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을 잘 알려져있다시피 미국의 참패로 끝났으며 미국에게 크나큰 굴욕을 안겨주었다. 베트남전 패전의 여파로 미국 내에선 값비싼 첨단 무기로 치루어지는 전쟁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표하는 일부 세력들이 점차 싹을 트기 시작했다.


소위 '개혁론자'로 불리는 이들은 1970년대~80년대 시기 사이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다. 이들은 퇴역한 미군 장교, 방위 산업의 중간급 책임자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먼저 '개혁론자'의 중요 네임드급 인물들을 소개하겠다.

존 보이드(John R. Boyd)


한국전쟁 당시 F-86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으며 대령으로 예편하였다. 존 보이드는 소위 파이터 마피아(Fighter Mafia)로 불리는 인물 중 하나였는데 짐작은 가겠지만 독파충을 뜻한다. 존 보이드는 개혁론자들 사이에서 거의 '사이비종교 교주' 수준의 위상을 지니고 있었다.


피에르 스프레이(Pierre M. Sprey)


존 보이드와 더불어 개혁론자들의 쌍두마차이자 거두였으며 PA&E(Pacific Architects and Engineers) 출신 엔지니어였다. 이 인간은 늙어 죽을 때 까지도 F-35와 같은 최신 전투기에 대한 분탕짓을 관두지 않았다.

프랭클린 스피니(Franklin C. "Chuck" Spinney)


미 국방성의 군사전문가였으며 미군이 값비싼 복잡한 무기 시스템을 무모하게 추구했다고 비판하던 인물이었다.

제임스 버튼(James G. Burton)


공군 장교 출신으로 오지랖이 넓기로 유명했는데 미육군의 M2 브래들리 사업에까지 끼어들어서 분탕짓을 한 인간으로 유명했다.




이들의 주요 주장은 다음과 같다.


1. F-15와 같은 값비싼 최신 전투기 살 바에 F-5를 더 사는게 이득이다!

F-15 전투기가 등장할 때 당시 논란이 많았는데 이 때 개혁론자들이 신났다는 듯이 분탕을 치면서 여론 플레이를 했고 여기에 미국 기레기들까지 가담하면서 장작더미에 불을 지폈다.


이 개혁론자들의 주 논리는 다음과 같다.


-F-15 전투기의 엔진은 예상보다 빠르게 마모된다.

-공군 유지보수 인원들은 F-15의 다른 부분들도 예상보다 빨리 마모되고 있다고 말한다.

-증가된 수요를 채우기에 충분한 예비 부품이 주문하지 않았다.

-F-15 전투기를 유지하는 일을 담당하는 숙련되고 경험이 풍부한 기술자가 부족하다.


https://www.nytimes.com/1979/12/11/archives/langley-air-force-aides-question-combatreadiness-of-f15-fighter.html

1979년 당시 뉴욕타임즈 보도.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미국 기레기들은 F-15를 두고 '칠면조' 전투기이니 '징크스 전투기'라며 앞다투어 까대기만 바빴다. 그런데 이건 최신 무기일수록 정비하기 까다롭고 아직 숙련된 정비인력이 부족한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개혁론자들은 거짓과 진실을 섞어가면서 미국 대중들을 교묘하게 선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AIMVAL/ACEVAL(Air Intercept Missile Evaluation/Air Combat Evaluation)라는 1977년부터 1978년까지 진행한 미공군의 모의 실험이 있었는데


한 마디로 F-15를 극한의 한계까지 테스트해서 성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F-15에게 엄청난 핸디캡을 안겨준 모의전이었다.


그 핸디캡이 무엇이었냐면


1. BVR 금지

2. 맑은 날씨에만 교전이 가능

3. F-5를 유도하는 GCI(지상관제소) 폭격 금지


이정도였지만 F-15는 우월한 추중비와 자체적인 성능으로 F-5를 1:2.5의 교환비로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개혁론자들은 이 결과만 가지고 악의적인 보도를 하면서 F-5를 상대로 고작 2.5로 밖에 못이기는 쓰레기 전투기인 것 처럼 선동했고 미국 언론은 여기에 깜빡 속아 넘어갔다.


그러나 개혁론자들의 선동과 달리 F-15 전투기가 이스라엘 공군 소속으로서 중동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자 시리아군의 소련제 미그기들을 그야말로 일방적으로 학살하고 다니면서 미국 항공기술의 정수가 무엇인지 전세계에 몸소 각인시켰다.


2. 미공군은 더 이상 고성능레이더와 광학장치에 의존하는 값비싼 전투기에 의존해선 안된다!

위에서 말한 제임스 버튼이 주장한 경량 공격기 VB-200의 도안이다. 무슨 특징이 있냐면


-레이더 없음

-데이터링크 없음(통신수단은 무전기가 유일)

-CCIP 없음

-열상 없음

-적외선 없음

-유도 미사일 없음

-군용 엔진도 아니고 상용 엔진

와 시발 할 말을 잃게 만드는 구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들은 이런 값싼 공격기들을 대량으로 생산해서 소련군에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적으로 인공지능을 혐오하는 40K 인류제국조차 이건 아니라고 혀를 찰 수준이다.


그럼에도 소위 파이터 마피아들의 근접전의 중요성 자체는 미공군 입장에서도 아예 무시하기 어려웠고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서 F-16 전투기를 내놓았다. 지상 공격 무장이 없는 소형, 낮은 저항, 경량, 순수 공대공 전투기 등 개혁론자들의 염원이 반영'된듯한' 이 전투기는 개혁론자들의 이상향으로 받아들여졌다...

는 개뿔 1980년대 후반에 등장한 F-16C/D부터 더욱 성능이 강화된 레이더, 지상 공격까지 가능한 CCIP와 공대지 무장 탑재,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탑재 등이 포함되면서 개혁론자들은 또 다시 개거품물고 분탕을 치기 시작했다. 개혁론자들은 이 것을 '환상'에 불과하다고 까댔지만


막상 이런 멀티롤 F-16C/D들이 1991년 걸프전 전장에 등장하자 이라크 전투기를 BVR로 격추시키고 이라크 레이더를 대레이더 미사일로 부수고 이라크 전차들을 박살내고 다니면서 맹활약하자 개혁론자들은 버로우를 타버렸다.


얘네들은 비단 공군에만 분탕을 친게 아니었는데


- M1 에이브람스 전차의 설계가 잘못되어서 조종석에 사람이 들어가지 못한다!

(One reformer also claimed that no one could fit in the M1 after failing to adjust the driver's seat to a lower position)

-M1 에이브럼스 전차의 엔진은 좆구리다!!

(Reformers claimed the M1 was incapable of fighting with the engine off)

-알루미늄 장갑 재질은 총알에 맞으면 불이 붙고, 증기가 발생해서 내부에 피해를 준다!!

(Reformers also tried to claim that aluminum would catch fire from being shot)


??


-대형암 쓸모 없다! 소형항모랑 잠수함몰빵이 해결책이다!!

(In their 1986 book, Hart and Lind claimed that the day of the large aircraft carrier had passed. Nuclear submarines and powerful anti-ship missiles had made carriers anachronisms, they said. What the US Navy really needed was more submarines and about 40 “high adaptability surface combatants,” which could serve as small carriers and in other roles.)

!!!


이 새끼들은 프랑스 청년학파들도 감동받고 기립박수할 수준의 잣대를 해군에도 적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 입장에서 보면 좆논리 그 잡채이지만 이들은 미국의 정치인과 일반 대중들을 현혹시키는 능력은 뛰어났고


https://www.youtube.com/watch?v=KQ3lqOIk9tg


그래서 나온 책과 영화가 "펜타곤 전쟁"이었다. 물론 둘다 개혁론자들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작품일 뿐이고 저 영화의 경우


주인공인 제임스 버튼만이 '유일한' 실존인물이다.




결론


지금이야 비웃음거리이지만 1980년대만 해도 이들의 주장은 미국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설득력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졌고 지금도 그 망령과 잔재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냉전 당시 미군의 전통주의자들은 그 와중에도 굴복하지 않고 꿋꿋이 미군의 기존 스탠드들을 유지하면서 베트남전 이후 망신창이가 된 미군의 재건에 조용히 집중했고 첨단무기의 확충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미군은 21세기에도 세계 최강의 군대라는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이들 덕에 개발된 미국산 첨단무기들은 우방국들에게도 판매되어 반미국가들에게 카운터로 작용하고 수십년 내내 반미국가에 의한 침략전쟁을 억제한 평화의 사도로서 기능하고 있다.




참고자료


https://www.airandspaceforces.com/article/0208reform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