어떨려나 모르겠네..


그리고 위의 몬타나급의 횡단면도를 보면, 외곽에 유독 STS를 두껍게(붉은색, 64mm) 바른게 보일텐데, 이거는 부포탑 하단의 Handling room의 배치 형태에 기인한거임. 아이오와급의 경우 handling room이 갑판 위로 돌출되있지만, 몬타나급의 경우 노스캐롤라이나급처럼 갑판 아래쪽에 놓여있음.


위-아이오와급

아래-노스캐롤라이나급.


부포 탄약고의 배치 방식도 바뀌었는데, 정중앙의 통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형태에서, 좌우로 더 이격된 형태로 바뀜. 대신 각 현측마다 각개 부포 탄약고가 격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일렬로 늘어서서, 잘못했다가는 현측 하나가 한큐에 날아가버릴....수도 있음. 탄약이 둔감하고 주수 혹은 소화설비가 잘 갖춰져있다고는 해도..


보일러실의 경우, 상단이 제3 갑판에서 돌출되는 형태에서, 제3 갑판 아래쪽으로 이격된 형태로 개선됨.

갑판장갑(핑크) 아래 파편 보호를 위한 스플린터 덱(연두색)은 2번 주포탑과 3번 주포탑 사이의 갑판장갑 하단에 투영된 모든 격실을 커버하는게 아니라, 부포탑 탄약고만 커버하도록 최소화되었음.

아이오와급의 스플린터 덱.


이런 변화의 배경은, 위에 언급된 보일러실의 단면적 형태 변화로 추측됨. 아이오와급의 경우 보일러실이 장갑 갑판에서 비산되는 스플린터에 직접 노출되지만 몬타나급의 경우, 보일러실이 스플린터덱과 같은 두께, 재질의 제3갑판 바로 아래에 놓여있기 때문.

이건 몬타나급 장갑 구조로 자주 인용되는 그림인데, 아이오와급처럼 횡단면 하단 전체를 막아주는 형태로 되있어서, 원 설계안과 다름.

전후방 주포탑 탄약고 사이를 오가는 통로는 2갈래로 나뉘는 형태로 수정되었고, 아이오와급과 마찬가지로 고중량의 포탄을 쉽게 운반하기 위한 오버행 레일이 설치되있음.


사진의 예시는 아이오와급. 천장에 포탄 이송을 위한 오버행 레일이 보일거임.

함미쪽에도 소소한 개선점이 있는데, 함미에 함재기 운용설비를 갖춘 만큼, 가솔린 항공유가 놓여있는데, 몬타나급의 경우 인접한 구획에 불활성 가스를 저장하는 구획을 별도로 마련함. 용도는 가솔린 화재 진화 또는 유증기 누출 시 폭발 방지를 위해 채우는거로 추정.


다량의 함재기를 쓰는 만큼 대량의 가솔린을 적재하는 정규 혹은 경항모만이 다이호 렉싱턴처럼 치명적인 유증기 폭발을 일으킨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타운급 경순양함 HMS 리버풀같은 경우처럼, 꼴랑 정찰기 2대 운용을 위한 가솔린 탱크의 누설로 함수와 A포탑 천장을 날려버린 경우도 있었음. 이런 사실을 고려하면 어쨌든 전투함에게도 큰 잠재적 위험요소임.

상부구조물의 경우에도 마스트 타워를 포함해서 STS를 듬뿍 발랐는데, 기본적으로 19mm로 발라져있고, 일부 갑판의 경우 25mm가 발라져 있기도 함.


함의 조타를 담당하는 구획은 기존 2개소인 아이오와급과 다르게 3개소로 되있음. 아이오와급의 경우, Pilot house 안에 conning tower가 수직으로 통과하는 형태라, 타륜이 conning tower 내부에만 배치하면 되지만 몬타나급의 경우, 노스캐롤라이나급처럼 pilot house와 conning tower가 분리되있음.

노란색이 pilot house, 붉은색이 conning tower


그래서 아이오와급이 취역 당시에는 노천에 완전히 노출된 conning tower의 형태에서 pilot house로 감싼 형태로 바뀌는것과 다르게, 몬타나급의 경우에는 노스캐롤라이나급처럼 취역 당시의 형태를 유지하지 않을까 싶음. 


참고로 노스캐롤라이나급은 마스트타워에 조타 구획이 없음.


마지막으로, 마스트 타워 꼭대기의 주포 사격통제용 Mk.38 Director의 배선 튜브인데, 일괄적으로 38mm의 STS를 바른 아이오와급과 달리, 위에서 아래로 64mm부터 152mm 까지 단계별로 두께가 강화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