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지금까지 MK108 쏘고 킬 따보면서 느낀 점을 씨부려보려고 함. 애초에 사격감이라는게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니 그냥 이새끼는 이렇게 쓰는구나 하고 넘겨주면 고맙겠음.



1. MK108

독일 4랭크~5랭크 전투기들이 폭넓게 사용하는 30mm 기관포임. 특징을 요약하면 고화력/저탄속/높은 분산도/양호한 연사력/적은 장탄수로 요약할 수 있고, 이 중 '저탄속' 으로 특히나 악명이 높은 무장임. 


MK108의 탄속은 모든 탄종이 동일하게 500m/s 를 내는데, 이는 인게임의 모든 기관포를 통틀어서도 3번째로 낮은 수치임. 저탄속 1, 2위 기관포는 각각 일본 쇼키 을형에 달리는 40mm Ho-301(246m/s) 와 Ki-102 을형에 달리는 57mm Ho-401(495m/s) 뿐이고, 저 둘은 저랭크의 단일 기종에만 달리는 사실상의 유희용 무장임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공방에서 사용되는 기관포들 중에서는 가장 낮은 탄속을 지녔다고 볼 수 있음.


이는 동랭크에서 사용되는 주력 무장들과 비교하면 더 현격하게 드러남.


MK103 : 860m/s

아덴/데파 : 810m/s

Ho-155/Type 5 : 770m/s

히스파노/미스파노 : 830m/s

NR-23/N-37D : 690m/s

퓌티캘 : 865~944m/s

MG151 : 785m/s


보다시피 국밥 무장인 퓌티캘/히스파노/아덴 계열 무장은 물론 오줌탄이라는 멸칭까지 지닌 NR-23보다도 현격히 낮은 탄속을 지니고 있음. 히스파노와 MG151의 50m/s 탄속 차이도 은근히 사용감에 차이를 주는데, MK108은 객관적으로 결코 탄속이 빠른 축이 아닌 MG151과 비교해도 거의 300m/s 가까운 차이가 남. 당연히 3랭크까지 주력으로 사용되는 MG151을 쓰다가 Bf109 K-4를 기점으로 강제로 MK108을 사용하게 되는 유저들은 큰 괴리감을 느낄 가능성이 큼. 적어도 필자는 그랬어. 여기에 더해 짧은 포신 때문에 탄도도 축축 늘어지고 분산도도 높아서 매우 사용감이 나쁜 무장임.


대신 30mm 미넨게쇼스 탄의 무식한 TNT 당량 덕에 상당히 높은 발당 위력을 지니고 있고, 그걸 분당 600발이라는 꽤 높은 속도로 발사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음. 같은 30mm인 Ho-155가 분당 500발, MK103은 분당 450발, 37mm인 N-37D는 분당 400발을 쏨. 전후 물건인 아덴/데파 계열 기관포는 분당 1200발을 내뿜는 대신 작약으로 RDX를 사용하는 탓에 파편량이 없다시피 함.


위력에 대해서는 지금 미넨게쇼스가 대체로 찐빠가 나 있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제대로 꽂히면 어디 성하기가 쉽지 않은건 여전함. 쏘는 사람이야 ㅅㅂ 뭔 크리밖에 안 뜨노 하면서 좆같아도 맞는 사람 입장에서는 ㄹㅇ 오함마로 처맞는 느낌임. 


정리하자면 극도로 느린 탄속과 나쁜 탄도 특성을 지닌 대신 양호한 연사속도와 높은 발당 위력을 지녀 근접 사격을 강요하는 무장이라고 할 수 있겠음.




2. 탄띠 뭐씀?

야간탄띠를 추천함. 100% 예광 미넨게쇼스로 꽉 차 있거든.


기본 탄띠는 퓌티캘 1발보다도 데미지나 발화율이 떨어지는 소이탄이 섞여 있어서 빨리 탈출하는 것을 추천하고, 다목적 탄띠는 미넨게쇼스보다 위력이 낮은 일반 고폭탄이 섞여 있음. 


무예광 탄띠 역시 모든 탄이 미넨게쇼스고, 카탈로그 상으로는 야간 탄띠의 예광 미넨게쇼스보다 작약량이 더 많지만 실제로 쏴보면 야간탄띠의 파편 데미지가 압도적으로 높음. 어차피 피격부 박살내는건 똑같으니까 스텔스보다는 파편량이 더 많고 쓰기도 비교적 쉬운 야간탄띠가 더 나을 것임. 무예광은 그냥 재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야.



3. 영점 몇 씀?

이건 사람마다 완전히 다르니 각자 지금까지 써온대로 쓰는게 베스트임. 필자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영점 조절을 건드려 본 적이 없어서 수직영점 없이 컨버전스 400m로 쓰고 있음. 


그럼에도 굳이 첨언하자면 MK108은 건팩이 아닌 이상 대부분 기수, 넓어봤자 익근 무장이라 컨버전스의 영향이 거의 없고, 장거리 사격을 할 일도 거의 없으므로 굳이 수직영점을 줘야 하나 싶긴 함.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니 수직영점 주는게 손에 익은 사람들은 응 좆까 하고 계속 쓰는게 맞음 ㅇㅇ.



4. 그래서 어떻게 쏨?


- 사격은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서.




필자는 그냥 난 지금 총게임에 칼 하나 들고 있다는 생각으로 사용하고 있음. 길어도 400m 이상 거리가 벌어지면 사격을 지양하고, 가능하다면 100m 이내까지 붙는걸 선호하는 편임.


이유야 당연히 위에 서술한대로 MK108의 탄속이 매우 낮은데다 탄도와 분산도도 지랄맞기 때문임. 다른 20mm 기관포들이야 700~800m에서도 충분히 사격 시도가 가능하고, 길면 1km까지도 탄이 닿지만 MK108은 데이터 상 유효 사거리가 1,600m 밖에 안 됨. 애초에 원거리에서 쓸만한 물건이 아니라는 것.


왠만큼 게임을 잘 하는 것이 아니고서야 중거리 이상에서 이런 물건을 때려박는건 솔직히 반 이상 운의 영역이고, 괜히 탄 낭비하지 말고 그냥 최대한 가까이, 수틀리면 들이박는다는 생각으로 적의 등짝에 붙어 사격하는 것을 추천함. 그쯤 붙으면 아무리 MK108이라도 다른 기관포와 사격 감이 크게 다르지 않음.


사실 까놓고 말하면 MK108 '사격'을 연습하는 것보다 적 등짝에 가까이 붙는 것을 연습하는게 훨씬 효율이 좋다고 생각함. 암만 탄속이 느려봤자 코앞에 두고 쏘면 맞겠지 뭐.




○ 리드는 최대한 넉넉하게



하지만 매번 적 등짝에 나란히 붙을 수 있는것도 아니라 기동 중인 적을 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럴 때 필자는 처음 이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보다 1.5배~2배 정도를 더 준다는 감각으로 쏘고 있음. 탄속이 워낙 느린 탓에 적이 아무리 느려 보여도 거리가 왠만치 있으면 상당히 많은 리드를 줘야 함. 과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최대한 준 다음 재공격 시 교정해도 늦지 않으니까 통 크게 주고 쏴 봐.




○ 사격은 짧게 끊어쏘기


필자는 2문 기준으로 보통 6~8발, 짧게는 2~4발 정도로 끊어 쏘는 편임. 




첫 번째 영상은 초탄이 빗나갔을 때, 두 번째는 초탄이 맞았지만 적을 죽이지 못 했을 때임.


보통 이럴 때면 이게 왜 안맞음/이게 왜 안죽음ㅠㅠ 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져서 탄을 난사하기 쉬움. 그러다간 괜히 탄만 날려먹을 공산이 크니 침착하게 짧게 짧게 다음 사격을 가하면 됨. MK108은 연사속도는 꽤 높은데 탄약량은 적으므로 쓸데없이 난사하면 순식간에 탄이 오링나기 십상임.


옴니나 야간탄띠를 쓰면 예광제가 있어서 알기 쉽겠지만, 사실 예광탄이 있든 없든 리드를 올바른 방향으로 줬는데 빗나갔다면 십중팔구 리드 거리가 부족했던 상황이라고 생각하는게 좋음. 적어도 MK108에 한해서는 왠만하면 '리드를 과하게 줬다' 라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임. 초탄이 빗나갔다면 처음 쏜 리드보다 살짝씩 거리를 늘리면서 재공격을 시도하는 것을 추천함.


초탄이 맞았다면 똑같이 거리 두고 다시 쏘면 되니 더 쉬움. 요점은 괜히 조바심내지 않는 것임. MK108을 쓰는 BR 대에서 사격 기회는 꽤 잦고 길게 주어지니까.





○ 줌인 없이 사격 연습하기



기동중인 적을 쏠 때 가능하면 노줌인 상태에서 사격하는 감각에도 익숙해지는 것이 좋음. 이건 필자도 아직 최대한 고쳐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부분인데, 왜 그러냐면



이게 리드를 좀 많이 줘야 하다 보니 상대가 너무 빠르거나, 진입 각도에 비해 거리가 가깝거나 하면 위 영상처럼 줌인 시 상대가 화면 밖으로 나가버리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기 때문임. 당연히 정확도는 나락으로 가니까 필자도 이런 경우에는 최대한 줌인을 안하려고 연습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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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1. 야간탄띠 쓰셈

2. 영점은 괜히 고치려고 하지 말고 쓰던대로

3. 최대한 가까이 붙어서

4. 짧게 끊어쏘기 


이런 내용을 장황하게 지껄였는데, 이게 말이 쉽지 실제로 쏘려면 내가 총을 쏘는건지 돌을 던지는건지 분간이 안 가서 잘 안되더라고. 결국 사격이라는게 각자 감각이 달라서 사바사가 크게 작용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지금까지 써보면서 느낀 점이 무장 적응에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글을 써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