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부순애물 채널

"선배. 친한 암컷들 있죠?"


잠시후, 해태는 여전히 영상 속 하룡을 보며 발기한 자지를 꺼떡대고 있었고, 물소수인은 해태가 뿜어낸 자짓물의 늪에 빠진것처럼 온몸에 정액 범벅이 된채 바닥에 쓰러져 헐떡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해태의 물음에 마치 갓 입대한 이등병처럼 벌떡일어난 물소수인이 대답했다.


"그, 그럼. 있고말고. 왜, 암컷필요해?"


"아직 성체 아닌애들도 있어요?"


그러자 물소수인이 씨익 웃었다. 


"여, 역시 나랑 이야기가 통하는구나? 좀 야들야들한..."


해태가 눈을 돌려 살짝 미간을 찌푸리자 물소수인이 입을 막았다. 지금 해태의 정액에 범벅이 된 그는, 이 미식축구 동아리의 장이자 에이스였다. 해태의 엄청난 피지컬을 노리던 여러 동아리 제의를 가끔은 무력싸움으로 제압하기도 한 명실상부 최고의 수컷이었던 그는 항상 암컷들에게 둘러쌓여 있었고, 뒤로는 미성년자 암컷들도 만난다는 뒷소문이 파다한 호색한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해태의 살아있는 자위기구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네명 준비해놔요 내일까지. 내가 연락하면 여기로 애들 보내요."


물소수인이 자신에게 온 메시지를 확인하며 경악한다.


"루, 룸싸롱? 아무리 그래도 학생들을 어떻게..."


"오늘 말 많네."


해태가 으르렁거리며 거대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핸드폰을 락커에 잠시 두고 물소수인의 커다란 두 뿔을 움켜쥐었다. 뿔을타고 전해지는 강한 악력에 물소수인이 벌벌떨었다. 눈앞으로 해태의 핏줄이 선명하게 꿀럭거리는 거대한 자지가 껄떡거리며 다가왔다. 


"그...그만...자...잘못했어..."


그대로 입으로 직행될줄 알았던 물소수인이 체념하려던 때, 해태가 뿔을 잡은 채로 뒤로 밀자 정액범벅이 된 몸이 미끌리며 다리를 벌린 채 벌렁 미끄러졌다. 그리고 탄탄한 종아리근육이 돋아난 다리를 우악스레 잡는 해태. 소수인이 미식축구로 다져진 다리에 힘껏 힘을줘 발버둥 쳤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설마? 설마? 물소수인은 정액범벅이 된 얼굴로 땀을 흘리며 실성한듯 웃으며 말했다. 엉덩이 부근에 무언가 뜨겁고 박동하는 거대한것이 다가와 문지르는 기분이 생소하면서도 극도의 공포감을 줬다.


"아, 아니지? 나, 나는 '그런 거'못한단말야...내, 내가 잘못했어. 앞으로 너한테 말대답 안할..안할게... 아, 안돼..잠깐만..그..그런거..그런거는..."


잠시 후 외마디 비명이 락커룸 안에서 울려퍼졌다.





"저 왔어요."


집안을 들어서자 해태의 눈에 들어온 것은 어딘가 어색한 미소를 지은, 앞치마를 두른 채 식사를 준비하는 하룡이었다. 해태는 빙긋 웃으며 모르는 척 방안으로 들어가 능청스레 입을열었다.


"어라? 내가 어제 빨래통을 여기에 뒀던가?"


그리고 흘끗 바라보자, 하룡이 밥을 푸던 팔을 멈춘채로 경직되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귀엽다. 당장 맛보고싶다. 하지만 해태는 참았다. 그러기 위해서 아까 가치없는 좆집에게 정액을 연거푸 발사했다. 오늘 집으로 돌아가서 홧김에 여태까지 쌓아온 성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해태는 어제 벗어둔 럭비팬츠를 빨래통에서 들어 코에 가져다대고 숨을 쉬었다. 어찌나 오랫동안 부비고 있었으면, 하룡의 체취가 잔뜩 섞인 팬츠 냄새를 맡자 해태의 자지가 다시 불뚝거리며 솟으려 했다.


'안돼.'


간신히 팬츠를 다시 빨래통에 집어넣은 해태는 방을 나와 렌지 앞에서 끓는 국의 간을 맞추는 하룡의 뒤로 다가갔다. 하룡이 살짝 놀라며 해태를 올려다보았다. 하룡의 어깨를 커다란 손으로 감싼 채 자연스럽게 스킨쉽을 하려던 해태는, 뜻밖의 것을 보게 된다. 얼굴이 잔득 달아오른 하룡의 앞치마의 아랫부분, 살짝 튀어나온 그것. 그러고보니 하룡은 뭔가 엉거주춤한 불편한자세로 두꺼운 꼬리가 있는 엉덩이를 쭉 뺀채 스쿼트를 하는 자세처럼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해태는 지금 당장이라도 하룡을 덮쳐버리고 싶은 마음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


"손."


하룡의 말에 해태가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무겁다."


해태가 손을 떼자 하룡은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이를 질끈 문 모양새를 보며, 해태는 미소를 지었다. 참고있구나. 하룡의 도덕심이 쾌락이 새어나갈 틈새를 막고있는 것이리라. 그러나 해태는 애초에 하룡을 골라 그에게 입양된 것이었다. 하룡이 고아원에 방문한 첫날부터. 


'그래서...그랬지.'


하룡에 대해 알아간 해태는 그가 태생적으로 외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누군가 옆에 있어주길 바란다고 느꼈다. 그 귀여운 용수인 아저씨의 마음을 독차지 하기 위해, 해태는 하룡이 찾아올 시간엔 아이들을 나가지 못하게 폭력으로 협박하고, 원장수녀에겐 낮잠시간이라고 말하라고 거짓말을 시켰다. 어려서부터 왠만한 성인 수컷들보다 힘이 장사였던 해태는 하룡이나 가끔 찾는 도시 외곽 고아원의 실질적인 왕이었다. 지혜로운 원장수녀도 그렇기에 해태를 데리고 있느니 하룡을 부추겨 빨리 데려가도록 도왔다. 


'젠장. 가라앉으라고 빨리!'


더 끓으면 짜질게 분명한 찌개그릇 앞에서, 하룡은 해태가 들어오자마자 빳빳하게 솟기 시작한 자지를 가라앉힌다고 난리였다. 정말 어제, 단 하루때문에 아들이 수컷으로 보이기 시작한걸까? 하룡은 생각했다. 입양 2년 후, 무서울기세로 자라난 해태가 자신의 키를 앞지르던 그 순간부터였을까? 아니면 자신도 들기 힘든 여행짐을 혼자서 몇개나 척척들고 앞장서는 모습이었을까? 중학생부터 취미삼아 시작한 미식축구부에서 따온 트로피와 함께 사진을 찍어주던 때였을까? 그것도 아니면...고아원을 나설때마다 먼 창문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해태의 모습을 볼 때였을까. 쾌락이 기억을 엉기게한다. 수컷을 좋아하는 하룡이지만, 어떤 수컷도 느끼게 하지 못했던 그런 감정이 느껴졌다. 아니라고 고개를 저어보지만, 자지에 닿은 앞치마의 면이 프리컴에 젖어들어가는 모습을 본 하룡은 좌절했다.


"아빠."


"어, 어?"


"오늘 무슨일 있었어요?"


능청스럽게 묻는 해태의 얼굴을 보자 하룡은 어이가 없으면서 살짝 열이받기도 했다. 어제 그렇게나 자신의 몸을 주물러대던 해태가 무슨일 있냐니. 아무것도 아니다. 하고 한술 밥을 떴지만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는 하룡이었다. 그렇게 어영부영 식사를 끝내고, 설거지를 하려던 하룡의 뒤에 다시 해태가 불쑥하고 나타났다. 살집이었지만 그래도 꽤나 덩치가 있는 하룡을 품안으로 넉넉히 담는 해태의 덩치에 하룡의 앞에 그림자가 졌다.


"설거지 제가 할게요."


"어, 뭐, 그래라."


하룡은 다시 고간에 피가몰리는 느낌에 후다닥 앞치마를 던지듯 벗어버리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은 채 고개를 감쌌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것같았다. 마치 물이 끝까지 차오른 댐의 둑이 무너진 것처럼, 한번 새어나온 쾌락은 극독이되어 하룡의 모든 이성을 마비시키는 것 같았다. '아들'이라는 두 글자가 마지막 버팀목이었다. 그러자 쾌락이 속삭였다.


'아들은 지켜줘야 할 존재.'


'어제는 누가 지켜지는 쪽이었지?'


'육체적으로 강하고 지배적인 수컷.'


'아들이라는 말 뒤에 숨다니 비겁하잖아.'


결국 하룡은 결심한듯 컴퓨터를 켜 수컷만남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러나 수많은 프로필 중 해태만큼 거대한 근육질의 수컷스런 향을 뿜어대는 이는 없었다. 그나마 키는 해태보단 좀 작지만 덩치가 비슷한 고릴라 수인과 연락이 닿은 하룡은 그와 내일밤 만나자고 약속을 잡았다.


'그래. 한번 제대로 해소하면 다시 괜찮아질거야.'


늦게 찾아온 발정이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하룡은 애써 괜찮은 척 마음을 추스렸다. 그런 마음이 무너진것은 샤워중이던 해태가 갑자기 문을 벌컥 열고 전라인 상태로 거실에 나왔을 때였다.


"아빠. 수건 없어요?"


"어흡!"


갑작스럽게 눈 앞에 나타난 해태의 나체를 본 하룡은 마시던 맥주를 코로 내뿜으며 괴로워했다. 두텁게 쌓아진 가슴근육, 불룩하게 쇠공이 들어찬것같은 어깨. 자신의 몸통만한 팔뚝에 커다란 손. 힘줄이 불룩하게 솟은 허벅지와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늘어져있는, 자지. 발기하면 하룡의 자지는 요도안에 들어가도 될 정도로 부풀어오르는 엄청난 크기의 대물자지. 그 안은 얼마나 끈적하고 따뜻할까. 기침을하면서도 무심코 그 모습을 상상하던 하룡은 자신의 자지가 부풀어오르는 느낌이 오자 다급히 방으로 들어가 마른 수건을 들고 방에선 나오지 않은 채 수건을 거실쪽으로 던졌다.


'그만! 제발그만! 내일 시원하게 떡한번 치고 말자. 그리고 모레는 출근해서 바로대리 일도 처리해야해. 할게 많아. 다시 돌아가자. 돌아가는거야.'


간신히 자지를 진정시킨 하룡은 자신이 이럴때가 아니라며 자책했다. 그렇게 잘 시간이 되어 마음을 안정시킨채 잠에 든 하룡과는 반대로, 하룡의 계정으로 수컷만남 사이트에 접속한 해태의 표정은 급속도로 딱딱하게 굳어져 갔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인상이 아주 귀여우신데, 어디사세요?]


[xx시에 살고있습니다.]


[오~ 가깝네요. 어떤 만남찾으시는지?]


[그냥, 가볍게 한번...]


[저는 어떠세요.]


[내일..괜찮으신가요.]


[좋아요. 내일 언제든 연락주세요. 제 번호는 ooo-ooo-oooo입니다.]


하룡과 대화를 나눈 고릴라수인은 꽤나 오랫동안 운동을 했는지 자신있게 대흉근과 두툼한 배가 돋보이는 보디빌딩 자세로 팬티만 입은 사진을 걸어놓고 있었다. 그러나 해태의 눈에는 약해빠진 수컷티나 내는 암컷으로만 보였다. 감히 자신의 아버지에게, 나의 소유에게, 내 아내가 될 남자에게 꼬리를 치다니. 해태의 목덜미에 두꺼운 핏줄이 불끈 솟았다. 그러나 일단은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다. 서랍에서 평소에 쓰던 휴대폰이 아닌 다른 단말기를 꺼낸 해태는 연락처를 눌러 스크롤을 내렸다. 하룡의 휴대폰과 동기화된 그 단말기엔 하룡이 평소에 처리하는 업무부터 시시콜콜한 연락기록까지 모두 카피되어 있었다.


'안묘준 부장, 진바우 대리.'


동아리 부장에게 두 수인의 연락처를 보낸 해태는 '애들한테 말한대로 했어.'라는 답장을 받고 이번엔 자신의 휴대폰으로 하룡에게 보낸 고릴라수인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아, 네. 아까 사이트에서 연락했는데요."


[이야, 꽤 목소리가 걸걸하시네요. 사진이랑 좀 다른느낌인...]


"내일 일이있어서, 지금 어떠세요?"


잠시 후, 해태는 살며시 방 안으로 들어가 잠든 하룡의 얼굴을 한번 쓰다듬곤 검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집밖으로 나섰다. 






"뭐야 이사람."


몇번이나 전화를 걸어봤지만 기계암컷 음성의 '죄송하지만 전화를받을 수 없어-'라는 자동응답 메시지만 반복됐다. 


'나, 까인건가?'


하룡은 다시 거울앞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았다. 용수인 특유의 매끄러운 몸과 멋스럽게 올라선 뿔. 그러나 관리의 부족으로 어느새 통통해진 팔다리와 얼굴. 그리고 배. 하룡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오늘은 공강인 해태가 잠든 모습을 보며 하룡은 핸드폰으로 어제의 사이트에 접속했다. 오늘, 집안에 계속 해태랑 있으면 무슨 사단이 날 것 같은 불길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그렇게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낼 무렵, 갑작스레 드리운 그림자에 하룡이 엥? 하는 표정을 지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엔, 생전 처음보는 표정으로 하룡을 노려보고있는 해태가 우뚝 서있었다. 화들짝 놀라 폰을 떨어트린 하룡. 해태가 그 폰을 집어든다. 


"하..."


그저 하룡은, 지금 이 시간이 무섭다. 여태까지 쌓아온 9년간의 유대가 뒤틀리는 느낌. 아니, 어쩌면 언제부터 아슬아슬했던건지도 기억나지 않는 관게가 무너지는 것이다. 눈앞의 수컷이 상처받은, 분노한 붉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해태는 '아들'이라는 우리에 가둬놓기에 너무 위험했다.


"고프면 나한테 말하지 그랬어."


평소의 낮지만 예의바르고 상냥한 말투가 아니다. 비아냥이 섞인 굵직한 목소리엔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폰을 휙 던져버린다. 


"아, 아들."


"아들?"


하룡은 뒷걸음쳤다. 무서웠다. 도망치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의 오른팔을 우악스럽게 낚아챈 해태가 끌어당기자, 속절없이 거대한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히게 된다. 껴안긴다. 발버둥치려 하지만 벗어날 수 없다. 


"아, 아빠한테 이러면..."


"아빠~?"


피식거리며 능청스럽게 말을 자르고 되묻는다. 품안에서 아둥거리는 하룡의 말랑하고 따뜻한 몸이 느껴지자 입안에 군침이 가득 고인다.


"그렇게 생각한 적 한 번도 없는데?"


두 손을 하룡의 겨드랑이에 넣어 번쩍 들어올린다. 해태와 눈을 마주하게 된 하룡은 자신에게는 한번도 보여준 적 없었던 그 오만하고도 강인한 수컷의 얼굴에 눈동자가 마구 떨리는걸 느꼈다. 아주 단순하게, 부정된 관계. 해태의 옆에 하룡이 썼던 '명해태'라는 이름이 걸린 나무문패가 보인다. 하룡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어, 어떻게..그, 그런.."


"'아빠'라는건 '아들'보다 힘이 세고 월등한 존재 아냐?"


해태는 하룡을 침대에 뉘인다. 그리고 입고 잔 트레이닝 복의 가운데를 잡고 그대로 찢어버렸다. 옷에 갇혀있던 거대한 근육들이 터지듯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룡은 혼란속에서도 자신의 눈이 거대한 해태의 대흉근을 좇고있음을 자각하고 부끄러워한다.


"'아빠'가 나를 이길 수 있어?"


그럴 수 있을리 없다. 심지어 머리도, 기업의 중직을 맡고있는 하룡의 학창시절따윈 흔한 배경으로 보이게 될만큼 해태는 명석했다. 그렇기에, 수컷으로써 해태가 하룡을 깔볼 수 있다고 생각한 하룡은 간신히 정신을 추스르며 입을 열었다.


"아, 아빠가 그, 그런취향을 갖고 있어서 화, 화가난거니?"


"뭐?"


해태는 콧방귀를 꼈다. 그리고 대답대신 침대위, 누워있는 하룡의 몸 위로 자신의 몸을 깔아뭉게듯 덮어버린다. 


"우으으읍!"


근 200kg에 가까운 거구가 온몸을 짓누르자 그대로 터져버릴 것 같은 아찔한 감각에 하룡이 고통에 찬 신음을 냈다. 뜨겁게 박동하는 해태의 심장소리가 하룡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쿵. 쿵. 쿵. 쿵. 빠르다. 그제 밤에 들렸던 그 소리다. 하룡은 눈물을 흘린다. 정신이 망가질 것 같다. 자신도 정말로 원했던건지, 아니면 그냥 성욕에 미쳐 돌아버린건지 모르겠다. 어떤 기준부터였는지, 어떤 순간이었는지. 애초에, 이 아이가 눈에 밟혔던게, 이런 감정이었는지.


"사랑한다고, '아빠.'"

 

해태의 목소리가 동굴 밖에서 들려오는 것 처럼 아득하다. 짓누른 무거운 몸이 살짝 들리자 급하게 숨을 들이쉰 하룡은 눈물로 엉망이 된 자신의 얼굴을 내려다보는 해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잘 여문 탐스런 사과같은 붉은 눈동자. 어둠같은 털. 뱀처럼 온 몸에 기듯이 그려진 호랑이의 무늬. 무섭도록 마음을 두드리는 그 얼굴, 그 몸, 그 자지에 하룡은 결국 손을 들어 한참이나 해태의 얼굴을 어루만지다가, 움켜 잡고 자신에게로 당겼다. 체취가 먼저 느껴지고, 벌린 두 짐승의 주둥이에서 뜨거운 숨이 교차했다. 그리고 끈적한 혀가 감기듯 섞인다. 아찔한, 느낌이 온다. 하룡은 자신도 모르게 교성을 내지르며 다리를 움직여 오래된 고목처럼 두터운 해태의 허리 양 옆으로 감는다. 너무나 커다란 덩치에 등쪽으로 닿지도 못하는 발이었지만, 마치 거대한 나무에 매달린 원숭이 처럼 눕힌채 해태에게 안긴 하룡은 붉어진 얼굴로 키스에 몰두했다.


'나도, 나도 사랑해.'


하룡의 이성이 사라지고, 배덕의 쾌락이 온 몸을 잠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