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가 스토리 망쳤다 하면 이걸 떠올릴 사람들이 많겠지만,

이 장면을 제외하더라도 리니, 더 나아가 벽난로의 집 3인방은 서사에 문제가 많음





리니의 전설 임무 같은 경우는 좋게 평가하는 사람을 몇 명 본 적 있음

실제로 지적할 부분이 없진 않지만, 이 스토리 자체만 보자면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고

'마술사'로서의 리니의 서사는 썩 봐줄 만 함



문제는 얘가 그저 마술사일 뿐인 캐릭터가 아니라는 거임


'간첩'으로서의 리니의 서사는 처참하기 짝이 없음

작가가 간첩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예 모르겠을 정도임







일단 그 전조라 볼 수 있는 1막, 계시판결장치 염탐

작중 보안 수준이 영 시원찮긴 하지만 계시판결장치는 엄연히 국가중요시설이고, 리니가 여기에 불법침입을 한게 드러나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재판 끝나고 긴급체포 및 구속이 되어야겠지만

그냥 흐지부지 됨

 

그냥 너 간첩이다 라고 하는 것과, 실제 구체적 간첩 행위가 드러나는 건, 하늘과 땅 차이라

난 1막 보면서 얘네가 살인 무죄를 소명하기 위해, 굉장히 큰 걸 포기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 말 없이 없이 넘어가더라


한 가지 웃긴 건, 이런 확실한 범죄 사실을 놔두고 얘네가 메로피드에 가려고 따로 잡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임








더 근본적인 문제는, 얘네가 간첩이라는 사실이 재판 중에 까발려졌다는 사실임


이게 간첩으로서는 치명상에 해당하는 사건임.

실제로 라이오슬리가 얘네 간첩인거 소문 다 나서, 계속 감시하다가 선 넘으니까 행동에 나섰지


+ 그리고 정체가 까발려진 애들을 간첩으로 보낸건 아를레키노인데,

   뭔가 깊은 의도가 있다고 밝혀지지 않는다면 (ex. 라슬이 애들에게는 불살주의인 걸 알고 있었다)

   그 판단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음



또한 리니 일행은 아를레키노와는 달리 폰타인 사회 구성원이라서 심각한 문제가 생김

위의 간첩 행위 불처분 건도 포함하여, 간첩임이 밝혀졌는데도 폰타인 사람들하고 너무나도 잘 어울리고 있음

치오리 전임에서 범죄집단과 연관되어 있다는 소문 만으로 치오리가 보이콧 당한 것과 비교됨






흔히 개인 스토리 망한 캐릭으로 라이덴 같은 캐릭을 뽑을 텐데,

리니는 스토리 망한 게 궤가 다름


라이덴은 과정이 존나 이상해서 그렇지, 안수령 접고 쇄국령 접는다는 결과 자체는 좋음

그런데 리니는 '유명 간첩이 마술하며 사회생활 잘 하고 있다' 는 게 결과임

존재 자체로 개연성이 박살나서, 리니가 나올 때 마다 위화감이 크게 듦


'폰타인 사람들은 간첩과도 사이좋게 잘 지내는 사람들이고, 폰타인은 간첩해도 되는 국가' 라는 인상을 주고 있음



행위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캐릭, 과도하게 밀어주다 역효과난 캐릭, 그냥 서사가 없어서 존재감이 떨어지는 캐릭, 등등

그동안 원신은 캐릭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망쳐왔지만,

설정 단계에서부터 이렇게까지 부자연스러운 캐릭터는 고아원 3인방이 유일함






이를 해결하려면 일단 어떻게든 수습하는 시늉만이라도 하고, 제대로 된 결과를 내놓는 수 밖에 없음

이미 한참 조져버려서, 어떻게 수습을 하건 그 스토리는 망하는 각 밖에 안 보이기는 한데

얘네가 4.X 버전에서만 나올 애들이 아니라서, 결과 만이라도 챙기지 않으면 미래가 없음


적어도 '리니 일행은 간첩 청산하고, 고아원은 우인단으로부터 독립했다' 정도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얘네들이 등장할 때마다 드는 이 위화감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임